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KIA는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막판 삼성의 추격에 덜미를 잡히며 2위로 시즌을 마감한적이 있다.  한번 꺾인 상승세는 이후 포스트시즌 들어와 팀 집중력 약화를 가져왔고 결국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 3패로 패하며 아쉬움 속에 한해 농사를 정리하고 말았다.

2003년 역시 상대만 달랐지 전년시즌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했다.
올스타전까지 중위권을 유지했던 KIA는 7월 19일 SK와의 후반기 첫경기에서 강우콜드승을 거둔 이후 연전연승을 달리며 1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시즌 막판 현대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정규시즌 2위에 머물고 말았다.

당시 플레이오프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김응룡의 삼성을 물리치고 올라온 SK, 공교롭게도 지금 팀의 사령탑인 조범현에게 힘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아까운 시즌을 2년연속 보내야했다.

이후 팀은 강팀 반열에 올라본적이 없는 약체로 추락했고 올시즌 들어 팀 전력이 급상승해 12년만에 정규시즌 1위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있다.
하지만 최근 KIA는 불같은 8월을 보낸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가던 투타밸런스는 동시에 무너졌으며 큰야구에서의 돋보임에 빠져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세밀한 야구마저 실종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토종 에이스 윤석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상태라, 그 어떤것보다 압도적이라며 자랑했던 선발투수진도 안심할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7게임. 주중 히어로즈와의 목동 2연전, 주말 LG와의 광주 3연전, 그리고 다음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군산경기포함)2경기 뿐이다. 2위 SK에게 반경기차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최소 5승 2패를 해야 선두를 수성할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12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SK의 경기결과도 빼놓을수 없는 관심꺼리인지라 팀만 잘해서는 1위를 할수 없다는게 냉정한 현실이다.




남은 7경기, 5경기를 책임져야할 릭 구톰슨-아퀼리노 로페즈


우선 첫경기인 히어로즈전에는 구톰슨이 상대 선발투수인 강윤구와 맞대결을 펼친다.
로페즈가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두산 타선에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며 무너질거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한시즌을 치르다 보면 기복이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팀 상황을 감안할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것 이상의 데미지였다. 그나마 구톰슨이 9일 SK와의 경기에서 비록 팀은 패하긴 했지만 비교적 호투(6이닝 3실점)를 해준것이 위안이다.

당시 경기도 5회까지 호투했지만 6회들어와 얻어맞은 홈런 2방(정근우,박정권)이 패배의 결정타였다. 불안한 1점차 리드는 살얼음판 경기진행의 연속이었으며 팀 타선의 불발이 사태를 악화시킨 주범이었다. 믿는 구톰슨의 구위지만 KIA전 첫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는 강윤구가 그리 만만한 투수가 아니란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좌투수에 유독 약한 팀 타선을 감안할때 강윤구라는 만만한 이름값 이상의 우려스러움이 깔려 있다.

강윤구는 히어로즈가 장원삼의 대를 잇는 좌완선발로 키우고 있는 미완의 대기다. 제구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볼끝이 좋고 도망가지 않는 배짱마저 갖춘 패기가 뛰어나다. 공교롭게도 강윤구가 자신의 프로 첫승을 거둔 팀이 KIA다. 6월 26일 광주 경기에서 6이닝동안 단 한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선발승(6이닝 무실점 탈삼진 8개, 볼넷 6개)을 거둔 강윤구는 올시즌 KIA전에서 11.2이닝동안 단 한점만 허용했다. 평균자책점이  0.79다. 단순히 좌투수 상대로 약했던 KIA 팀 칼러가 문제가 아닌, 자칫 과거 김원형과 같이 특정투수에게 유독 약했던 전례를 남기지 않으려면 반드시 물리쳐야할 이유가 있는 선수다. 한번 약점을 잡히면 끝없이 시달리는게 KIA의 전통 아닌 전통의 시발점을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강윤구 외에 김영민 투수도 히어로즈에서 눈여겨 보고 있는 선수다.  140km 후반대를 찍는 빠른공은 물론, 바깥쪽 핀포인트를 살짝 걸치는 그의 제구력도 수준급으로 평가하고 싶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이런 선수들은 어떠한 계기가 마련되면 급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구톰슨은 15일(화) 경기 포함, 일요일(20일)과 올시즌 마지막 경기인 25일(광주 히어로즈)경기까지 3경기를 선발로 등판할수 있는데, 개인타이틀인 다승왕은 물론 올시즌 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는 중요한 일전이 모두 그의 차지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로페즈는 로테이션상 이번주 금요일(18일) LG전과 24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등판할것이 확실시돼, 남은 경기에서 이 두명의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올시즌 이후 일본으로 이적을 하더라도, 한국에서 KIA를 1위로 끌어올린 주역이었다는 프리미엄이 계약을 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그들 역시 잘알고 있을것이다.
최근 유독 지는 경기에서 대패를 했던 점을 감안할때 금일 구톰슨의 호투 여부가 팀 투수진들의 자신감 회복에도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된다. 유동훈을 언제까지나 벤치에서 쉬게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터지는 타선, 단지 `타격 싸이클' 때문일까?

