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메이저 언론에서 나오는 야구기사를 보면 의례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건 아닌데' 또는 `어떻게 함부로 확정할수 있지.'라는 의구심이 들때가 있다.
물론 야구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감안할때 같은 사안이라도 보는이에 따라 그리고 지도자에 따라 의견이 일치할수가 없는 부분도 있다. 또한 그들 역시 자신의 주장이라고 사족을 달지 `확정' 또는 `무조건 내말이 정답' 이라고 단정지으며 말하는 지도자들은 거의 없다.
특정선수 한명을 지도할때도 A 라는 코치의 지도방식과 B 라는 지도자 역시 같은 생각일수 없기 때문이다.
그건 두 지도자가 현역시절 똑같은 형태의 야구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가령 거포형 선수로 키우려는 타자가 있다고 치자. A 라는 코치는 현역시절 홈런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지도자고,B 라는 코치는 발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했던 선수출신이다) 자신들의 야구철학이 각각 다름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은퇴후 지도자연수,그리고 선진야구 기술을 배워오면서 나름의 융통성이 생겨 더욱 알찬 지도력을 발휘하는 코치들도 분명 있겠지만, 현역시절 자신들의 장점을 타자에게 주입할려는 성향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프로야구 초창기때는 해당분야(투수코치,타격코치,작전및 주루코치,배터리 코치) 코치를 1명씩만 두었다. 물론 그당시에는 2군제도가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선수를 지도할때 코치들끼리 오해 또는 마찰이 일어날 것을 대비한다는 차원도 있었으리라 필자는 생각한다.
특히 타격코치는 자신의 매커니즘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며 어떤 분야보다 논쟁이 내부적으로 심해질수 있는 요소가 늘상 존재한다. 타자가 2군에 있을때의 모습과 1군에 돌아와서의 타격자세 변화가 바로 그런것이다. 물론 베테랑 타자가 일시적인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을때는 좋았을때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가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이하 A-로드)는 작년시즌 5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려 양리그 통틀어 최다홈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작년 4월말쯤 뉴욕 타임스 기사하나가 지금까지 필자를 고민속에 넣어 놓고 있다. 작년 4월이면 필자는 아직 블로그를 개설하지 않았을때다. 물론 기사는 보관을 해놓고 있었지만 오늘 그 자료를 찾아보니 다행히 별탈없이 보관이 되어 있어 이시간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아래는 작년 4월 24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것을 스포츠조선이 국내에 전달한 기사다.>
뉴욕 양키스의 4번 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Rodriguez)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뜨거운 4월을 보내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24일(한국 시각)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13, 14호 홈런을 터뜨려 2006년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세운 역대 4월 최다 홈런과 동률을 이뤘다. 양키스는 4월에 6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어 로드리게스의 기록 경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한 달 최다 홈런 기록은 1998년 6월 새미 소사(당시 시카고 컵스)가 작성한 20개다.
로드리게스는 이날까지 18경기 75타수에서 14개의 홈런을 때려 경기당 0.78개의 놀라운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리그 공동 2위인 지미 롤린스(필라델피아), 이안 킨슬러(텍사스·이상 7개)보다 두 배나 많이 쳤다. 로드리게스 한 명보다 팀 전체 홈런이 적은 구단도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8개 구단이나 된다. 로드리게스는 홈런뿐만 아니라 타점(34), 장타율(1.053) 단독 선두에 타율(0.400)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로드리게스가 올 시즌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원동력으로 타격 자세의 변화를 지적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스윙할 때 머리가 앞으로 나오면서 중심축이 흔들렸는데 이를 고쳤다는 것이다. 머리가 고정돼 있어 공을 더 끝까지 볼 수 있고, 고정된 스윙축 덕분에 배트 스피드가 더욱 빨라졌다는 주장이다. 2006년 시즌 후 양키스의 새 타격 코치로 부임한 케빈 롱 덕분이라는 평가도 있다. 로드리게스는 롱의 지도로 타격할 때 왼쪽 다리를 덜 들어올리는 대신 엉덩이 회전을 더 빨리 하도록 훈련했다. 롱은 “로드리게스가 몸무게를 5㎏ 정도 빼면서 간결한 스윙을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스포츠조선 ooo기자>
물론 위의 기사가 뉴욕타임스에 실린 원본 그대로의 기사인지,아니면 스포츠조선에서 나름의 편집을 했는지는 필자가 알수는 없다.
또한 기사를 아무생각(?) 없이 읽으면 그러는가 보다 라며 그냥 넘어갈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이 기사를 접하고 나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지적(?)과 딴지를 한번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이 기사의 주요 골자는 크게 두가지다.
