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경기를 보다보면 가끔 궁금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배트 스피드가 굉장히 뛰어난 타자가 있고 그렇지 못한 타자들에 대한 궁금증이 바로 그것이다.이러한 타자의 기준을 나눌때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가 있는데,부드러운 스윙과 투박한 스윙을 나누는 편견이다. 배트 스피드를 빠르게 하기위해서는 간결한 타격동작이 필수적인데 배트가 나오는 첫동작이라고 할수 있는 테이크 백(백 스윙,Take-Back)의 크고 작음이 상당부분 좌지우지 한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크게 테이크 백을 하는 타자들과 그 반대 타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배트 스피드는 물론 파워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 즉 두가지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것을 필자가 `화살이 나가는 원리'(마땅한 용어가 없기에)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수 있다고 언급한적이 있다. 화살을 쏠때 활시위를 뒤쪽으로 많이 당겨서 쏜 화살과 그렇지 않은 화살은 전자쪽이 훨씬 멀리 날아간다.
다만 이렇게 타격을 하면 방망이가 돌아나오는 궤적이 크기에 파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대신 배트 스피드는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테이크 백을 거의 하지 않거나 작은 테이크 백을 하게 되면 활시위를 조금 당긴 화살처럼 파워는 떨어질수 밖에 없다. 그 대신 배트 스피드는(백 스윙이 짧기에) 빨라지게 되는데,이러한 것은 타자의 성향(교타자,장타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젊은 선수와 노장 선수의 선호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또한 짧은 백스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강한 타격을 한다면 그 선수는 최고의 타자중 한명으로 불리울 것이다.
[투구동작 어느 부분에서 배트가 스타트를 하며 스트라이드를 시작하는지가 타이밍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또한 그보다 더 중요한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타이밍이다. 언제, 그리고 어떤 타이밍에서 타격을 할것인가는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으뜸이기 때문이다.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바로 이 타이밍에서 오는 차이가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Batting Theory 52번째 시간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언제,그리고 어느 타이밍에서 타격을 할것인가에 대해 알아보자.
타자는 어떤 공에 대한 타이밍을 잡는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방망이를 출발시켜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당연히 빨리 출발시킨 방망이가 타이밍이 더 빠르고 유리할것이다.물론 상대하는 투수가 엄청난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라면 더더욱 그렇다. 투수손에서 떠난 공이 시속 93마일(150km) 라고 가정했을때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간은 0.4초가 걸리지 않는다.그야말로 눈깜박할 사이의 시간인데 타자가 공의 궤적을 일일히 눈으로 다 살피며 타격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타격의 시작은 방망이가 나오는 싯점이 아니라 앞다리를 드는 순간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그럼 언제쯤 앞다리를 들어야 할까. 이것 역시 모든 타자들이 똑같을수는 없다.
스트라이드를 조금 하는타자,많이 내딪는 타자,하지 않는 타자,그리고 제자리에서만 앞다리를 업&다운 하며 치는 타자 등등 일일히 나열할수 없을정도로 각각의 타자들의 성향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테이크 백 동작이 큰 타자들은 당연히 빠른공에 대한 대처가 그렇지 않은 타자보다 느려질수 밖에 없다.방망이가 나오는 궤적의 시간이 그만큼 시간을 잡아먹어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타자들도 얼마든지 빠른공을 칠수가 있다.
특히 투수공의 구질 파악(게스 히팅)을 미리 예상하고 타격을 하면 더욱 유리한데,타격의 시작점을 빨리 가져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바비 발렌타인 감독은 매니 라미레스가 배트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배트 스타트는 빠르다고 했다]
가령 150km의 공을 타자가 공략한다고 할때, 이전의 투수들(공은 빠르지 않고 제구력 위주의 투수)과 상대했을때 했던 스트라이드를 조금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피칭을 하는 투수가 들었던 앞다리를 앞으로 내딪을려고 하는 찰라(투수의 스트라이드가 되기전)에 스트라이드를 시작했던 타자라면 빠른 투수와 상대할때는 그 이전에 타격의 시작(스트라이드 시작)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수 있다. 빠른공에 대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미리 한템포 빨리 시작하는 것이다.
