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한일 클럽 챔피언쉽' 경기에서 4-9로 역전패 했다.
경기전 KIA 불펜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고, 요미우리는 7회에만 타자일순 하며 대거 7점을 뽑아 사실상 이날 승부를 마감했다.

선취점은 KIA가 먼저 올렸다. KIA는 1회말 공격에서 이날 톱타자로 출전한 이종범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도루 성공과 나지완의 중전적시타로 앞서나간다. KIA는 양현종의 눈부신 호투를 등에 업고 5회말 공격에서도 1사후 3타자 연속 안타에 이어 또다시 나지완의 2타점 적시타로 순식간에 3-0 리드. 어쩌면 이번 한일 클럽 챔피언쉽 경기를 이길수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하지만 KIA의 리드는 이것이 전부였고, 요미우리는 마치 양현종이 물러나기만을 기다렸다는듯 집중력 있는 공격력으로 KIA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6회초 요미우리는 2사후 `미스터 풀스윙'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양현종의 초구를 통타. 그대로 백스크린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팀 공격에 불을 지폈다. 요미우리는 7회초 공격에서도 무사 1,2루 찬스에서 아베 신노스케가 바뀐 투수 곽정철의 2구째 몸쪽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월 쓰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4-3 역전에 성공한다. 이어 이승엽의 2루타를 시작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은 요미우리는 4번타자 알렉스 라미레즈의 2타점 적시타까지 이어 터지며 6-3까지 스코어를 벌렸고 카메이 요시유키,쿠도 타카히토까지 적시타 대열에 합류, 7회에만 대거 7득점을 쓸어담았다. 요미우리는 9회초 마지막 공격 1사 1,2루에서 카메이의 1타점 적시타로 이날 최종점수인 9득점을 획득했고 KIA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이현곤이 센터 펜스상단을 직접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경기를 뒤집이엔 역부족이었다.



양현종의 빛나는 호투, 그러나 다음 투수는 없었다.

올해부터 신설된 한일 클럽 챔피언쉽 경기는 단판승부다. 그렇기에 팀의 원투펀치를 한경기에 총동원할수있는 잇점이 있다. 이러한 투수운영이 가능해지면 양팀 모두 좀처럼 득점을 올리기가 힘든 경기양상이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KIA는 선발 양현종을 뒷받침 해줄 투수가 없었다. 요미우리가 딕키 곤잘레스-우츠미 테츠야-노마구치 타카히코-위르핀 오비스포로 이어지는 철벽 마운드를 구축한 반면 KIA는 선발 양현종부터 마무리 유동훈까지 가는 과정에서의 투수가 절대부족이었다. 설사로 인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던 곽정철은 한국시리즈때와 비교해 확실히 정상적인 구위가 아니었고, 손영민 역시 본인의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경험이 일천한 정용운이 마운드에 오른 경기라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투수운영이었다.

하지만 비록 경기는 졌지만 KIA는 양현종이란 좌완 투수의 호투에 그 미래를 봤다는 점에서 얻은 소득이 많은 경기였다. KIA의 4선발 투수인 양현종은 6회 오가사와라에게 홈런을 허용하기 전까지 눈부신 호투를 보여줬다. 최고 140km 후반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요미우리가 자랑하는 강타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는데 특히 오가사와라를 2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빠른 공으로 위닝샷을 설정한 양현종의 볼배합은, 한방 능력이 없는 마츠모토나 후루키를 상대로 해서는 변화구를, 오가사와라,아베,라미레즈,카메이를 상대로해서는 빠른공으로 윽박지르는 의외의 볼배합을 선보이며 전통적으로 좌완투수에 약한 요미우리 타자들을 더욱 더 힘들게 했다.
아쉬웠던 점은 KIA의 1,2,3 선발 투수들인 아퀼리노 로페즈,릭 구톰슨, 윤석민 중 한명이라도 엔트리에 포함돼 있었더라면 어떠한 경기결과가 나왔을까 하는 점이다. 비록 요미우리가 이날 경기에서 타카하시 히사노리,토노 슌,세스 그레이싱어를 제외한 투수운영을 했다지만 KIA 역시 선발 3인방과 1번타자, 그리고 주전포수가 없는 가운데서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것 다 필요없이 KIA와 요미우리의 경기력 차이는 딱 이것으로 모든걸 대변해줬다고 본다.



KIA 패배의 원인

5회까지의 경기내용만 놓고 보면 KIA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양현종의 빠른 속구에 맥을 추지 못한 요미우리 타선은 6회초 오가사와라가 그 정적을 깨는 홈런포를 쏘아올렸고 조범현 감독은 기다렸다는듯이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대목에서 조범현 감독의 투수운영은 상당히 아쉬웠다.

