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프로복싱 세계 미들급 통합챔이언을 지냈던 마빈 해글러의 별명은 마블러스(marvelous)였다.
복싱선수로서 갖춰야할 모든 기량을 가지고 있었던 경이적인 챔피언 해글러는 사우스포였지만 앞손을 어퍼컷 리드펀치로 구사할정도로 완벽한 테크닉과 펀치력,지치지 않는 스태미너와 타고난 맷집, 그리고 서서히 압박해 상대를 쓰러뜨리는 잔인함까지 갖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중 한명이다.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말았던 슈거레이 레너드전에서의 석연치 않은 판정패로 링을 떠났던 해글러는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뇌리속에 깊이남아 있는 진정한 챔피언중에 챔피언으로 손꼽힌다.

종목은 다르지만 21세기 들어와  `마블러스'라는 이 위대한 칭호가 아깝지 않는 타자가 있다. 이젠 완벽한 몸상태로 본인의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리고 있는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다.
국내 팬들에게 `발전없는 타자' 또는 `원조 사못쓰'라는 소릴 듣고 있는 푸홀스는 2년연속(08,09) MVP를 수상했지만 어떻게 보면 자신의 몸이 최상의 상태에서 이뤄낸 결과물은 아니었다.

푸홀스는 2008년 시즌 후반기에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항상 마사지를 받아야 했고, 오프시즌동안 신경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잠시나마 걸리적 거리던 팔꿈치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맞이한 지난해 푸홀스는 시즌 막판 이번에는 오른쪽 팔꿈치에 뼛조각이 돌아다니는 불편을 감수하고 160경기에 출전해 본인 커리어 사상 첫 홈런왕(47개)에 등극했다. 50홈런은 충분히 넘길것으로 예상됐던 홈런페이스가 주춤한것도 역시 오른 팔꿈치때문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셈. 역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뼛조각 제거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푸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드닷없이 허리부상이 찾아왔다. 하지만 개막전까지는 충분히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토니 라루사 감독의 장담처럼 푸홀스는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7경기를 치른 지금(14일 현재) 타율 .407 홈런5개, 14타점의 경이적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이 지난해 6월을 끝으로 푸홀스에 관한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은 그의 50홈런을 기원했기 때문이다. 마치 창고에 곡식을 차곡차곡 쌓듯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했던 푸홀스의 페이스에 혹시 필자의 방정맞는 글로 인해 목표에 차질이 올까 우려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푸홀스는 50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이딴 미신 같은거 버리기로 했다. 항상 함께 호흡한다는 혼자만의 짝사랑에 빠져 있는것도 버리기로 했다. 왜냐하면 올해야말로 완전한 몸상태로 이젠 원론적인 기대치였던 50홈런이 아닌 로저 메리스가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61개를 뛰어넘길 바라기 때문이다.(필자는 본즈의 기록은 인정하지 않음)

푸홀스와 관련된 기록은 그동안  미디어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을거라고 믿고 이번 Batting Theory 151번째 시간은 알버트 푸홀스의 타격을 놓고 그동안 여러번 질문을 받고도 따로 언급하지 못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 포털에 올라온 기사는 잘 읽지 않은 편인데 금일 네x버에 갔다가 모 기자의 푸홀스 관련 글을 보고 생각이나 부득이 하게 타자 배꼽 정면이 아니라 등뒤에서 바라본 타격영상을 만들어 봤다.
솔직히 그 기자분의 기사중 푸홀스의 스윙을 언급한 대목에서 아주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 방망이 궤적의 아크가 크고 긴 팔로우 스로우로 파워를 극대화하는 스윙을 지닌 푸홀스" 라는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야구의 타격에서 아크란 표현은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다.(물론 써도 특별히 문제될것은 없다. 골프에서 아크란 표현을 주로 함) 푸홀스의 방망이 궤적의 아크가 크다는 말은 스윙의 폭이 크다는 뜻으로 이해하면서 언급해 보자면, 푸홀스는 스윙의 폭이 크지 않는 타자다. 피니쉬까지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 해도 푸홀스의 전체적인 스윙은 폭이 큰게 아닌 테이크 백(Take-back)이 거의 없이 스윙이 시작되는 매우 콤팩트한 궤적을 지닌 타자다.

테이크 백이 크다는 것은 배트가 스타트할때 뒷팔꿈치가 위로 들려서(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배트헤드가 돌아나온다) 나오거나, 니 리프트(Knee lift)타법 즉, 스트라이드(Stride)시 앞다리를 지면에서 이탈한후, 그렇게 들어 올려졌던 앞발을 지면에 내딛는 보편적인 스윙방식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다리를 지면에서 이격시키는 과정에서의 배트헤드는 그 연동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투수쪽으로 향했다가 나오는 매커니즘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홀스는 타격시 타이밍을 잡는 앞발을 지면에서 이탈해 들어올리지 않는다.