최근 KIA 경기를 보면 타선 전체가 그레이트 히터(Great hitter)가 된 느낌이다. 스윙이 전체적으로 크다는 말이다. 특히 선두타자 역할을 해줘야할 이용규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이 고작 .095(21타수 2안타)다. 언제부터인가 타격시 리듬감이 떨어진듯한 느낌이며 컨택트시 손목을 컨트롤하는 모습도 사라져버렸다. 스윙폭이 상당히 커져있는것도 우려스럽다. 심리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시즌중 몇번씩은 찾아오는 사이클중 다운인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그가 살아나야 팀 타선 전체가 활기를 찾는다는 점에서 이용규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상현과 최희섭은 괜찮은 편이다.
비록 최근 홈런포가 주춤하긴 하지만 김상현의 타격감각이 떨어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밥상을 차려줘야할 테이블 세터진들의 부진이 타점을 쓸어담을 기회를 원천봉쇄 당해 도드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최희섭의 타격모습을 유심히 보면 좌완투수를 상대할때와 우완투수를 상대할때의 타격동작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다. 좌투수를 상대로는 태핑(Tapping) 타법(짧은 레그 스텝도 밟지 않고 앞발 뒷꿈치만 들어서 타이밍을 잡는)을 우완투수를 상대로 해서는 오픈스탠스에서 안쪽으로 짧게 스텝을 내딛고 타이밍을 잡는데, 아무래도 자신이 좌타자이기에 타격시 본인의 오른쪽 벽이 허물어지지 않고 보다 안정적인 밸런스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록 글은 이렇게 쓰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토우 탭(Toe Tap) 타법' 즉 앞다리를 자신의 뒷쪽으로 이동시킨 후 바닥을 가볍게 터치를 하며 내딛는 모습도 가끔 연출되는데, 이건 투수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선수 본인의 어떠한 노하우가 담겨있지 않나 싶다.


최근 김상현의 타격을 보고 `약점이 발견됐다' `좌투수가 던지는 바깥쪽 낮은 코스가 약점이다' 라는 말이 들리는데, 올시즌 중반만 해도 그 코스 공은 김상현이 홈런을 생산해내는데 있어 안성맞춤형 자리였다.
글의 주제와는 다소 어긋날수 있지만, 이 지구상에는 약점없는 타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시즌을 풀로 소화해본적이 없는 김상현이 지금쯤 슬럼프가 온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단, 올시즌 김상현이 홈런을 쏘아올리는 과정에서 투수와의 볼카운트 싸움을 하지 않고 3구 이내에 승부를 봤을때 좋은 타구가 나왔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자신이 해결하려는 지나친 의욕이 볼카운트가 불리할때 무리한 스윙으로 연결됐었는데, 불같은 8월을 보냈을때처럼 좋은 공이 오면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을 가져가는게 좋을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장성호 선수에 관한 이야기로 글을 맺을까 한다.
올시즌 좌투수가 선발일 경우, 선발라인업에서 빼버리는 경우가 있던데 정말로 아쉬운 부분이 아닐수 없다.
장성호 정도의 베테랑 타자라면 이혜천이 아닌 이상 얼마든지 좌투수를 상대로 좋은 타구를 생산해낼수 있는 타자다. 그가 선발 라인업에 있는것과 없는 것은 단순히 좌투수,우투수에 따라 제외되기엔 이만한 타자가 국내에 없다. 너무나 데이터에 익숙해진 로보트 야구는 자칫, 선수들의 임기응변 능력과 작은 플레이를 할때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금일 상대투수가 좌완 강윤구 라는 점을 감안할때 그를 라인업에 넣느냐,그렇지 않느냐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8월부터 되살아난 장성호는 9월에만 현재까지 타율 .323 최근 5경기 타율은 .462(13타수 6안타, 홈런 2개) 에 이른다. 최희섭과 김상현에게 의존됐던 기존의 패턴을 잠시 옮겨가도 좋을듯 싶다. 두개의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을때 등장하는 장성호라면 분명 상대투수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올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젠 주사위는 던져졌다. KIA가 2002년-2003년의 아픈 전철을 다시 밟을지, 아니면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 남은 7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는 턱밑까지 쫓아온 SK의 연승은 차치하더라도 선수들 마음가짐에 달렸다. 40km 지점까지 1위로 달리고 있다 막판에 힘이 풀려 선두자리를 빼앗긴다면 8월의 전설이 너무나 아까울 것이다.



두산 베어스 뉴에라 모자 정품은 8월달에 가장 많은 댓글과 추천을 남겨주신 바람나그네 님께 드립니다. 바람나그네님은 모자를 수령하면 댓글로(비밀글 말고) 잘 받았다는 말씀 남겨주세요. 그래야 오해가 없으니까 !!  다음달에는 어떤 제품이 어떤 님께 돌아갈지 기대해 주시길.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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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깜짝 놀랬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아주 이미지 관리 때문에 발악을 하는구나..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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