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미쳤다’ 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듯 보인다. 이대호(롯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대호가 삼성 라이온스와의 경기(11일)에서 올 시즌 35호 홈런을 터뜨리며 이부문 단독질주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홈런은 최근 6경기 연속 홈런.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6경기 연속 홈런기록은 단 3명(이승엽,스미스,이호준)만이 이어간 기록으로 역대 타이기록이다.
만약 이대호가 12일 경기에서도 홈런을 쏘아올리게 되면 연속경기 홈런 신기록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극 하게 된다.


야구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분야에서든 그 역사가 지속될수록 이전보다 후대가 발전해야 한다.
흔히 이걸두고 진일보라고 말을 하는데, 야구에서만 국한돼 언급하자면 ‘청출어람’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 뜻이 아닐까 싶다. 기록은 깨라고 있는것. 이대호의 선배격인 이승엽과 이호준이 가지고 있는 6경기 연속 홈런도 이대호의 손에 의해 새로운 기록경신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은 비록 이 선수들이 이대호의 스승은 아니지만 후배로서 선배들이 가지고 있는 기록을 넘어서야만 후대에 발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대호는 팬들의 기대치에 비해 2% 부족한 모습들을 최근 몇년간 보여줬던게 사실이다.
한 시즌 30홈런은 충분히 가능할 선수라고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는 29홈런이 최다였다.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이대호 타격에 관한 글(단독 출현)을 쓴적이 없다.
왜냐하면 타격에서 어떠한 특이한 개성, 그리고 문제점이 도드라 보이지 않았던 타자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약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지나치기엔 결례를 범하고 있는듯 싶어, 올 시즌 경이적인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그의 타격이야기를 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원래 타격은 잘하고 있던 선수가 급작스럽게 부진하거나(분석해 보면 이유가 있다), 또는 기대치에 밑돌던 타자가 어느날 부터 급성장을 하는 즉, 뚜렷한 뭔가가 보여야 글쓰기가 편하다.
변명인지 아니면 이대호의 자랑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그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은 바로 꾸준함의 대명사와 같은 그의 타격스타일 때문이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듯 싶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부터 이대호의 타격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며 예전과 다른것 한가지를 발견했다.


   투수의 피칭모션에 따라 다른 이대호의 리프팅 탑 지점에서의 모습. 2008년(좌) 2010(우)


개인적으로 이대호를 홈런타자의 전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정지어 말하는걸 싫어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하나를 말하라면 교타자쪽에 더 가까운 유형의 선수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타격에서 선구안은 상당히 추상적인 것들이 많이 담겨져 있는 말이다. 언제인지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김성근 감독(SK)께서도 선구안에 대한 언급을 한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이 선구안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어떠한 공식적인 룰과 상황에 따른 것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단정지어 ‘선구안이 좋다 나쁘다’로 타자의 성향을 가늠하는건 옳지 않다고 본다. 이대호로 대입하자면 그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라기 보다는 “핸드 아이 코어드네이션(Hand-eye coordination)”이 뛰어난 타자다. 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고 또한 그 과정에서의 반응이 매우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다.


핸드 아이 코어드네이션을 타격론의 한국말로 표현하면, 타자가 타석에서 공을 쫓아가는 시선의 불일치가 아닌 즉, 공을 바라보며 이후 그공을 인지 반응하는 능력쯤으로 이해하면 될것이다.
이대호는 국내 최고의 퓨어 히터다.(Pure-Hitter) 퓨어 히터란 투수의 공을 쉽게, 또한 어떠한 코스와 고저라도 깨끗한 안타로 연결할수 있다는 뜻인데, 치려는 성향이 강한 이대호는 매우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뛰어난 핸드 아이 코어드네이션 능력까지 가지고 있어 퓨어 히터 성향에 부합되는 타자라고 볼수 있다.


이글을 쓰기전까지 동영상을 통해 이대호의 2008년 타격과 올해 타격모습을 수없이 되돌려보며 한가지 달라진 점을 발견할수 있었다. 전체적인 타격동작은 확연하게 눈에 띨만큼 변화된건 없었지만 위의 사진처럼 투수공에 반응하는 첫 시발점이 확실히 차이점이 있다.


글 본문 두장의 이미지 컷 장면은 타격시 이대호의 스트라이드(Stride)과정중 지면에서 이격시킨 앞무릎이 최고점(Lifting top)에 이르렀을때의 모습인데 어딘지 모르게 2008년과 올 시즌이 다르다. 각도상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필자가 투수가 아닌 이대호의 타격을 기준으로 순간 컷을 잡아냈기에 이 기준은 틀림없는 사실이란 것을 먼저 언급한다.


먼저 2008년(좌측)의 이대호는 공이 투수손에서 이미 떠난 시점에 들었던 앞다리가 최고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올해(우측)는 투수의 견갑골 장전(Scapula loading) 지점 즉 백스윙에서 완전히 넘어오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지면에서 이격시킨 앞다리가 리프팅 탑 지점에 가 있다.
예전에 비해 타격의 시발점인 스트라이드를 좀 더 빠른 타이밍에 가져갔기에 나타난 현상인데 이렇게 되면 당연히 들었던 앞발의 내딛는 시점도 이른 타이밍에서 이뤄진다.


종합해서 말하면, 앞발이 지면에 내딛는 시간이 빨라져 공을 쫓는 시선과 손이 반응하는 시간에 여유가 생겨 그만큼 타격을 함에 있어 공을 충분히 자신의 배팅공간까지 끌여 들어 스윙을 할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타격은 찰라의 순간에 이뤄지기에 이렇게 미세한 변화는 원래부터 핸드 아이 코어드네이션이 좋은 이대호로서는 확률높은 컨택트(Contact)가 보다 용이해졌다고 볼수 있다.


어떻게 보면 타격에서의 스트라이드는 체중이동(Weight Shift)과 타이밍 매커닉적인 면이 크기에 배트를 스타트 하기 전쯤엔 노 스트라이드가 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좀 더 공을 오랫동안 볼수 있고 또한 앞발이 전보다는 이미 지면에 착지한 타이밍이 빨라져 있기에 지금의 높은 에버리지는 당연하다.  물론 많은 수의 홈런은 부차적으로 뒤따라 오는 것이기에 올시즌 이대호의 고타율+홈런 이 두마리의 토끼는 바늘과 실의 관계가 될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사실 이대호와 같은 타자들의 타격은 분석할게 없다. 왜냐하면 특별한 결점이나 어떠한 큰 변화가 없어 뭘 끄집어 낸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어렵기)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현재, 폭발적인 홈런페이스의 비밀 하나를 집어내 이야기를 해봤다.
타율 .366 홈런 35개. 현재 이대호의 이러한 성적은 한국시절 이승엽에게서도 볼수 없던 모습이다.


사진/ 롯데자이언츠, 화면캡처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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