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클리블랜드)가 17일 애리조나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스시코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올해 공식경기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상대투수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2년 연속 수상한 팀 린스컴으로 아웃코스 낮은 패스트볼을 밀어쳐서 넘긴 홈런이다.
시즌을 앞두고 컨디션 점검을 해야할 시범경기였기에 홈런에 대한 특별한 값어치는 부여하기 힘든건 사실이다. 하지만 추신수에게 홈런을 허용한 상대투수가 리그 최고 투수중 한명이란 사실만 보더라도 그냥 간과할수만은 없는 일이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국내 모 언론을 통해 `추신수 타격폼 수정' 이란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현지 경기를 볼수가 없기에 그동안 궁금증으로만 간직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추신수 타격을 볼수 있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하루였다. 지난해 추신수는 매우 창의적이고 독특한 타격스타일로 미국야구에 완전히 녹아내리는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그의 실력수준을 논할때 필요한 기록은 차치하더라도, 추신수가 지닌 타격스타일은 이제 돈으로도 살수 없는 경험까지 몸으로 흡수하며 시즌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쌓았던 경험에서 올해 +@가 되는 부분, 역시 올시즌이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글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
추신수를 `탈아시아 타격자세'라고 언론에서 최초로 언급했던 사람은 전 스포츠서울닷컴 기자였던 박x환씨다. 2008년 가을쯤 기사로 발행된 글의 제목이다. 만나보지를 못해 추신수의 어떠한 면을 보고 탈아시아급 타격자세라고 했는지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알수 없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제목이 의미하는것과 당시 기사에서 느꼈던 것과는 배치되는 부분도 있는것 같다. 사실 추신수와 같은 타격자세를 지녔던 선수는 1980년대에 이미 국내프로야구 선수중에도 있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김용철 선수다.
김용철은 당시까지만 해도 보기 드문, 브로드 스탠스(Brod Stance)유형의 준비자세에서 스트라이드 없이 몸의 회전력을 극대화한 타격스타일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타자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할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지도자들의 거의 대부분은 일본식 야구를 배웠던 사람들이 주류였다. 당연히 야구기술론이 일본야구를 닮을수 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보면 당시 김용철은 매우 특이한 유형의 선수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지금은 일본야구도 많이 변하긴 했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어떠한 타격스타일을 지녔던 간에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탈아시아급 선수라고 본다.
그리고 추신수는 이러한 찬사를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난해 추신수는 `3할, 20홈런-20도루'의 성적을 남기며 첫 풀타임 빅리거로서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 이러한 성적을 남기다보니 올시즌 역시 그 기대치가 더욱 상승했는데, 이번 Batting Theory 147번째 시간은 추신수의 타격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 지난해 추신수의 타격(위)과 어제(17일) 린스컴으로부터 홈런을 쳐낼때의 타격장면
위쪽에 있는 영상은 추신수가 지난해 7월 4일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한경기 2개의 홈런과 7타점을 쓸어담을때의 타격장면이고(아웃코스에 오는 슬라이더였지만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공), 아래는 어제 팀 린스컴으로부터 솔로 홈런(역시 아웃코스 낮은)을 뽑아낼때의 타격모습이다. 비교함에 있어 비슷한 코스선택을 택해야 했음으로 부득이하게 상태가 좋지 못한 GIF를 만들었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수없이 영상을 돌려보며 관찰했지만 특별히 작년과 달라진 모습은 없다. 라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컨택트(Contact)지점에서의 자세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히팅 이후 피니쉬 동작으로 가는데 있어 뒷발꿈치를 들어(Half) 뒤에 남겨둔 체중을 떠받쳤던 추신수가 이번 린스컴으로부터 때려낸 홈런에서는 좀더 앞으로 중심이동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추신수는 스테이 백(Stay Back) 히터다. 언젠가도 이야기한바 있지만 스테이 백이란 타격시 체중을 뒤에 남겨둔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는 일반론적인 표현이지만, 전체적으로 추신수의 타격 전과정을 보면 아주 짧은 레그 스텝(Short Leg Stap)→ Stride & Load과정에서의 간결한 테이크 백→ 스트라이드 후 앞무릎을 살짝 굽혀 허리의 회전력을 이끌어갈 준비→ 팔이 리드가 되는 스윙이 아닌 허리가 스윙을 리드하는 배트스타트→ 강한 힙 로테이션(Hip rotation)→ 컨택트지점을 길게 끌고가 공을 뚫고 지나가는 스윙궤적(Hit through the ball)→ 피니쉬에서 양손을 끝까지 배트에 쥔후 빨래를 쥐어 짜듯 뒷손목을 되감은 롤링(Rolling) 으로 요약할수 있다.
