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고등학생이었던 1991년. 당시 제1회 한일슈퍼게임에서 느꼈던 일본야구에 대한 공포감은 실로 대단했다. 당시 일본은 팀창단 40년 이상인 팀들이 대부분이었고 한국은 프로나이가 고작 10년. 야구역사만큼이나 일본올스타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입이 벌어지지 않을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의 교집합이었다.

그때는 일본이나 미국 야구를 실제로 본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던 시절이었다. 그저 시즌이 끝나면 스포츠뉴스 시간에 올해 일본에서는 어느팀이 우승을 했고,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느팀이 차지했다 라는 짧막한 멘트뿐.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유명한 선수들의 이름정도 외에는 정보가 부족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당시 일본올스타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로 대단한 멤버들이 참가했구나. 라고 느낀다.

총 6차전으로 치뤄진 당시 대회에서 정확히 몇차전인지는 기억이 희미하지만(헷갈리지만) 일본대표팀의 중심타선에 배치된 아키야마 코지(당시 세이부, 현 소프트뱅크 감독)와 오치아이 히로미츠(당시 주니치, 현 주니치 감독)가 한국의 조규제(쌍방울. 제구력이 일품인 좌완)를 상대로 랑데뷰 홈런포, 역시 몇차전인지는 모르겠지만 LG 김용수의 슬라이더를 홈런으로 연결했던 노무라 켄지로(현 히로시마 감독)가 특히 무서웠다.

물론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일본투수들의 포크볼에 대응책을 찾지 못하며 우리타자들이 헛방망이를 돌려대던 것도 기억에 남지만, 구종이란 것은 돌고 돈다고 봤기에 공포감까지는 들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해 센트럴리그 홈런왕(37개)을 차지했던 오치아이와 9년연속 30홈런을 향해 질주중이었던 아키야마는 대단한함을 넘어선 타자라는 인식이 강했고 그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노무라에게 허용한 홈런이었다.

당시 노무라는 유격수로 출전한걸로 기억하는데 이선수는 장타력보다는 빠른발이 더 유명했던 선수라 " 아~ 일본은 발빠른 선수도 홈런을 치는구나" 라고 느낄 만큼 무언의 공포감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야구에서 발이 빠르다고 유명했던 선수들은 장타력보다는 정교함과 도루에 치우쳤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원래 유격수는 타격보다는 수비잘하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한다는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그로부터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가까워진 지금, 당시 일본올스타로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각팀의 감독및 코치를 맡고 있고(현 오릭스 감독인 오카다 아키노부도 참가했던걸로 기억) 그때 한국올스타로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 역시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있듯 결국 지금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역선수들은, 그당시 현역으로 뛰었던 선수들에게 야구를 지도받고 있는셈이다.

당시 대회가 끝나고 국내 모 방송국에서는 특집프로그램을 내보낸적이 있는데 우리가 일본야구를 따라잡으려면 30년 후쯤에나 가능한 일이다 라고 했던 모 해설위원의 멘트가 기억난다. 지금도 전체적인 리그수준은 분명 일본이 앞서고 있는게 사실이기에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 해설위원이 언급했던 "향후 30년"(이치로 발언이 아님)에 이제 10년쯤 남겨둔 지금, 얼추 2020년쯤이 됐을때는 정말로 비슷한 수준이 될지도 모를일이다.

서론이 길었다. 도대체 1991년 한일슈퍼게임과 김현수(두산)는 무슨 관계가 있길래 지나간 추억을 끄집어 내는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것이다. 한일슈퍼게임은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치뤄지다가 지금은 사라졌다. 대신 최근 크고 작은 국제대회를 통해 한일 대표선수들의 실력차이는 확인할수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 자국리그 출신인 노모 히데오를 더 큰물로 내보내며 일본과 메이저리그의 수준을 간접 체험했고 2000년대 초반에는 타자로써는 최초로 스즈키 이치로가 빅리그에 도전장을 던져 성공했다.(1964년 무라카미 마사노리가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진출)

본문에서 언급했다시피, 한국과 일본 야구수준의 차이가 10년이라고 놓고 보면 2010년대에 들어선 지금, 이제 우리도 국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중 한명 정도는 빅리그 진출을 꿈꿔볼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타자로는 2001년 이치로가 그러했듯 10년이 지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 앞으로 김현수 정도라면 미국땅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여기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올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훗날 김현수가 미국으로 가는데 있어 얼마만큼 준비가 되어 있을지,그리고 지금의 모습들이 향후 어디까지 발전가능 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김현수의 미국진출은 전혀 가능성 없는 예상 또는 희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김현수의 나이다.
김현수 타격에 관한 글 보러가기   →→ http://hitting.kr/515

이치로는 만28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그는 일본에서 활약했던 9년동안 풀타임으로 나선 7시즌 모두 타율 1위와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했는데, 그정도 수준이라면 충분히 미국진출을 노려볼만했던 타자였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해야할 부분은 일본에서의 이치로와 미국에서의 이치로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타자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타격시 타이밍을 잡는 시발점에서의 앞다리 이동, 준비스탠스에서의 보폭,파워포지션에서 컨택트지점까지 배트의 이동경로, 등이 일본에서와는 전혀 다른 똑딱이 타자가 되어 있었다.

