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택트(Contact) 지점에서 상체가 뒤로 젖혀져 있는 페타지니의 타격자세는 체중이 앞으로 쏠리지 않음은 물론 강력한 몸통회전력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타격매커니즘을 지닌 타자다. (이 사진은 컨택트 이후 마무리 과정이라 사진 설명과는 다르다)
LG 트윈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준 4번타자는 누구였을까.
이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올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올시즌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보여준 폭발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페타지니는 한팀의 4번타자로서가 아닌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타이론 우즈와 펠릭스 호세가 보여준 압도적 수준의 기량, 그리고 알렉스 카브레라(현 오릭스)이후 대가 끊긴 슬러거 계보를 잇는 진정한 파워히터였다. 물론 클리프 브룸바(전 히어로즈)나 래리 서튼(전KIA)이 그 중간의 흐름에서 무서운 포스를 보여줬지만 전통적으로 4번타자 부재에 시달렸던 LG 팀의 현실을 감안해볼때 앞으로 페타지니와 같은 타자를 다시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현재까지 알려진 페타지니에 대한 LG 구단측의 입장은 12월 31일까지 지켜보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것으로 전해진다.
신임 박종훈 감독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두가지 안을 가지고 있는데, 외국인 선수 두명을 모두 투수로 영입하는 것과 이것이 불발될시 투수 한명과 페타지니를 다시 안고 가겠다는 것.
LG는 15승이 가능한 투수 두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시즌 우승을 차지한 KIA의 전례에서도 나타났듯이 실력만 있다면 외국인 투수 2명으로 가는것이 한시즌을 보다 수월하게 치를수 있는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전제를 먼저 생각하기 이전에 LG가 처해 있는 현실을 먼저 더듬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박종훈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15승 투수 2명 영입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올시즌 최다승을 기록한 투수의 승수는 14승(조정훈,로페즈,윤성환)이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이닝이터의 부재속에 이젠 투수가 15승 이상을 올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한국리그가 아니다. 물론 15승을 올릴정도의 출중한 기량을 보유한 외국인 투수를 원한다는 것쯤으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의 기량이 이정도의 기대치를 모두 충족시키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설사 스카우터가 마음에 드는 외국인 투수를 발견하더라도 내년시즌 투수보강에 열중하고 있는 한화를 위시한 나머지 팀들이 가만히 있을리도 없다. 아주 적은 확률싸움이란 뜻이다.
▶ 지난 4월 10일 두산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렸던 페타지니
물론 LG는 봉중근을 제외하면 확실히 한경기를 믿고 맡길 선발투수가 부족한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년시즌 페타지니를 대체할만한 4번타자감도 없는게 현실이다.
봉중근,외국인 투수의 원투 펀치에 심수창,최원호 그리고 내년시즌 부상에서 돌아올 박명환과 강철민 덧붙여 이형종까지도 선발요원으로 쓸수가 있다.
일부에서는 KIA의 로페즈와 구톰슨의 예를 들며 올시즌 우승의 절대적인 힘이 외국인 투수 2명에 있었다며 투수로만 2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자는 반응이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투수놀음 이기전에 `투타밸런스'가 우선이다. 그리고 KIA의 우승에는 외국인 투수들의 힘도 컸지만 최희섭과 김상현의 타격 뒷받침도 무시할수 없는 요소였다. 아무리 잘던져도 타격이 터지지 않으면 투수의 승리는 보장될수 없는 일이다. 올시즌 봉중근이 이 사례의 대표적인 선수라고 할수 있다. 선발투수가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5이닝을 던져야하고 팀이 리드를 하고 있어야 한다.
페타지니 없는 LG 타선이라면 그 어떤 투수가 오더라도 자신의 기량만큼의 승수를 올린다는게 힘든 일이다.
4번타자의 시너지 효과는 비단, 선수 한명의 독보적인 능력치 그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잘 던지던 투수도 강력한 타자 한명에 의해 경기를 그르치기도 하고 피해가는 투구로 인해 투구수 증가및 다음타자까지 영향을 미친다.
