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야구론, 그 난해함에 대해

Batting Theory 2009/04/29 03:04 Posted by 윤석구



브리티쉬 락 음악의 대표적 밴드인 레드 제플린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이 추상적인 스스로의 질문에 확실한 답은 내리기가 힘들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점은 이들이 발표한 앨범들은 끊임없는 실험과 변화를 통해 진화해 왔다는 점이다.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는 바이올린 활을 기타에 접목해 몽환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냈는가 하면, 1,2집의 대성공 이후 새로운 사운드의 영감을 얻기 위해 도시를 떠나 한동안 영국의 웨일스 지방에 머무르며 다소 목가적이며 서정적인 3집 앨범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락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들은 외부에서 하드락 밴드라고 칭하는 것을 싫어했다고 한다. 하나의 장르만 고집한 것이 아닌 매 앨범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레드 제플린 장르" 그 자체가 바로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추측하건데 외부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고착화를 싫어했으리라 판단된다. 이들이 낸 앨범 하나 하나마다 변화무쌍한 것들로 채워졌으니 충분히 예상 가능한 추측이다.

이쯤되면 깜짝 놀랐을 분들이 계실거다. 야구에 관한 글이라고 생각되어 들어왔는데 드닷없이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론적으로 현실에 안주하며 명성에만 의존하는 것,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 하는 마인드는 그 세계에서 빠른 도퇴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았던 마해영- 야구에서 오픈 스탠스는 타자의 앞발이 열려있는 준비자세를 일컫는다. 각기 다른 스탠스마다의 장단점이 있듯, 우리가 알고 있는 오픈 스탠스는 몸쪽공에 강점이 있는 자세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건 일반론적인 이야기다. 투수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이 다른 스탠스에 비해 열려있기에 날아오는 공의 궤적을 보다 유리하게 볼수는 있지만 어차피 히팅을 하러 들어갈때는(스트라이드를 하는) 열렸던 앞발이 배터박스 안쪽으로 이동하기에 몸쪽으로 오는 공에 강하다고만 볼수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이 동작에서의 이동으로 인해 배팅타이밍을 놓치거나, 구종 판단을 잘못했을시 나타나는 손해가 더 클수도 있다. 특유의 오픈 스탠스 자세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마해영(현 엑스포츠 해설)의 선수말년이 화려하지 못했던 것은 오픈 스탠스에 의한 오픈 스탠스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오픈에서 들어가는 앞발의 이동이 컸던것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자세에서도 변화를 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기 때문이다. 가령, 전성기 시절 그의 전매특허라고 할수 있는 밀어쳐서 넘기는 홈런이 나중에 실종됐던 것도 나이로 인한 파워감소도 있겠지만 바깥쪽 공을 따라가지 못해 타이밍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오픈 된 앞발이 배터박스 안쪽으로 이동되는 과정에서 공을 쫓아가지 못했다는 말이다. 갈수록 순발력은 떨어지고 투수들의 공은 갈수록 빨라지는데 오래된 그의 스탠스만 고집했기에 나타난 결과였다.
가정이지만 좀 더 빨리 자신의 타격폼에 변화를 줬으면 어떠했을까 싶다. 반족장만 더 클로즈된 앞발 위치에서 타격을 시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것이 자신의 배팅 타이밍에 맞지 않는다면 원래 오픈된 그 자세에서 투 스텝을 하면서 타이밍을 잡는 방법도 있었다.

앞발을 타격지점으로 이동하기 전 짧게 토우 터치(Toe touch= 발끝을 지면에 닿는)를 하면서 출발했다면 좀 더 선수생활을 지속 했을거라 개인적으로 추측해본다. 사실 그의 전성기는 2003년으로 끝이었다. 2004년 FA로 KIA에 이적한 이후부터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 33살의 젊은 나이로 전성기가 끝나버렸다는 것은 정말로 아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신인타자가 야구에 눈 뜰때-  한국프로야구에서 신인급 타자가 야구에 눈을 떴다고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 표현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잠수함 투수와 사이드암 투수공을 제대로 공략할줄 아는 선수라면 충분히 이러한 평가를 받을만 하다고 본다. 타격은 누가 뭐라 해도 타이밍 싸움이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전성기 시절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한 경기에서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을때까지 특정 한타자만 연속해서 상대한다면 얼만큼의 비교우위를 보여줄수 있을까.

타순마다 상대하는 타자를 달리해야 하는 정식 게임이 아닌 이런식의 경기가 만약에 펼쳐진다면 페드로 뿐만 아니라 그 어떤 특급 선수도 버텨내지 못할거라고 본다. 왜냐하면 아무리 위력적인 공일지라도 연속해서 상대하다 보면 타자의 배팅타이밍은 어느순간 부터는 잡아가기 때문이다.

한번 상대하고 타순이 한바퀴 돌때까지 그 시간에서의 투수공에 대한 인지능력이 사라지기에 야구는 투수가 더 유리한 스포츠가 아닌가 싶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언더나 사이드 유형의 투수공을 신인급 타자들이 쉽게 공략할수 없는 것은 그 희소성에 있다. 즉 자주 접할수 없기에 배팅타이밍을 잡기가 정통파 투수에 비해 힘들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투수와 상대하는 타자들의 타격모습을 수없이 관찰하면서 느낀게 하나가 있다.
일본 롯데 치바 마린스의 와타나베 슌스케처럼 좌,우와 위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두루 갖춘 투수에 맞서는 타자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것이 있는데(현역시절 이강철이나 현역 조웅천 정대현도 마찬가지)

타자가 투수를 바라봤을시,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자신의 몸에 맞을것처럼 들어오는 공은 거의 대부분이 인코스로 들어오는 공이다. 이럴경우 경험이 일천한 신인급 타자들은 십중팔구 순간 움찔하며 타석 뒤로 몸을 빼버린다. 특히 횡으로 휘는 구종일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이러한 투수공에 짧은 기간동안 적응능력을 터득한 타자가 있는데 그가 바로 이호준이다.

이호준이 지금은 SK의 4번타자로 우뚝 올라섰지만 그 역시 해태에 몸담았던 신인시절에는 유독 잠수함이나 사이드암 투수에게 맥을 추지 못했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이러한 유형의 투수에게 약점 극복은 물론 오히려 더욱 강해진 모습을 보였는데 7,8년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강철 선배의 공이 인코스로 들어 올것처럼 보이는 공은 거의 모두 실투성으로 가운데에 몰리는 공이다. 거기에 타이밍을 잡고 타격을 하면 장타가 나온다는걸 알았다" 며 잠수함 투수 극복사례를 이야기한 바 있다. 그래서 일까. 현역시절 이강철은 훌륭한 투수이긴 했지만 홈런공장장으로도 유명했던 선수다.

이렇듯 야구는 보편적으로 생각되어 지는것들도 알고 보면 어려운것이 많다.
정말 야구는 어려운 스포츠이며 난해한 것들로 채워진 과학 그 자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나이가 점점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두려워 하는 타자는 빠른 오르막길을 맞이한다는 것은 확실한것 같다. 신체나이가 언제까지 전성기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모범의 대표적인 선수로 양준혁을 뽑고 싶다.  일반론적인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엔 그가 보여준 끊임없는 타격폼 변화는 시사하는바가 크다고 본다.


사진/ LG 트윈스 & SK 와이번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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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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