일본에서 7년연속 5할대의 장타율을 보여줬던 이치로의 변화는 살아남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 실제로 2001년 시범경기에서 이치로는 지금의 타격폼이 아닌 일본에서 뛸때의 타격자세로 미국투수들의 공을 상대해봤고, 안통할것 같자 일본시절 틈틈히 연습했던 지금의 타격스타일로 첫 정규시즌을 치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올해 김현수의 나이가 만22살이다. 그동안 김현수는 큰틀에서 보자면 두번의 변화를 거쳤다. 하나는 장타력보다는 정교함으로 인정받았던 2008년과 장타력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타자로 변모했던 지난해의 모습이다. 여기에다가 올해는 팀의 4번타순까지 맡게되는 또한번의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김현수가 두번의 타격성향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기존의 것은 유지하되, +@를 노리는 스타일"을 가장 매끄럽게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존의 것이란 타격의 "Just meet 능력"이다. 여기에다 한가지를 더 첨가하자면 다양함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히팅포인트(Hitting point)"는 배트와 공이 만나는 접점부분의 지점을 일컫는다. 하지만 Just meet는 히팅포인트보다 더 상향된 능력(히팅포인트가 좋다 라는 표현보다 더)을 표현할 주로 사용하는데 그냥 정확한 타이밍에서 타격이 이뤄졌을때는 컨택트(Contact) 능력이 뛰어나다고 표현하지만 김현수와 같은 타격은 저스트 미트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코스와 구종, 더불어 포인트지점이 어긋났을때 그걸 자기 스스로 이겨내는 능력이 국내 최고수준  이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다른 타자와 다르면서도 동시에 무서운게 바로 이점이다. 작년에 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 김현수 타격분석 시간때도 언급한적이 있지만 2할 9푼 타자와 3할 타자가 다르고 3할 타자와 3할3푼 타자는 또다르며 3할3푼 타자와 3할 5푼 타자는 그 레벨의 차이가 또 달라진다. 20살,21살에 이미 3할 5푼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던 김현수의 발전이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는 상상하기가 힘들정도다. 앞으로 이러한 모습을 좀 더 유지해 준다면 한국에서 뛸 이유는 없다. 동기부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공에 반응하는 첫시발점과 지금도 성장중인 신체능력에 있다.  
 에 관한 김현수 타격분석 보러가기   →→ http://hitting.kr/662

김현수는 여타의 타자들보다 투수의 피칭에 따라 처음 몸이 반응하는 시간이 무척 빠른 타자다. 그렇기에 처음 공을 바라보던 시선과 이후 스트라이드 착지점에서 공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타의 타자들에 비해 보다 안정적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hand-eye coordination 능력이 뛰어날수 밖에 없다. 핸드 아이 코워드네이션이란 배트를 쥐고 있는 손과 투수의 손에서 떠난 공을 바라보는 시각적인 일치감을 뜻한다. 타격은 처음 준비자세에서 배트가 공을 만나기까지 많은 변화를 일으키는 운동중 하나로(스트라이드,체중이동,팔꿈치이동 등등) 그 과정에서 움직이는 공을 바라보고 가격해야하는 손과 눈이 불일치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것은 선구안과는 다른 개념이다.(일전에도 언급한적이 있지만 선구안이란 것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추상적인 면이 많다)

김현수는 타격시 앞다리를 짧게 대각선 리프팅(Liftting=다리를 들어올리는)을 하는데 Lift라고 하지 않고 ing를 첨가한것은 여타의 타자들처럼 들었던 다리를 톱지점에서 멈추는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이어가면서 내딛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을 하는것이다.

국내 나지완(KIA)이나 일본의 홈런타자 나카무라 타케야(세이부)와 같은 타자들의 타격동작을 유심히 보면 타격시 들었던 다리가 최고점(Top지점)에 왔을때는 투수의 피칭모션에 따라 순간적으로 멈칫(들었던 앞다리의 무릎이 최고점에 이르면 잠시 멈추는 경우가 흔함)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투수들마다 피칭모습이 다르기에 그지점에서 타이밍을 잡아가며 대응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투수유형 혹은 속구와 변화구에 따라 톱지점에서 멈추는 시간적 여유를 길게 혹은 짧게 가져가기도 한다. 하지만 김현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냥 물흐르듯이 들었던 앞다리를 이동해 내딛는데 위에서 말한대로 그만큼 핸드-아이 코워드네이션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능력이 돋보이는 타자들은 여타의 타자들에 비해 특정코스와 특정구종에 약할 확률이 적고 독특한 투구폼이나 처음 상대해본 투수와의 싸움에서도 더 뛰어난 능력치를 보여주는 타자들이 많다.(일본의 아오키 노리치카나 미국의 조 마우어와 같은) 김현수의 이러한 타격매커니즘을 감안하면 왜 국내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7개구단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당장 외국으로 쫓아내야 한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적이 있지만 김현수는 아직도 키가 성장중이라고 한다. 지금 키가 191cm다.
남자는 20대 중반까지도 키가 자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남자의 일생에서 가장 파워가 정점이라는 나이대인 20대 중후반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3년정도의 시간이 흐른다면 국내리그에서 어떤 타자가 되어 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시기가 오면 이제 한국에서 뛰다(일본이 아닌) 빅리그로 진출하는 최초의 타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위대한 타자 김현수가 지녀야할 목표였으면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아직 김현수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


사진/ 두산 베어스& 스포츠호치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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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깜짝 놀랬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아주 이미지 관리 때문에 발악을 하는구나..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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