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연일 야구선수 한명 때문에 들끊고 있다.
올시즌 고교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나카타 쇼(18)때문이다.
2월 10일 비공식 경기였던 한신 타이거즈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130m 장외홈런을 터뜨리자 나카타의 행보에 대한 언론의 반응은 극에 다달았다.
[괴물루키로 연일 일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나카타 쇼]
이 한명의 선수로 인해 니혼햄의 스프링캠프 경제효과가 60억엔(500억원)에 이른다고 하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오사카 도인고교를 졸업한 나카타는 이미 그의 선배들인 기요하라 가즈히로(오릭스 버팔로스),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그랬듯이 `고시엔 스타출신' 계보를 이을 극강의 타자유망주로서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작년까지 89회째를 맞고 있는 고시엔(甲子園)대회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즈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대회로 봄과 여름 두차례 걸쳐 치뤄지는 일본 고교야구 최고의 축제다.(고시엔 대회기간에 한신 타이거즈는 다른곳에서 프로경기를 치룬다.)
한국은 프로가 출범된 이후 고교야구의 인기가 수그러 들었지만 일본야구의 고시엔 대회는 전 일본야구팬들의 관심을 받는 대회로 봄에 열리는 대회는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 주최로,여름에 열리는 대회는 아사히 신문사의 주최로 대회가 열린다. 고시엔 대회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 그리고 최고의 팀만이 설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2003년 일본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고교야구연맹에 가입된 팀 수만해도 4,189팀이나 된다. 고시엔 대회는 전국에서 49개팀만 출전할수 있다. 한신 타이거즈 홈구장 땅을 밟기 위해서 치뤄야 하는 경쟁률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고 지역대회 예선을 돌파하는 것조차 버겨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최대 예선격전지는 가나가와현으로 이지역에만 무려 207개의 고교팀이 있으며 오사카 186개팀 나고야시 포함해서 아이치현에는 181개팀 순이다.
이대회가 얼만큼 인기가 있냐면 일본 최대의 신문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사가 과거에 유독 고시엔 대회기간에 신문 판매률이 떨어져 그 이유를 알아 봤다고 한다. 그건 바로 그들의 경쟁신문사인 아사히 신문이 고시엔 대회를 주최했기 때문에 신문부수가 떨어졌다는걸 알수 있었다.그래서 그 이후 대회가 있을때면 아사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고시엔 대회 기사를 내보냈다고 하니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한신 고시엔 스타디움. 이구장의 외각을 보면 시카고 리글리필드와 같은 담쟁이 넝쿨이 있다]
일본 사회인야구팀이 굉장한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고시엔 땅을 밟았던 고교선수들도 프로에 입단하는 경우는 극소수 정도이기 때문이다.
즉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선수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병행하기 때문에 야구수준이 높은 것이다. 또한 그 선수들은 모교의 어린 선수들을 위해 주말과 휴일에 직접가서 지도를 하기도 하며 모교 후원회에서는 야구지원 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주말에 경기장이 있는 일본 어디를 가나 야구를 하는 어린 학생들을 쉽게 볼수 있는것도 이러한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의 야구열기가 그저 부럽기만 하다.
그동안 고시엔출신 스타는 일본프로야구 스타로 대접 받았고 그들중 상당수는 현재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대표적인 투수스타 출신인데 1998년 하계 고시엔 대회 준준결승전에서 연장 17회까지 250개의 투구를 하면서 승리를 거둔 시합이 있다.
요코하마고 에이스였던 마쓰자카와 야구명문 PL학원의 에이스 가미시게가 맞붙은 경기에서 양팀 에이스들은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각오를 하고 대 혈투를 벌였는데 극적인 동점과 연장,그리고 대 역전승을 이끌었던 요코하마고가 결국 승리를 거두었으며 이 경기를 통해 마쓰자카는 전국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8강전에서 250개의 투구를 한 그는 당시 준결승전에는 출전할수 없을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팀이 8회까지 0:6 으로 지고 있던 9회초에 마운드에 등판했고 9회말 요코하마고는 믿을수 없는 7:6의 대역전승을 거두면서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이루었다.결승전때 마쓰자카는 선발투수로 또다시 출전한다.결과는 노히트노런(59년만에)이라는 엄청난 피칭을 보였다.(마쓰자카 고교시절 이야기는 다음에 시간을 따로 내서 언급하도록 하자) 마쓰자카는 그해 32승 무패 29완투 라는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성적을 거둔다.
[고시엔이 배출한 현역 최고의 선수인 기요하라 가즈히로(좌) 그리고 마쓰자카 다이스케(우)]
고시엔이 배출한 스타중 빼놓을수 없는 또한명의 선수가 있는데 `일본야구계의 대장' 이라고 불리우는 기요하라 가즈히로(현 오릭스 버팔로스)다.
일본 야구명문인 PL학원 출신인 그는 고시엔 대회에서만 13홈런을 터뜨리는 괴물의 원조였던 선수로서 평생의 소원이었던 요미우리 입단이 좌절되며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해 팀의 4번타자를 맡으면서 31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기요하라와 관련된 글은 필자가 이미 블로그에서 한번 언급을 함) 지금도 고시엔의 홈런왕 이라고 하면 기요하라를 제일 먼저 말하는 일본야구팬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그의 고교시절 활약은 전설로 전해져 오고 있다.
이런 스타출신 선배들보다 더욱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올해 입단한 나카타 쇼는 `토종홈런타자' 부재에 시달리는 일본프로야구 현실을 감안할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퍼시픽리그는 외국인 선수들이 홈런순위에 빼곡히 자리잡고 있으며 센트럴리그 역시 작년 홈런왕을 차지했던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제외하고는 젊은 대형타자들이 실종된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극심해 지는 일본야구의 `스몰볼' 경향은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젊은 대형타자 발굴이 얼마나 힘들고 소중한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찰라,고교 통산 87개의 홈런을 쳤고 아직 프로 무대에 정식으로 뛴적이 없는 루키선수를 올림픽대표팀에 발탁하겠다는 호시노 감독의 발언은 너무나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미 과거 기요하라가 데뷔시즌에서 쳤던 31개의 홈런정도는 충분히 칠거라는 예상과 향후 10년이상 일본대표팀 부동의 4번타자로서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겠다는 복안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요미우리로 이적해 버린 니혼햄 파이터스 출신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대를 잇는 토종출신 홈런타자의 출현이 반갑기만한 니혼햄 입장에서는 나타카 쇼로 인한 경제적인 효과 그리고 팀의 전력향상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기에 이래저래 일본 야구계는 오랫만에 등장한 괴물 타자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바로 나타카 쇼를 통해서 말이다.
<고시엔에 관련된 글의 일부는 일본야구 칼럼리스트 시게오 씨의 칼럼을 일부 참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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