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보직 파괴가 유행이다.
SK가 시즌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하더니 두산이 전반기 막판 동참하고. KIA가 최근 변칙 승부수를 던졌다. KIA 에이스 윤석민이 1일 문학 SK전에 불펜으로 깜짝 출격해 시선을 모았다. 국내 야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선발~중간~마무리 등의 3등분으로 분업화를 정착시켰다. 다소 느슨한 운용틀이라 마운드 사정에 따라 다소간의 변칙은 있기 마련이지만 올해만큼 전면적으로 이뤄진 적은 없다. 올해는 파괴 자체가 대세일 정도다. 왜 그럴까. 세팀 각각의 사정을 살펴본다.
◇윤석민은 반전을 위한 히든카드
KIA가 선발 투수인 윤석민을 불펜으로 등판시킨 것은 ‘아끼고 아낀’카드다. 감독이 선발 등판이 코앞인 투수를 불펜으로 깜짝 활용하는 것은 시즌 후반에 간혹 볼 수 있는 것인데. 그 의도는 딱 하나다. 한 게임을 잡아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이다. KIA도 최근 연패를 마무리하고 연승을 타려는 상황이었고. 1일 경기는 그런 점에서 중요했다.
선발 투수가 불펜으로 등판할 수 있는 원리는 복잡하지 않다. 5일 주기로 선발 등판하는 투수는 한번 출격한 뒤 이틀간 쉬고 사흘째 불펜 피칭으로 어깨를 달군다. 감독은 이 때 투수에게 불펜 피칭대신. 그 투구수와 비슷한 공을 마운드에서 던지게 한다. 어차피 풀 몸 불펜 대신 마운드에서 하라는 것이다. 이런 지시는 에이스급. 즉 팀에서 가장 확실한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고. 벤치는 중간과 마무리 중 가장 취약지점에 선발투수를 투입해 안정감을 높인다. 1일 KIA 서정환 감독이 윤석민을 투입한 타이밍이 그랬다. 그런데 이 운용법은 변칙이라. 후반기 적시에 한두번 쓸 수 있는 카드.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하면 연쇄적인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KIA는 그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 같다.
◇SK는 마운드 토털화
SK 마운드를 보면 ‘토털사커’라는 개념을 떠올릴 정도다. 선발 같기도 하고. 불펜 같기도 하고 그런 식이다. 올시즌 1군 무대에 나선 17명중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가 10명이다. 뒷문을 책임지는 정대현. 조웅천과 원포인트 가득염을 제외하고는 거의 선발로 나선 것이다. 선발에서도 에이스 레이번 단 한명을 빼고는 모두 불펜 경험이 있다. ‘전 불펜의 선발화. 전 선발의 불펜화’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SK 김성근 감독이 한정된 자원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 운용은 꽤나 복잡하다. 투수들의 등판일정을 따지고. 가려서 선수를 넣어야 한다. 안정감이 떨어지는 방식이지만. SK는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그런데 핵심 포인트가 필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어쨌든 이 때문에 SK는 경기당 투입투수가 가장 많고. 경기시간도 LG에 이어 두번째로 길고. 선수들의 피로도도 높다.
◇두산은 고육지책
두산이 전반기 막판 마무리 정재훈을 선발로 돌리고. 불펜 임태훈을 마무리로 전환시켰다. 리오스~랜들을 제외하고는 선발진이 취약했고. 정재훈이 마무리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 구위가 좋은 신인 임태훈에게 중책을 맡긴 것. 그러나 둘 모두 새 보직 적응에 실패해 후반기 개막과 함께 원래 자리에 섰다. 현대 야구에서 마무리는 에이스와 함께 마운드의 양대 산맥으로 통한다. 마무리를 바꾼다는 것은 팀 운영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실패할 경우 크게 낭패볼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이 파괴 기간을 최소화하고 재빨리 원위치로 돌아온 것은 이 때문이다.
윤승옥기자 touch@
윤승옥 기자? 이걸 기사라고 올렸니?
난 또 8월 1일 문학경기장에서 난데없이 KIA 에이스인 윤석민 투수를 중간계투로 올린 서정환 감독을 질타하는 기사인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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