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였던 아마최강 쿠바야구는 너무나 강했다. 과거보다 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었고 실제로 지난 7월 15일 입국 이후 한국프로 2군팀과의 경기에서 잇달아 패하면서 사실인듯 싶었다.
하지만 금일(8월 5일) 한국대표팀과 맞붙은 쿠바야구는 명불허전 그대로였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것은 쿠바타선이었다.
선발투수 베라의 능구렁이 피칭도 인상적이었지만 엔리케스-구이엘-마제타-벨-데스파이그네 를 위시해서 타선전체가 하나로 단결된 `마스게임'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쿠바 6번타자 벨의 투런홈런 장면]
특정선수 한명을 뽑지 않아도 될만큼 마치 붕어빵을 찍어내듯 타격폼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야구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배팅을 한다고나 할까.
지금동안 본 한-미-일 야구와는 다른 그 무엇인가가 분명 존재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8년만에 쿠바야구를 라이브로 시청한 느낌은 그래서 색다른 충격이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3가지다.
첫째는 노-스트라이드 배팅을 전제로 한 앞다리 움직임이다.
8회 오승환으로 부터 투런홈런을 뽑아낸 6번타자 벨의 타격이 인상깊었다.
만약에 알폰소 소리아노(시카고 컵스)가 다리를 들지 않고 타격을 하는 타자라면 벨 선수가 그 모습을 재연한다는 느낌이 들만큼 파워풀한 배팅을 보였는데 미리 상체를 클로즈로 놓고 그 틀었던 상체를 노-스트라이드 상태로 배팅을 했다.
해설위원인 허구연씨도 경기중 언급했지만 다리를 들면서 타격을 하면 배팅타이밍이 타자자신이 생각했던 타임에서 맞지 않으면 변화구에 속을 확률이 높다. 타격을 할때 신체의 한부분이 지면에서 떨어졌다 다시 내딪는다는 것은 배팅이 타이밍싸움이란 기본조건을 생각할때 분명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바 타자들은 다리를 들지 않는 노-스트라이드 혹은 아주 짧게 반족장만 스텝을 미리 내딪어 놓고 타격을 하는 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노-스트라이드 배팅이 가진 장점인 정확성에 기본을 둔 타격이란 점에서 거의 모든 쿠바타자들이 복사기로 찍어낸듯한 모습이었다.
두번째는 테이크 백(백스윙)이 거의 없는 타격장면이다.
일반적으로 백스윙은 파워포지션 개념(배트가 스타트 되기전 뒤로 팔꿈치가 이동)과 로드포지션(체중을 적재한다는 뜻)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볼수 있는데 이건 배팅파워에서 필수적인 타격동작이다. 테이크 백이 없는 스윙은 그만큼 배팅파워를 낼수가 없다.
하지만 쿠바타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듯 거의 모든 타자들이 처음 스탠스 상태의 팔꿈치위치에서 미동 없이 그자리에서 그대로 배트가 스타트 됐다. 그렇게 배팅을 하면서도 배트중심에 맞은 타구는 총알처럼 날아가 버렸다. 특히 6번타자 벨의 타격이 이런 스타일이었다.이건 제자리 멀리뛰기가 도움닫기 멀리뛰기보다 더 멀리 뛰어버린 결과라고나 할까.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모든 선수가 4번타자라는 쿠바의 파체코 감독의 말이 결코 허황된 표현이 아니었다.
세번째는 조급하지 않는 타격에서의 마인드
단 한번도 맞상대를 한적이 없는 투수와 타자가 만났을 경우 야구의 특성상 투수가 유리할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국제대회라면 더더욱 그렇다.
같은 리그에서야 서로 자주 상대를 할 기회가 있으니 타자입장에서는 투수의 장단점과 패턴 그리고 투구유형을 알고 상대하지만 단기전의 국제대회에서는 이런게 통하지 않는다.
그중 특히 볼카운트가 타자에게 불리한 2스트라이크 이후의 배팅패턴에서 범타를 자주 날리는데 이것 역시 타격자세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말이다. 그래서 이대호에게 스트라이드를 평소보다 좀 더 빨리하라는 허구연 해설위원의 말이 일리가 있는 조언인 것이다. 쿠바 타자들의 배팅모습을 보면 하체이동은 물론 상체 역시 굉장히 조밀하고 간결하다.
그렇기에 조급하지 않고(혹은 게스히팅이 아닌) 자신의 배팅존에서 스윙을 하는데 그점이 바로 타석에서의 여유를 말해준다. 그들이 어떻게 어릴때부터 야구를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최강 쿠바야구의 저력을 다시한번 느낄수 있는 경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쿠바선수들의 신체적인 유연성과 강한 손목힘은 어릴때부터 해변가에서 자연적으로 축구를 즐기면서 발목힘을 키우는 브라질의 축구저력과 흡사한데 타고난 그들만의 하드웨어도 야구를 잘할수 밖에 없는 타고난 여건인듯 싶다.
쿠바의 인구가 약 1,100만명이다. 아마팀이 무려 4,000여개에 가까울 정도이며 그중 야구를 하는 선수만 해도 약 12만명이라고 하니 야구를 빼놓고 이야기를 할수 없는 국가다. 대충 계산을 해보니 인구 100명당 1명이 선수다.
축구와는 달리 야구는 배트부터 해서 글러브 헬멧 공 그리고 포수장비들인 레가드 등등의 고가 물품을 요하는 스포츠인데 가난한 나라 쿠바야구의 저력이 그저 미스테리 할뿐이다.
그 넓은 잠실구장 센터 중단을 강타한 7번타자 데스파이그네의 홈런은 전율이었다.
사진/ 미디어다음 제공
'Korea Baseball'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난적' 캐나다 물리친 한국, 이젠 일본이다 (0) | 2008/08/16 |
|---|---|
| 한국야구의 저력을 보여준 미국전 (0) | 2008/08/14 |
| 무시무시했던 쿠바 타자들 (0) | 2008/08/06 |
| KIA 4연승,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았다 (0) | 2008/07/07 |
| 이종범, 다시 써내려가는 전설 (0) | 2008/06/10 |
| 야구도 줄을 잘서야 성공한다? (0) | 2008/06/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