타자들이 어느날 천지가 개벽할만큼 변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타자가 가지고 있는 통상적인 타격 매커니즘을 생각할때 `저 선수는 한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은 치지 못한다.' 또는 `저 선수의 기대치는 이정도이다.' 라고 못박아 버리는 습성을 팬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보편적인 의식이 팬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선수중 어느시즌 드닷없이 홈런왕을 차지한다던가 기대이상의 활약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선수들이 있다.
매년 20-35여개 정도에서 홈런을 치던 앤드류 존스(LA 다저스)가 애틀랜타 시절인 2005년 51개의 홈런을 쳐버린 경우라던지,외소한 체격으로 한눈에 봐도 홈런과는 거리가 멀것같은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컵스)의 장타력이 바로 이런 경우다.<앤드류 존스 2005년 이전 홈런갯수-2003년 36개 2004년 29개>
물론 소리아노의 경우는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큰 변화없이 꾸준한 성적으로 활약하는 선수이지만,앤드류 존스의 51홈런은 그 당시 시즌이 시작되기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시대가 변하고 야구의 과학적 접근이 점점 중요시 된다지만 타자가 자신의 타격폼을 함부로 변화시킨 다는 것은 굉장히 두려운 일이다. 2할 8푼 20홈런을 치는 타자는 이정도에서 현실에 안주하려고 한다.이정도의 성적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운 성적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욕심을 내 3할 30홈런을 칠려고 마음을 먹기가 힘들다. 함부로 타격동작을 바꿔 버리면 그나마 2할8푼 20홈런도 치기 힘들수 있기 때문이다.타자들이 타격폼 수정을 한다고 말을 할때 보면 아주 미세한 부분에서 그러한 경우가 많다. 크게 손을 대다간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타자로 전락해 버리는 위험을 타자 스스로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앤드류 존스는 2004년이 끝나고 자신의 타격폼을 확 뜯어고쳐 버렸다.
말 그대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버린 것이다. 좁은 스탠스에서 길게 스트라이드를 가져가던 동작에서 노-스트라이드, 몸통 회전력에서 생기는 파워로 타격을 하는것으로 수정을 하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Batting Theory 46번째 시간은 노-스트라이드 를 하는 타자의 타격발전과 장타력의 비결, 그리고 노-스트라이드의 절대적 스승이자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인 테드 윌리암스 타격이론에 접근해 그의 수혜자들을 한번 살펴보자.

이 타격동작은 미국의 한 고등학교 야구선수의 타격연속 동작이다.
정확히 말하면 테드 윌리암스가 주장하는 타격이론인 `로테이셔널 파워 배팅'(rotational hitting)시범을 보이고 있다.
테드 윌리암스는 타격에서, 넓은 스탠스-노 테이크 백-노 스트라이드-강력한 몸통회전력-한손을 놓지 않는 활로스로우 의 타격동작을 주장하는 사람이다.(그 역시 선수시절때 이렇게 배팅을 했다.)
타자가 스트라이드들 한다는 것은 배팅밸런스와 파워 도움닫기 측면이 강하다.그리고 스트라이드를 대부분의 선수들은 다 한다. 하지만 윌리암스는 스트라이드를 하지 말것을 권장했다. 보편적인 타격이론을 생각하면 다소 어긋난 주장인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사회인야구나 아마야구를 하는 사람들은 특히 한번 더 생각해보길.) 스트라이드를 하면서 타격을 하는것과 그냥 제자리에서 노-스트라이드를 하면서 배팅을 하는것 둘중 어떤 배팅이 공을 더 멀리 보낼수 있는지를.당연히 전자쪽이다.
그럼 왜 테드 윌리암스는 스트라이드를 하지 말고 배팅을 하라고 주장하는 하는 것일까?
그 비밀은 넓은 스탠스와 엉덩이 로테이션에 있다.
스트라이드를 하면 다리를 들거나 또는 잡아당긴후 내딪으면서 타격을 하니 몸의 중심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고 그 한타이밍에서 맞지 않으면 장타를 치기 힘들다는게 그 이유이다.
대신 넓은 스탠스를 미리 유지하고(그 넓이만큼이 이미 파워도움닫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 테이크 백 필요없이(테이크 백의 회전력이 필요없다.그건 이미 스탠스가 넓어져 있기에 방망이가 돌아나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강력한 허리와 엉덩이 회전력으로 거의 제자리에서 배팅을 하면 몸의 중심이 무너질 염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 파워에서 발생하는 힘을 더욱 뒷받침하는게 히팅 이후 뒷손을 놓지 않고 회전력에서 생기는 파워를 끝까지 이어가는 활로스로우(follow through)다.이런 타격은 하체파워가 뛰어나지 않으면 함부로 취할수 없는 동작이다. 국내에서 이런 타격이론을 처음 주장한 사람이 다름아닌 박영길(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씨다. 그가 프로야구 초창기때 타격이론의 선구자인 셈이다. 노-스트라이드를 하는 대표적인 선수는 국내에 김태균(한화 이글스) 외국에는 알버트 푸홀스(활로스로우 부분은 빼자.그는 히팅 이후 뒷손을 방망이에서 놓는다.) 앤드류 존스,마이크 피아자.여기에서 약간 변형된 형태의 타자는 데이빗 오티즈(보스턴 레드삭스)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컵스) 트래비스 해프너(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들수 있다. 그럼 전체적인 이 큰틀의 로테이셔널 파워 히터로 치는 선수중 그 맥락은 유지하되,약간 변형해서 치는 타자의 대표격 이라고 할수 있는 알폰소 소리아노의 타격동작을 한번 보자.