투수쪽으로 거의 반족장 정도만 짧게 레그 스텝을 내딛기에 배트헤드가 돌아 나오거나(궤적이 커질 시발점을 만들거나)또는 처음 준비자세 이후 배트가 스타트할때 팔꿈치가 들려진 후 스타트를 하지 않는다.
푸홀스의 이부분만 놓고 보면 거의 노-테이크 백이라 해도 무방할정도다. 필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기자분이지만 아닌건 아니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언급했으니 혹시 이글을 보게 된다면 불쾌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

위의 타격영상은 푸홀스가 지난 13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서 3회말 상대투수 웬디 로드리게스의 떨어지는 브레이킹볼을 걷어올려 쓰리런 홈런을 쳐낼때의 모습이다.
그동안 몇차례 푸홀스의 타격이야기를 하면서도 언급했지만 뭐 더이상 말하기 조차 하기 싫을정도로 완벽한 타격 그 자체다.

준비자세에서 푸홀스 특유의 브로드 스탠스(Brod)→ 숏 레그 스텝(Short leg step)→앞발 끝(Toe Touch)이 지면에 닿고 난후 지면으로 다운될때 뒷발 뒷꿈치가 들어올리는 포지션체인지→ 배트 헤드가 돌아나오지 않는 배트스타트(런치포지션)→오른 옆구리에 오른 팔꿈치가 붙여 나오는 스윙궤적→배트 노브(Knob)를 최대한 앞쪽으로 끌고(Dreg)나오는→컨택트(Contact)→컨택트 후 피니쉬 과정에서 뒷손을 놓는 마무리쯤으로 각각의 타격동작들을 요약할수 있겠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곳 윤석구의 야구세상으로 아직까지도(일전에도 여러번 언급했음에도) 질문이 들어오는 것들중 하나인 "타격마무리 과정에서 한손을 놓으면 스윙파워가 떨어지지 않나요?" 에 관한 것과, "스윙시 타자의 뒷발이 앞쪽으로 끌려 나와도 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 에 관한 것이다.(푸홀스의 전체적인 타격글은 많이 썼기에 이것에 관한 이야기는 생략)

        ▲ 지구를 접수한 푸홀스가 훗날, 제3의 세계에 가서 야구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첫번째 질문의 답: 일반적으로 컨택트 후 피니쉬로 가는 과정에서 한손(뒷손)을 놓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타자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한손을 놓는다고 해서 스윙의 파워를 끝까지 넣는데 있어 손해를 보는건 아니다. 먼저 위의 푸홀스의 타격영상중 컨택트 후 피니쉬로 가는 과정(30프레임→32프레임)을 유심히 보면 컨택트가 된후 공을 뚫고 지나간(hit through the ball)후 뒷손목을 32프레임까지 충분히 되감는(rolling)다는 것을 알수 있을것이다.

우리가 야구장이나 또는 텔레비젼으로 선수들의 타격하는 것을 볼때는 스윙이 찰라의 순간으로 행해지기에 원 핸드 피니쉬를 하게 되면 투 핸드 피니쉬를 하는 타자들에 비해 파워의 손해를 입을것 같지만 이렇게 느린 영상으로 분석을 해보면 뒷손을 놓기전까지 충분히 손목을 롤링해 끝까지 파워를 전달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두번째 질문의 답: 이 질문을 하기에 앞서 먼저 언급할것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타자의 체중이동(Weight Shift)은 스트라이드를 하는 타자만 행하고, 푸홀스처럼 거의 노 스트라이드 유형의 타자는 안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야구팬들이 있는데, 엄연히 말하면 이건 잘못된 몰이해다.
푸홀스처럼 다리를 들어올려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는 타자도 뒤에서 앞으로 체중이동을 한다. 물론 스윙의 근본적인 매커닉은 회전형(rotational)이지만, 이건 각각의 스타일이 다른(스트라이드를 하냐 안하느냐의 구분)것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한것일뿐이다.

푸홀스는 타격시 자신의 뒤에서 앞으로 이동된 체중을 컨택트순간까지 앞으로까지 이동하는데 그 과정에서 뒷발끝이 끌려 나오는것을 볼수 있다. 하지만 컨택트 순간 앞다리의 지지대(무릎을 쭉펴는)가 형성돼 있어 뒷발의 이탈은 타격시 폼의 불안정화를 걱정할 주체가 되지 못한다. 강력한 상,하체(Torso rotation-Hip rotation)의 회전이 이뤄지는 푸홀스의 스윙은 마무리시 뒷발 뒷꿈치가 들리며(Half) 앞족장으로만 자신의 스윙 마무리에서의 밸런스를 지탱하고 있는걸 볼수 있다. 이렇게 글을 써도 앞으로도 이와 똑같은 질문이 들어온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곳에 최근 들어온 분들을 위해 부득이 하게 답변을 해야했다.

글 마무리 하자. 흔히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로 테드 윌리암스를 치켜 세우곤 한다. 하지만 윌리암스에 관한 경의는 현존하는 선수가 아니기에, 그리고 그당시에 그가 활약하던 모습을 실제로 본적이 없기에 기록으로만 보고 유추할뿐 피부로 와닿는것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푸홀스는 과거의 선수가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숨을 쉬고 있는 현역선수다. 어쩌면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푸홀스를 통해 윌리암스의 재림을 만끽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Marvelous Albert Pujols” 이 경이적인 타자의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완벽한 몸상태로 시작한 2010 시즌에서 61홈런을 쏘아올릴수 있을지 묵묵히 지켜보자.


사진 * GIF/ MLB.com & 타격영상 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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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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