추신수가 투수의 공을 기다리면서 양발을 지면에서 짧게 떼였다 놓았다를 반복 하는 이유는 나름의 타이밍을 잡는 방법으로 자세가 불안해 보인다는 일부팬들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타자마다 모두 같을수가 없다.일반적으로 추신수의 타격을 노 스트라이드(No-Stride)라고 표현하는데 이것 역시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중 하나다. 분명히 짧게 앞발을 내딛고 있으며 이것에 따른 타격론도 조금 다르다.
보통 푸홀스처음 준비스탠스에서의 보폭이 넓은 유형의 타자들은 짧은 스텝을 내딛는 순간쯤에 배트를 살짝 빼는(파워포지션)동작을 볼수 있는반면, 추신수처럼 처음 준비스탠스에서의 양발 간격이 11자형의 비스듬한 선수들은 스텝을 내딛으러 가는 과정에서 배트를 미리 빼면서 앞발이 착지한 후에는 그 위치 그대로에서 배트를 출발시킨다. 영상을 유심히 보면 추신수의 앞다리 이동과정중 어느지점에서 배트가 출발을 하는지를 알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타격은 같은 유형의 타자라고 할지라도 스탠스 종류에 따라서 또는 처음 보폭과 스트라이드 후의 보폭의 차이에 따라서 스윙의 과정이 달라지는 복잡한 운동이다.
파워포지션에서 체중 장전을 끝내고 추신수의 앞발이 지면에 거의 닿을쯤에서 작년과 올해의 모습을 비교해 봤는데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이 작년보다 살짝 위쪽으로 올라와 있다.
또한 지난해엔 이 포지션에서 뒷쪽무릎(왼쪽)의 굽혀짐에 비해 올해는 그 정도가 덜하다. 3월초에 클리블랜드의 존 누널리 타격코치가 추신수의 타격폼에 미세한 수정을 가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필자의 추론으로는 이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낮은 공을 상당히 잘 공략하는 추신수의 어퍼컷 스윙(Uppercut)과 더불어, 배트를 쥐고 있는 탑 위치가 올라가면 다운컷(Downcut)으로 내려찍는 스윙이 보다 용이지기 때문이다. 즉, 공의 고저에 따라 대처할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다고 볼수 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론이다. 본격적으로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지금 추신수의 타격폼이 또 어떠한 변화를 할지 모르기에, 이부분에 관한 것은 앞으로 추신수의 타격을 관찰하면서 이야기 해도 충분할듯 싶다.
어제 추신수가 리그 최고의 우완투수라 해도 손색이 없는 린스컴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낸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시범경기에 들어와 린스컴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추신수 역시 아직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중이므로 지금 시점에서의 두선수 컨디션은 피차일반이다. 추신수가 타격코치와의 상의를 통해 미세한 타격자세의 변화를 꿰하고 있는 지금, 어쩌면 어제 린스컴으로부터 쏘아올린 홈런포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탈아시아급 홈런'이 아니었을까?
올해 추신수가 목표로 하는 "3할 30-30"에 대한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사진 & GIF/ MLB.com *GIF 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Batting The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두산 양의지, 대형포수가 될 자질 충분하다 (17) | 2010/04/01 |
|---|---|
| 롯데 홍성흔, 왜 홈런타자가 되려 하는가 (25) | 2010/03/24 |
| 추신수 홈런, `탈아시아 타격'의 진수 (28) | 2010/03/18 |
| KIA 이용규 부활을 위한 두가지 조언 (18) | 2010/03/17 |
| MLB를 뒤흔들 17세의 "괴물 소년" (35) | 2010/03/08 |
| 역사상 가장 웃긴 타네다의 `게다리 타법' (32) | 2010/02/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