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강 탈락이 남긴 것들

Korea Baseball 2008/10/06 00:00 Posted by 비회원









 

 

 

 

2001년 8월 해태에서 KIA로 바뀐 이후 KIA 타이거즈(이하 타이거즈)가 2년연속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02년 정규시즌 2위 - 2003년 정규시즌 2위 - 2004년 정규시즌 4위 - 2005년 사상 첫 꼴찌 - 2006년 4위 - 2007년 두번째 꼴찌 - 2008년 정규시즌 6위.
 
누가 그랬던가. 과거의 영광만을 들춰내는 팀은 그만큼 현재의 전력이 좋지 않다라는 뜻이라고.
아이러니한 것은 8개구단중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최장기간 밟지 못하고 있는 팀도 타이거즈다.(1997년 우승)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올시즌도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가을잔치 구경꾼으로 만족하고 말았다.
 
이젠 더 이상 타이거즈는 강팀이 아니다. 어쩌면 앞으로 몇년동안 팀 체질개선에 집중해야 될지도 모른다.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 있고 더 큰 문제는 지금 팀 구성원만 놓고 봤을때 쉽사리 강팀으로의 변모가 쉽지가 않다는데 있다. 엇박자, 중복포지션, 타력과 수비 지금 타이거즈가 가진 문제는 굉장히 복잡하다고 본다.
 


 
 
첫째는 중복포지션 문제와 최희섭의 계륵화에 따른 해결방안이 없다는 점을 들수 있다.
 
아주 냉정히 말하면 1루수비가능한 타자가 넘쳐난다. 기존의 장성호는 좌익수가 가능한 선수지만 수비능력이란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외야수로써의 매력은 상당히 떨어진다. 그의 나이와 좌투좌타라는 것을 감안할때 어쩔수 없이 그는 천상 1루수다.
이재주 역시 마찬가지다. 부끄럽게도 올시즌 타이거즈 최다홈런(12개) 주인공인 그 역시 1루수가능한 선수다. 단, 그의 1루수비를 보고 있으면 갈수록 좌타자가 늘어가는 현대야구에서의 1루 수비력 조건에 부합되지 않다는 점이 지명타자 역할 이상은 기대할수 없다.
여기에 최희섭까지 들어가면 골치가 아파지는데 그 역시 1루수 외에 들어갈수 있는 포지션이 없기 때문이다.
 
1루는 팀내에서 가장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 몫이다. 1루수 주인이 시즌중 자주 바뀌는 팀치고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을 보지 못했다. 타이거즈의 올시즌 성적부진은 이 부분도 크게 한몫을 했다고 본다.
장성호+최희섭+이재주  규정타석에 근접했거나 그나마 자주 출전했던 이 세명의 선수가 쳐낸 홈런이 25개로 한화의 김태균(31개) 한명에게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 내년시즌에 이 포지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글을 작성하면 이유와 조건 그리고 해결방안을 주장해야 하는데 이 문제에 관해 말해보라고 하면 뭐라 할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최희섭의 부활을 믿고 장성호를 좌익수로 써야 하는지 아니면 장성호를 1루로 쓰면서 최희섭을 지명타자로 넣어야 하는지 또한 대타로만 쓰기엔 아까운 이재주를 생각하면 이 역시 해답이 없어진다.
장성호의 공백으로 한때 이종범이 1루에 들어섰던 올시즌을 생각하면 정말로 힘들었던 한해였다.
 
두번째는 투수들에 비해 기대할만한 타자들이 보이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2년동안 부진했던 팀 성적으로 인해 팀의 리빌딩을 주장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있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리빌딩할 타자가 없다. 그나마 올해 가능성을 보여준 신인 나지완을 제외하고 타이거즈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수 있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자주 볼수 있었던 외야수 김경언에 대한 향수는 내년이면 9년차라는 점을 감안할때 기대할만한 것이 못되며 이호신 역시 주전 외야수로써 부족함이 많다. 김원섭-이용규-나지완 라인이 될것으로 예상되는 이곳을 뚫어내기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내야수 이영수는 수비불안으로 들어갈곳이 없다는게 냉정한 평가이며 타격역시 아직은 2군용이다. 유용목과 이강서는 아직은 더 2군에서 기량을 연마해야 하며 그나마 신인 최용규가 시즌 막판 얼굴을 보인 타자중 그 가능성은 보였지만 이 역시 수비에만 국한된 것이며 조그만한 기대치 그 이상의 의미를 두긴 힘들다. 내야수인 신인 박진영 역시 아직은 1군에 뛸만한 기량이 되지 못한다.
 