어차피 KIA는 양현종이 물러나면 대체할수 있는 투수가 없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때까지 호투를 보여줬던 양현종을 홈런 하나때문에 교체를 했다는 것은 뒤를 생각하지 않는 투수운영이다.
개인적으로 양현종이 물러났을때 차라리 유동훈을 한타임 빨리 투입하는게 더 옳은 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정석적인 경기운영, 즉 유동훈은 마무리투수니까 경기막판 마운드에 올려야 한다는 일률적인 선수기용이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었다는 뜻이다. 이부분은 경기 결과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조범현 감독이 승부사라면 여타의 투수상태를 감안했을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융통성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KIA가 양현종을 뒷받침해줄 투수가 부족해 패한 경기는 맞지만, 그래도 요미우리 강타선은 명불허전 그 자체였다.

특히 7회초 역전 쓰리런 홈런을 쏘아올린 아베의 타격은 전율이 일어날만큼 훌륭한 타격솜씨를 보여줬다고 본다. 비록 곽정철의 공이 평소만큼의 구위는 아니었다지만 인코스 공을 어떻게 공략해야 장타를 쳐낼수 있다는걸 보여준 멋진 스윙이었던 것. 배트 노브부분을 최대한 길게 끌고 나오는것도 그랬고, 뒤 팔꿈치가 옆구리에서 이탈되지 않고 미트지점까지 이어졌다는 점, 그렇기에 당연히 앞어깨가 열리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가져간게 멋진 홈런포로 돌아왔다.

인코스 공을 공략할때 게스히팅 즉 노려치는 공이라면 스트라이드시 앞발을 미리 오픈으로 열어놓고 때리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날 아베는 평소의 앞발 내딛기의 보폭 그대로에서 홈런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더욱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실상 아베의 쓰리런 홈런이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한방이었고 KIA의 상승세도 이 홈런 한방으로 종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양팀의 `30홈런 타자 대결' 요미우리의 압승


이날 요미우리는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됐던 오가사와라-라미레즈-카메이가 모두 타점을 올렸다. 덧붙여 다른팀에 가면 충분히 4번을 칠수 있는 아베마저 홈런포를 터뜨렸다.
팀 공격의 정적을 깨는 오가사와라 홈런도 터져야할 타이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수 있고 아베 역시 기회가 오면 자신이 해결하는 평소의 타격습성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KIA는 올시즌 한국야구를 호령했던 최희섭과 김상현의 쌍포가 나란히 침묵했다. 물론 최희섭은 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질때 지더라도 이들의 홈런포를 기대했던 팬들의 마음을 생각할때 실망스러운 타격내용이었다.특히 김상현은 요미우리 투수들을 상대로 해 바깥쪽 공을 무리하게 잡아당겨 내야땅볼을 만들며 허무하게 득점찬스를 날려버렸는데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스윙으로는 절대로 좋은 타구를 보낼수 없다는걸 깨우쳐준 일전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8번 1루수로 선발출전한 이승엽은 3회초와 7회초에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아직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3회초 양현종으로부터 뽑아낸 2루타는 20cm 정도만 더 앞쪽에서 포인트가 이뤄졌다면 우중간 홈런으로까지 연결될수 있었던 타구였을만큼 좋은 타격감각을 보여줬다.


하라 타츠노리 이젠 일본 제1의 명장?

경기내용과는 상관없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올시즌 하라는 4개의 타이틀을 모두 따냈다.
3월에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우승감독, 요미우리를 3년연속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그 여세를 몰아 니혼햄 파이터스를 물리치고 7년만에 일본시리즈 패권까지 되찾았다. 여기에 한일 클럽 챔피언쉽 경기까지 쓸어담으며 감독 이름에 하라로 표시된 올시즌 경기를 모두 품에 안았다.

WBC때는 선수선발 문제로 인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우승의 결과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고 주니치 드래곤스를 무려 11경기차이로 따돌리며 리그 우승을 일궜다. 일전에도 이야기한적 있지만 돈으로 야구를 한다는 그동안의 요미우리를 야마구치 테츠야,마츠모토 테츠야,위르핀 오비스포를 키워내 주전으로 사용한 것도 하라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에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이끌고도 이듬해 리그 3위를 기록하며 호리우치에게 감독직을 빼앗겼던 하라는 다시 지휘봉을 잡은 2006년 4위를 끝으로 올시즌까지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라는 노무라 카츠야 전 라쿠텐 감독의 독설도, 불같은 성격의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신문 회장의 압박감도 먼나라 이야기로 날려버릴만큼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한 2009 한해였다.

 

덧) 야구가 모두 끝났습니다. 그동안 경기리뷰 글때문에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쓰지 못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시원섭섭 합니다.
저에겐 1년중 가장 슬픈날은 오늘이 아닌것 같습니다. 올 겨울에는 `타격이론서' 와 관련된 책을 발간할 목적으로 글쓰기 작업을 오프시즌동안 활발히 할 생각입니다. 언제쯤 국내최초가 될 이 책이 생산될지 모르지만 도전이라고 생각하니 커다란 산 하나가 눈앞에 있는 느낌이네요. 그래도 행복합니다. 야구니까요.


사진/ 일본 스포츠전문 웹진 산스포닷컴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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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깜짝 놀랬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아주 이미지 관리 때문에 발악을 하는구나..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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