[뉴욕 양키스 시절 알폰소 소리아노.인코스 94 마일 페스트볼 공략해 홈런을 치는 장면]
알폰소 소리아노의 앞발을 보면 다리를 들면서 배팅을 하기에 로테이셔널 히터가 아니라고 말할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큰 맥락에서는 그도 분명 로테이셔널 히터이다.
우선 소리아노의 테이크 백 동작을 한번 보자.방망이가 팔꿈치 처음 위치에서 거의 제자리에서 돌아나온다.테이크 백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어깨넓이보다 훨씬 넓은 스탠스, 히팅이후 활로스로우시 뒷손을 놓지 않는 동작 등 이모든 것을 종합하면 그도 큰 틀에서는 분명 로테이셔널 히터이다.
다만 앞발을 안쪽으로 잡아당겼다가 내딪으면서 타격을 하는걸 볼수 있는데,이건 회전력의 파워를 더욱 실을려는 그의 타격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만약 소리아노가 저 동작을 하지 않고 교과서적인 로테이셔널 배팅을 한다면 지금과 같은 홈런수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필자가 장담한다. 체형을 보면 장타와는 거리가 멀것 같은 소리아노가 홈런을 펑펑 쳐대는 이유가 바로 이점에 있는 것이다.
트래비스 해프너는 소리아노와 또 조금 다른 앞발 끝 찍는 스트라이드를 하는걸로 유명하다.
배팅으로 들어가기전 미리 앞발을 앞에다 발끝으로 찍고 거의 제자리에서 몸통회전력의 파워로 장타를 친다.
앤드류 존스의 타격은 2004년까지는 타격준비 자세에서 스탠스 보폭이 넓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2005년 시즌에 미리 스탠스를 넓게 벌려 스트라이드 없이 타격을 하는 선수로 타격동작을 바꾼다. 아마 하체훈련을 엄청나게 했을 것이다.테드 윌리암스의 이론을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첫번째 선결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하체 파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같은 2005년을 보낸 그는 최근들어 조금 이상해졌다. 넓은 스탠스를 유지하는건 좋지만 히팅 이후에 지나치게 다리가 벌어져 버리는데 타격의 정교함을 생각할때 이건 옳지 않는 방법이다.같은 리그의 알버트 푸홀스는 처음 스탠스와 배팅이후 스탠스가 거의 차이가 없다.그만큼 밸런스 유지가 뛰어나기에 높은 타율과 장타를 기록할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존스는 이 기본적인 성향의 로테이셔널 파워 배팅을 과신을 했는지 아니면 스스로 거기에서 또 변화를 시도했는지 알길은 없지만 아래 사진처럼 다리 가랑이가 찢어질듯한 모습이 히팅이후 자주 보인다.
그럼 노-스트라이드에서 배팅을 하면서도 장타를 치기위해서는 어떻게 파워를 발생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허리회전력과 엉덩이 로테이션이 바로 그것이 될수 있다.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는대신 힙턴(엉덩이 활용)으로 대체하면 파워를 낼수 있기 때문이다.
이 타격동작은 데이빗 라이트(뉴욕 메츠)의 2006년과 2007년의 타격 비교 사진이다.
오늘 글의 주제가 데이빗 라이트의 타격변화가 아니기에 각설하고 설명하자면 06년 타격동작에서 힙턴의 활용을 유심히 보기 바란다.
왼쪽 엉덩이가 파워포지션으로 이동하기전 안쪽으로 엉덩이가 이동되고 있는것을 볼수 있다.
설명 끝이다. 왜냐면 다리를 들고 스트라이드를 해 타격을 하는 타자는 그 파워로 타격을 하지만 로테이셔널 히팅을 하는 선수들은 저 엉덩이가 바로 스트라이드를 대신한다고 생각하면 바로 이해가 될듯 해서이다. 저렇게 엉덩이를 안쪽으로 틀었다가(그순간 앞발도 틀어야 한다.) 배팅을 하러 가는 파워포지션 마무리동작에서 엉덩이를 원래 자리로 이동시키며 거기에서 나온 회전력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몸통회전력의 원천인 셈이다.
[보스턴 레드삭스 현역 시절 테드 윌리암스.]
원래 테드 윌리암스의 타격이론이란게 꼭 정답이 될수는 없다.거기에서 변형을 하고 또 거기에서 어떤부분은 바꾸기도 하며 타자의 체형과 타격성향에 따라 달라질수 있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놓고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윌리암스가 주장하는 타격은 귀담아 들을만한 것이 많다. 타격의 기본적인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을 믿고 2004년 시즌 이후 타격동작을 바꾼 앤드류 존스의 변화는 칭찬해줄 필요가 있지만 이후 유지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김태균이 부진할때는 하체를 보기 바란다.이 타격자세는 하체훈련량 없이는 소화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테드 윌리암스를 생각할때 막연히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라고만 기억되어서는 곤란할듯 싶다.
그가 은퇴후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 시키고 설파할때 그의 타격이론을 믿고 따라해 자기것으로 만든 선수들이 드물긴 하지만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5시즌이 끝나고 앤드류 존스는 테드 윌리암스에게 고맙다는 절을 했을까. 내가 그라면 아마도...
추신:지금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다니는 야구선수를 둔 부모님들에게 스트라이드 밸런스 유지와 파워를 잃지 않게 하는 훈련 방법을 하나 소개 할까 합니다.아들에게 권해보시길.(학교에서 이 방법으로 지도 하는곳이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참고가 될듯해서.)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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