필자가 올시즌 일본시리즈 전경기를 통해서 느낀것이 하나 있는데 퍼시픽리그 우승팀 니혼햄이 요미우리에게 패권을 헌납한것은 다른곳에 있지 않았다. 투수가 요미우리의 중심타선과 힘들게 승부를 펼치면 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가사와라와 라미레즈를 상대로 피해가는듯한 피칭을 하던 니혼햄의 선발투수들(타케다 마사루,이토카즈 케이사쿠,후지이 슈고,야기 토모야)들은 정규시즌때만큼의 피칭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이들을 피해가다가 후속타자들인 카메이 요시유키와 아베 신노스케에게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다. 카메이와 아베가 요미우리 우승의 절대적인 힘이었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것도 오가사와라와 라미레즈의 보이지 않은 힘도 매우 컸다.
물론 요미우리 타선을 LG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어찌됐던 중심타선이 강한 팀은 팀 타선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상대투수들의 제기량 펼침의 싹을 도려내는 훌륭한 방법론이란걸 증명했다. 4번타자의 중압감이란게 이런것이다. 얼마만큼 제기량을 회복하고 복귀할지는 모르지만 이병규의 합류 그리고 기존의 이진영에 페타지니만 중심을 잡아준다면 타팀과 비교해서 떨어질것이 없다고 본다. 여기에다 올시즌 타율 1위 박용택과 정성훈이라는 훌륭한 3루수도 보유하고 있는게 LG다.
▶ 한때 일본최고의 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도 활약했던 페타지니. 하지만 내년시즌 일본진출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그럼 페타니지를 버리면 그를 대체할만한 선수가 있느냐 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다.
LG가 기대를 걸고 있는 박병호는 아직 미완의 대기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엔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다. 물론 언젠가는 그 가능성이 만개하는 날이 오겠지만 당장 박병호를 페타지니의 대체선수로 무작정 기용한다는 것도 도박 이상의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최동수 역시 클러치 능력은 있지만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40살이다. 박병호는 최동수 뒤에서 그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하고 최동수는 4번타자감으로서는 부족하다. 결론은 페타지니 밖에 없다는 소리다. 내년시즌 당장 정규시즌 1위를 노리지 않는 LG 입장에서는 훗날 기대를 걸고 있는 박병호를 위해서라도 페타지니의 존재유무는 팀의 체질개선 그리고 박병호의 기량발전에 크나큰 도움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페타지니는 일본진출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페타지니의 일본진출은 지금 일본의 12개팀의 상황을 놓고 보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최근 오릭스가 거포 터피 로즈를 방출했지만 이팀에는 1루수 알렉스 카브레라가 버티고 있어 페타지니가 들어갈 곳이 없다. 또한 니혼햄의 터멀 슬래지가 요코하마로 이적했지만 니혼햄 구단은 가능성 있는 젊은 거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센트럴리그 팀들도 마찬가지다. 한신은 그동안 부상등으로 인해 부진했던 아라이 타카히로가 내년부터는 1루수로 들어갈듯 보이고 요미우리(해당사항없음)는 말이 필요없고 히로시마에는 쿠리하라 켄타가 버티고 있다. 페타지니의 나이를 감안하면 팀 체질 개선을 준비중인 올시즌 B클래스팀들이 그를 데려갈 이유가 없는게 현실이다. 덧붙여 작년시즌 계약문제로 일본을 떠났던 타이론 우즈는 작년보다 몸값을 낮춰(2억엔 수준) 일본내 구단의 오퍼를 기다리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페타지니 역시 LG를 제외하면 일본내 타팀으로의 이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LG가 박종훈 감독의 의도대로 수준급 외국인 투수 2명을 영입할수도 있다.
하지만 LG 트윈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국인 타자" 라고 평가하고 싶은 페타지니를 버린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페타지니의 타격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동안 NPB나 MLB선수들을 언급할때 부러워 했던 "Back leg hitter"의 표본을 올시즌 페타지니를 통해 대리만족을 했기 때문이다. 과연 LG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사진/ LG 트윈스 & 요미우리 자이언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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