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리즈가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언론과 또 그것을 그대로 번역해서 싸지르는 국내언론들은 이승엽의 선발출전이 유력하다고 예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시리즈는 올스타전에서 승리한팀이 홈 어드벤티지(1,2,6,7차전)를 갖는 월드시리즈나 정규시즌 1위팀의 한국시리즈와는 다르다.일본은 매년마다 교차 홈 어드벤티지를 갖는다. 요미우리와 세이부가 맞붙었던 작년엔 홈 어드벤티지를 요미우리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엔 퍼시픽리그 팀에서 1,2,6,7차전을 치르기에 퍼시픽리그 룰(지명타자제)에 의한 이승엽의 선발출전이 충분히 예상됐던것.

양쪽 언론들이 모두 낚였다고 할만큼 이승엽의 선발출전은 불발됐지만 어찌됐던 이승엽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리고 가장 절실한 순간에 적시타를 쳐내며 일본시리즈 첫판을 요미우리로 가져오게 했다. 경기전 필자는 이승엽의 선발출전을 예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금일 니혼햄의 1차전 선발투수가 좌완 타케다 마사루였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도 극심할 정도로 `플래툰' 기용을 즐겨하는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플레이 스타일이 일본시리즈라고 바뀔리 만무할것으로 봤다. 역시 생각대로 하라는 이날 1루수에 좌타자 이승엽 대신 키무라 타쿠야를 선발로 내보냈다.


JS 1차전 양팀의 득점상황

요미우리는 올시즌 15승(2패, 평균자책점 2.11)을 거둔 `승률왕' 외국인 투수 딕키 곤잘레스를 그리고 니혼햄은 타케다 마사루(10승 9패, 평균자책점 3.55)를 내세웠다. 선발투수 무게감으로만 놓고 보면 요미우리의 절대적 우세. 당초 대포(요미우리)와 소총(니혼햄)의 싸움이라고 예상했던 이번 시리즈 첫 득점은 홈런으로 나왔다.

요미우리는 2회초 주자없는 2사에서 이날 6번타순에 배치됐던 베테랑 타니 요시토모가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앞서간다. 하지만 니혼햄은 곧바로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올시즌 팀내 최다 홈런(27개)을 기록했던 외국인 타자 터멀 슬래지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하던 균형은 5회초에 깨진다.  타니와 아베의 연속 안타로 맞이한 2사 2,3루 찬스에서 1번타자 사카모토 하야토가 타케다의 인코스 낮은 체인지업을 그대로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직접 맞추는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단숨에 3-1로 점수차를 벌린다.

반격에 나선 니혼햄은 작년시즌까지 요미우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니오카 토모히로의 적시타로 한점차로 추격했다. 7회초 요미우리는 다시 타니와 아베의 안타로 만든 1사 2,3루 찬스에서 9번타자 후루키 시게유키 대신 이승엽을 대타로 내세운다.

이승엽은 니혼햄의 우완 사이드암 에지리 산타로의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을 깨끗한 중전안타로 연결하며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린다. 2타점도 가능한 안타였지만 2루주자 아베의 느린 걸음이 1타점에 그치게 했던 것. 4-2 요미우리 리드.

이후 양팀은 불꽃튀는 불펜싸움으로 추격자와 동여매는자의 싸움을 시작한다. 요미우리가 자랑하는 불펜 투수들인 야마구치 테츠야와 오치 다이스케는 8회까지 리드하는 상황에서 9회말 마크 크룬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하지만 언제나 땅바닥에 패대기 치는 그의 포크볼은 니혼햄 타자들에겐 통하지 않았다. 크룬은 선두타자로 나온 타나카 켄스케를 번트안타로 출루시킨 후 모리모토 히쵸리와 이나바 아츠노리를 잡고 2사까지 만들었지만 4번타자 타카하시 신지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4-3 한점차까지 추격권에 놓이게 했다. 이어 크룬은 슬래지에게 볼넷까지 허용하며 자칫 장타한방이면 역전패를 할수도 있는 상황까지 내몰리지만 이날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6번타자 코야도 에이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두개의 손가락을 하늘로 치켜 들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크룬의 마무리는 사람의 심장을 오그라들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 순간이기도 했다.



7회초 이승엽 대타 상황, 해설 특별게스트 노무라 카츠야(라쿠텐 감독)의 한마디

이날 요미우리는 9번타순에 2루수 후루키를 기용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후루키는 `후루쿠' 장타를 전혀 기대할수 없는 선수다. 7회초 1사 2,3루 찬스가 이날 경기의 승부처라고 본 하라 감독은 후루키를 대신해 이승엽을 대타로 기용했다.

마운드에는 작년까지 요미우리에서 뛰었던 좌투수 하야시 마사노리. 하지만 하라는 상대 투수가 좌투수라는 점을 감안해 `떡대만 보면 홈런타자'인 우타자 오미치 노리요시를 생각하고 있는듯 했다. 그순간 니혼햄의 나시다 마사타카 감독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에지리 산타로를 올렸고 상대투수가 우투수라는 것을 알아차린 하라는 오미치 대신에 이승엽을 대타로 내보냈다.