한때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인연을 맺었던 롯데 지바 마린스의 바비 발렌타인 감독이 타격강좌 시간에 했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승엽이 요미우리로 떠나기전(2005년) 그는 이승엽의 홈런포 부활을 확신했다.
그 이유중 하나가 `이승엽의 타격자세와 동작은 전혀 문제가 없다.다만 일본에 처음 와서 고생했던 것은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기에 그런것이다.스윙을 할때 다리를 얼마큼 드느냐의 문제는 전체적인 타격폼에 문제가 될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스윙스타트를 하지 못해서 일본 투수에게 타이밍을 빼앗겨 버린것이 고전했던 원인' 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내년시즌(2006년) 이승엽은 자신의 스윙폼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일본투수와의 승부에서 스윙스타트를 몸에 익숙하게 적응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게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지지 않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전에도 필자가 언급 했듯 이승엽의 히팅포인트는 얼핏 보기에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철저하게 뒷쪽에 있다고 말한바 있다. 비록 앞다리는 앞으로 이동시키지만 히팅 타이밍은 뒤에 있기 때문이다.흔히들 공을 받혀 놓고 친다고 말하는 타자가 이승엽이 대표적인 선수라고 볼수 있다.
[뉴욕 양키스 시절 알폰소 소리아노의 타격연속 동작]
물론 빠른 스윙 스타트가 꼭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왜냐면 예측하지 못한 공이 들어왔을때 대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타격은 타자 몸의 중심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미리 배트가 돌아간다던가 하는 문제가 발생할수 있기에 그렇다. 하지만 타자가 컷트 능력에 자신이 있고 노련하다면 스윙 스타트를 빨리가져 가는 것이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위의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컵스)의 타격동작은 빠른 페스트볼을 치기 위해 빠른 스윙 스타트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브레이킹 볼이 들어와 대처하는 타격동작이다.결과는 1루수 키를 넘는 2루타다.
지난 시간에 간단하게 한번 언급 했지만 타자의 타격준비 동작은 모두 "직구(페스트 볼)를 치기 위한" 것이다. `변화구 대처 능력' 이란 말은 있어도 `직구 대처 능력'이란 말이 타격에서 없는 이유이다.그래서 브레이킹 볼을 잘 공략하려면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야구에서 경험은 정말로 중요하다. 경험이 많은 타자는 그렇지 않은 타자보다 컷트 능력이 뛰어나며 상대투수와 많은 대결을 해보았기에 자신에게 던질 구질이라던가 게스 히팅(미리 선점) 능력이 향상되기도 하고 또 거기에 자신감 까지 배가 된다면 위대한 타자로 올라설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 거의 모든 구단이 젊은 대형타자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문제는 한타석에서 못치면 벤치로 불러들인다거나 또는 한경기에서 실수를 하면 바로 2군으로 보내버리는 것이다.
투수도 마찬가지지만 타자에게 경험이란 것은 그야말로 중요한 일인데 말이다.
언제,그리고 어느 타이밍에서 타격을 할것인가는 사실 여러가지 복잡한 제반사항이 깔려 있어 글로써 다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
그중 일부인 스윙 스타트를 이시간 꺼내어 이야기를 해보았다.
빠른 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상대투수의 투구폼중 어느부분에서 스트라이드를 시작할것인가도 역시 언급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와 상대할때 타자가 마음속으로 숫자를 생각하며 타이밍을 잡는 방법도 얼마든지 대안이 될수 있다.(프로선수들중 이렇게 하는 타자들도 있다)
그 타이밍은 평상시 타자가 속으로 생각하는 " 하나 ! 두~울 ! 셋 ! " 에서, 히팅 타이밍을 길게 늘려가는 `두~울' 을 생략하고 " 짧게 둘 ! 셋! " 으로 이어가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물론 윗글에서 언급했지만 투수의 투구동작의 어느위치에서 배트가 스타트 되어야 하는가 하는 요령도 포함해서 말이다.
타자가 아무리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더라도 적절하지 못한 타이밍으로 배팅을 한다면 결코 좋은 타격을 할수가 없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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