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다시 써내려가는 전설

Korea Baseball 2008/06/10 00:00 Posted by 비회원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한국전쟁 영웅인 맥아더 장군의 명언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트루먼과의 대립끝에 해임됐던 맥아더의 이말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명언록'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일것이다.
하지만 이말을 곰곰히 되씹어 보면 일말의 아쉬움을 더해 어폐가 있는 부분이 있다. 죽지는 않고 사라질 뿐이라는 말의 의미는 자신의 `자존심'. 즉,비록 이렇게 이 자리에서 물러나지만(사라지지만) 내 스스로 물러나고 싶어서가 아닌 무언의 압력에 의한 뒤안길이라는 암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쉽게 이야기 하자면 `난 이 이상의 능력을 더 보여줄수 있는데 국가 최고 권력자와의 대립과 의견충돌을 좁히지 못해 물러난다' 라는 강력한 아쉬움은 물론 자기 과신이 있었기에 할수 있는 발언인 것이다.
 

 
최근 이종범(KIA 타이거즈. 이하 타이거즈)의 활약을 보노라면 맥아더의 발언이 오버랩 된다.
 
2005년을 끝으로 지독한 부진에 빠져있어 `계륵' 과 같은 실타래를 간직하고 있었던 선수였기에 이러한 표현은 더욱 어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그는 죽지도 않았으며 살아지지도 않았다.
작년시즌중 '은퇴는 내 스스로 결정하겠다' 라고 주장했던 그의 진의를 알수 있는 최근의 활약이다.
 
사실 이종범의 하락세는 2006년부터 예상됐었다. 전년도에 타율 .312  6홈런을 치긴 했지만 자신의 주특기로 먹고 살던 배트스피드가 현저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2006년 그는 타율 .242 1홈런 10도루라는 참담한 성적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자주 사용하던 엔진을 부족한 출루로 잃어버린 발이었다. 1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그가 실패한 도루가 무려 7차례. `타격은 슬럼프가 있지만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라는 야구의 정설마저 뒤바꿔 버린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반응이 달라지는데 이런 보편적인 말도 다시 생각을 해봐야 될듯 싶다>
 
이듬해인 2007년 이종범은 더욱 참담한 한해를 보낸다. 프랜차이즈 스타   라는 어찌보면 허울뿐인 이름 석자에 얽혀서 그렇지 않아도 부담이 상당한 그에게는 있을수 없는 치욕스런 한해인지도 모른다. 은퇴의 기로에서 다시 회생하느냐 아니면 다시 추락하느냐에 대한 고민 이전에, `천재 이종범' 이란 명성에 마지막 흠을 남기고 싶지 않았던 그 `자존심' 이 더욱 그를 괴롭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들쑥날쑥한 경기 출전에도 감사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끝에 타율 .174  1홈런 3도루에 그쳤다. 이건 이종범이 기록할수 있는 성적이 아니다. 냉정히 말하자면 그의 시대가 끝난 것을 넘어 이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를 해야 하는 싯점에 다달은 성적이었다는 표현이 어울렸던 것이다.
 
하지만 작년시즌이 끝난 후 그도 변화를 받아드렸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뒤쳐지는 신체적인 반응을 타격폼 수정을 통해 보완했는데 상체를 뻣뻣하게 세우던 동작을 웅크렸으며 배트가 최단거리에서 나올수 있는 처음 스탠스에서의 팔꿈치 위치도 바꾸었다. 물론 이런 타격폼 변화에 당장 성적이 뒤따라 오지는 않았다.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은 여전히 예전의 그의 모습이 아니었으며 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별반 달라진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이종범의 시대가 끝났다는 전문가들의 섣부른 예상마저 있었다. 하지만 타격폼 수정이란 단기간 동안 완벽해 질수는 없는것.  시범경기와 시즌초반에 그가 부진했던 이유도 바뀐 타격폼에 적응하는 단계였기 때문이다.
 
전성기시절 콤펙트하고 짧게 돌아나오는 스윙방법도 철저한 밀어치기 배팅으로 바꾼 이후 그는 다시 부활하고 있다.
과거처럼 두자리수 홈런을 칠수 없다는 것을 그 스스로도 느낀 이후 변화된 배팅방법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규정타석에는 아직 6타석이 모자르지만<6월 9일 까지> 타율 .306  2루타 11개 3루타 2개 는 물론 작년처럼 어이없는 공에 삼진을 당하던 모습에서 탈피. 4구를 21개나 얻는 동안 당한 삼진이 겨우 12개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자신의 과거시절 모습만 생각하고 무작정 잡아당기는 타격동작을 버린 것이 주요한 것이다.
체력적인 관리만 잘해준다면 올시즌 3년만에 다시 3할을 기록할수 있는 모든 여건과 기량을 되찾았다고 평가된다. 그는 자신의 부활만큼이나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
1997년 이후 11년간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한 팀을 다시 한번 정상으로 이끄는 것이다. 아직 팀이 6위 머물고 있지만 1996년 우승하던 해에도 시즌 초반 성적은 별볼일 없었다. 그가 다시 바람을 일으키면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수 있는 이유이다.
 
팀 여건도 충분하다. 부상에서 돌아온 서재응의 가세로 선발진이 더욱 튼튼해졌으며 유동훈과 손영민 그리고 철벽 마무리인 한기주가 버티고 있는 팀 투수력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용규를 위시해서 3할 타자 6명을 보유하고 있는 팀 타선도 시즌 중반에 다달은 현재 언제든지 4위를 넘볼수 있는 팀으로 바뀌어져 있다.
 
이종범이 다시 써내려가는 전설은 개인의 부활에 국한된게 아니다. 자신의 부활이 곧 팀의 전력상승이란 두마리 토끼몰이를 할수 있는 근거이자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은퇴하기전 꼭 자신의 손으로 다시한번 팀을 우승시켜야 한다는 절실함 그리고 사명감. 그게 이루어졌을때 명예로운 퇴진이 될수 있다는 것 말이다.
이종범이 현역으로 있는 동안 우승하는걸 보고 싶어하는 팬들의 바람이 이루어 질수 있을까.
 
 

 http://blog.daum.net/rocker69/10216319

 [ 이종범의 올시즌 타격폼 변화에 관한 글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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