이승엽은 에지리의 3루째 빠른공을 완벽한 배팅 밸런스를 보여주며 중전적시타를 터뜨렸다. 적시타를 친 이승엽은 오른손을 번쩍 들며 1루로 향했고 그 모습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수 있었던 대목.(필자는 그순간 마음이 찡했다) 이승엽은 두번째 타석에서는 비록 3루수 글러브에 들어가는 타구를 보내긴 했지만 그 타구도 상당히 잘 맞은 타구였다.

올시즌 한참 좋았을때처럼 하이 니 리프트(high knee lift)의 스트라이드 시발점이 아닌, 그보다 좀 더 낮은 니 리프트로 앞다리 이동을 간소화 했고 컨택트 지점에서도 스테이 백 상태를 유지하는 멋진 타격폼이었다는 점이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덧붙여 이날 일본시리즈 1차전은 아주 낯익은 목소리의 특별 게스트를 만날수 있었다.(NHK 방송) 바로 니혼햄과의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제2스테이지에서 완패를 당하며 일본시리즈 진출권을 니혼햄에게 내준 라쿠텐 골든 이글스 감독인 노무라였다. 올시즌을 끝으로 라쿠텐 유니폼을 벗게된 노무라 감독은 이날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의미있는 한마디를 했는데, 니혼햄은 이승엽을 정면승부로 선택하지 말고 다음타자 사카모토와 승부하는게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비쳤다.

당시 1루가 비어있는 상황이었기에 유인구로 이승엽을 꼬시면서 볼넷으로 내보내도 좋다는 식으로 투구하는게 더 좋을것 같다는 뉘앙스였다. 사카모토는 이날 2타점 2루타를 친 올시즌 3할 타자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밖에서 보는 이승엽의 존재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한 타자같다. 일본야구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노무라 감독은 지금 이승엽의 타격상태(연습타격을 지켜봤으리라)와 컨디션을 알고 있는듯 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이승엽은 이날 게스트 해설을 맡았던 노무라 감독의 예상대로 정면승부를 택한 니혼햄을 보기좋게 넉다운 시켰다.

이날 최종 스코어가 막판 니혼햄이 한점차까지 쫓아온 상황이었기에 7회초 이승엽의 1타점 적시타가 결국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 다르빗슈 유의 부재가 이번 시리즈에서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까?

요미우리보다 더 많은 안타를 치고도 패한 니혼햄 파이터스

이날 니혼햄 타선의 구멍은 9번타순에 배치됐던 카네코 마코토였다. 카네코는 비록 9번을 치지만 일본내에서는 `공포의 9번타자'라고 불릴만큼 정교한 타격능력을 보유한 선수다. 올시즌 성적도 타율 .304로 리그 9위다. 카네코의 활약은 니혼햄의 1번타자 타나카 켄스케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그만큼 중요했던 것.

하지만 1차전에서 카네코는 단 한번의 출루도 기록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삼진을 무려 3개(4타수 3삼진)나 당하며 홀로 분전한 타나카를 머슥하게 했다. 번번히 찬스때마다 팀 공격의 흐름을 끊어 먹은것이 이날 니혼햄이 패한 원인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싶다.

1차전에서 니혼햄은 12안타(3볼넷)를 기록한 반면 요미우리는 8안타에 그쳤다. 많은 출루를 하고도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집중력싸움에서 졌다기 보다는 카네코의 부진, 그리고 상대적으로 빈약한 불펜진도 우려속 현실이 되고 말았다.

요미우리 선발투수 딕키 곤잘레스는 5.1이닝동안 9피안타(홈런포함, 2자책점)를 허용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지만 안타의 대부분을 산발로 처리하며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고 반면 니혼햄 선발투수  타케다 마사루는 6이닝동안 5피안타(홈런포함,3자책점)만을 허용하며 분전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니혼햄 입장에서는 에이스 다르빗슈 유의 부재가 앞으로의 경기에서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걱정거리다. 최소 2경기정도는 책임져 줄 극강의 에이스가 빠진 니혼햄은 어쩌면 이번 시리즈가 조기에 마감될수도 있을거란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이번 일본시리즈는 선발 예고제가 아니기에 2차전 선발투수는 아직 내정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요미우리는 좌완 우츠미 테츠야(9승 11패, 평균자책점 2.96) 또는 토노 슌(8승 8패, 평균자책점 3.17) 중 한명이 나올것으로 보이며 니혼햄은 좌완 야기 토모야(9승 3패, 평균자책점 2.88) 또는 브라이언 스위니(5승 8패 평균자책점 5.32)를 예상한다. 좌투수 야기가 선발로 등판하면 이승엽의 선발출전은 힘들것으로 보이며(하라 감독의 스타일상) 스위니일 경우 금일 좋은 타격컨디션을 보여준 이승엽의 선발출전을 기대할수 있다.


사진/ 요미우리 자이언츠 & 니혼햄 파이터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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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깜짝 놀랬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아주 이미지 관리 때문에 발악을 하는구나..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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