또한 한방이 있는 외야수 류재원은 어깨가 약한게 흠이다. 2007년 서정환 전감독 시절 류재원을 쓰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송구능력(생각이상으로 약하다는 평가)때문이다. 그리고 내야수 김주현, 김정수 역시 1군에 뛸만한 기량이 현재로써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김주형은 군입대가 이뤄질것으로 보이며 박상신은 프로입단 이후 외야수로 전향했지만 발이 느리고 타격역시 더 가다듬어야 하는 선수다. 김선빈 역시 올시즌 신인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장타형 선수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만한 야구센스를 갖춘 비슷비슷한 선수가 팀내에서 많다는 점이 중복되는 점이다. 또한 시즌도중 영입한 김형철이란 내야수 역시 그러한 선수중 한명이다. 나지완을 제외하고 일발장타를 갖춘 야수들이 거의 전무할 정도다.(리빌딩할 야수들을 나열해보니 정말로 비참하다)
 
타이거즈가 타선과 야수들의 리빌딩을 해야 하는 이유는 팀 장타력 감소에 따른 부분이 크다. 특히 외야수 같은 경우는 김원섭과 이용규라는 전형적인 똑딱이들이 주전을 맡게 될 경우 내년시즌 나지완의 활약이 꼭 필요한데 기대는 하지만 그의 포텐셜이 당장 내년부터 폭발해줄거라 확실히 장담할수도 없는 입장이다.(정말 잘해줘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리빌딩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단 몇년간 팀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인내심을 발휘할수 있는 팬들만 있다면야 리빌딩을 하지 못하란 법도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위적인 이러한 변화는 힘들뿐더러 가능성이 있는 야수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한마디로 기존의 베테랑들을 실력으로 확 밀어버릴 선수가 없다는 말이다.
 
2001년 KIA로 바뀐 이후 타이거즈는 투수위주의 신인지명에 힘써왔다. 2002년 김진우를 필두로 2003년 고우석 2005년 곽정철 2006년 한기주 2007년 오준형 2008년 전태현까지 2004년 김주형을 제외하고 1차지명한 선수 모두 투수다. 2차지명까지 더한다면 현재 팀의 에이스인 윤석민을 비롯해 이범석 양현종 진민호 등 오히려 투수부분은 크게 염려가 안될정도로 자원이 넘쳐난다. 특히 부상에서 회복돼 시즘막판 강속구를 선보였던 광주일고 출신의 곽정철과 삼성전에서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될뻔했던 이범석마저도 내년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걸로 예상되는바 선발자원은 넘쳐나게 생겼다.
 
 

 [2005년 입단 트리오 선발 투수들 좌로부터 윤석민-곽정철-이범석]
 
 
이렇게 타이거즈는 투타의 전력이 완벽하게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는 팀이다.
 
시즌 이후 조범현 감독은 마무리 훈련기간부터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실시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시즌막판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추락한 원인을 체력문제로 본것이다.
하지만 이팀의 최근 몇년간의 행보를 보면 항상 "마무리훈련부터 강도높은 체력훈련" 을 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던 감독이 없었다. 또한 실제로도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현대야구에서 이러한 방법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올시즌 롯데 돌풍의 원인이 강한 훈련의 결과물이 아니었다는 이유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이젠 그렇게 훈련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70-80년대 일본식 야구다.(최근에는 일본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물론 베테랑 선수들은 시즌 후반기가 되면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기에 강한 체력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1군 필드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타격이 불안정한 타자는 체력훈련보다는 선수특성(신체조건을 고려한 타격자세 교정훈련 등)에 맞는 맞춤훈련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한겨울에 오대산에 올라 영하의 날씨속에 팬티하나만 달랑 입고 얼음물속에 들어가 정신력을 키우겠다는 과거의 낡은 페러다임과는 비할바가 못되겠지만 지금 타이거즈의 약점이 팀 타력에 있기 때문에 단내가 나는 체력훈련이 먼저가 아니라는 말이다.
 
올시즌 타이거즈가 성적부진으로 남긴것은 세가지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것" 과 투타의 극심한 언발란스, 그리고 "발등을 찍힌 어떤 타자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왜 타이거즈의 부상선수는 젊은 선수들에 비해 베테랑급에게서 자주 발생하는지 조범현 감독은 알고 있을까.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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