A-로드가 2006년 시즌에 비해 2007년 초반부터 성적이 좋은것은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다. 라는 것이고 덧붙여서 두번째는, 머리가 고정되어 있기에 공을 더 끝까지 볼수 있고 고정된 스윙축(?) 덕분에 배트 스피드가 더욱 빨라졌다는 주장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자세하게도 머리와 스트라이드 된 앞다리를 이어주는 대각선과 역시 머리와 뒷다리를 세로로 잇는 선까지 그리며 2006년과 2007년의 타격자세를 비교해 놓았다.
이 기사의 가장 큰 오류는 바로 저 선이다. 그리고 더 큰 오류는 사진 설정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 이글을 읽는 야구팬 여러분이 한번 판단을 해보길 바란다. 대각선과 세로로 그어져 있는 저 선을 지워버리는 상상을 한번 해보라. 어떤까. 저건 2006년 동작과 2007년 동작을 비교하는게 아니다.
지금 그어져 있는 저 선을 치워 버리면 타격연속동작이 된다. 2006년 사진은 히팅 임펙트가 이루어질려는 찰라의 순간이고 그 다음 2007년 사진은 임펙트 순간에서 막 넘어가는 장면이다. 그러니 세로로 그어져 있는 선의 위치가 다를수 밖에 없다. 브레이스 오프(brace off=앞발 버팀목) 현상은 타격에서는 꼭 일어나야 하는 필수 사항인데 이건 타자가 스윙을 함에 있어서 원심력이 되는 몸통 회전력의 파워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위한 버팀목 역활을 앞다리가 해준다.쉽게 설명하자면 배팅을 하는 타자는 체중이동이 지나치게 앞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말인데 대부분 스트라이드가 끝난후 히팅 임펙트 순간에는 상체가 앞다리 보다 뒤로 젖혀져 있다.(2007년 사진)
그럼 당연히 머리위치와 앞다리를 선으로 연결하면 위의 사진처럼 나온다. 하지만 2006년 이라고 밝힌 저 사진은 2007년 사진 비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건 타격연속동작의 한부분에서의 사진이 양쪽 모두 똑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교를 함에 있어 같은 순간의 동작 사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정말로 정밀한 비교를 하려고 했다면 2006년과 2007년의 타격 연속동작 사진을 5장 이상 똑같은 속도의 공,그리고 똑같은 코스로 날아오는 공을 배팅하는 장면을 찍어서 담아줬어야 했다.
그리고 머리가 흔들린다고 표현한 것 자체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위의 사진에서만 보면 2006년은 머리가 투수쪽으로 좀 더 앞에 위치해 있고 2007년은 포수쪽으로 머리가 위치해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것 같은데,다시 말하면 2006년과 2007년 사진은 타격의 과정중 각각 다른 부분이다.
저 2006년 사진에서 다음동작을 상상해 보라. 분명 2007년과 같은 헤드와 상체의 위치가 나타날 것이다.
정말 말도 안되는 비교사진이다.
A-로드의 2006년과 2007년의 변화중 가장 큰것은 위의 롱 코치가 말했듯이 다리를 드는 동작에서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일전에도 한번 사진을 구해와서 설명한바 있지만 다시 한번 보길 바란다.
위의 사진은 A-로드의 2006년과 2007년의 스트라이드를 시작하는 동작이다. 롱 코치도 말했지만 2006년에 비해 다리를 덜 드는 대신 엉덩이 회전을 더 빨리 하는 훈련에 집중했다는 말이 맞다.
각각 한장의 사진으로만 놓고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주목할것은 2006년에는 다리를 거의 제자리에서 들며 스트라이드를 했지만 2007년은 다리를 약간 대각선 으로 들며(이렇게 하면 앞다리가 그대로 미끌어지듯 스트라이드가 된다) 몸통과 팔꿈치가 더 뒤로 틀어져 있다. 다리를 드는 동작을 바꿈으로 인해 테이크 백과 몸통회전력의 파워가 나올 준비를 2006년보다 좀더 빨리 끝내버렸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힙턴(엉덩이 로테이션)동작도 빨라지며 부수적으로 배트 스피드도 증가하게 됨은 물론이다.
그런데 뉴욕타임스 자료는 (똑같은 동작도 아니며) 2006년과 2007년의 A-로드의 달라진 부분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글 첫머리에서 말했지만 타격에서 정답이 있을수는 없다. 한명의 선수를 두명의 타격코치가 지도를 하더라도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가 뉴욕타임스 사진을 보고 분노(?) 한것은 명백하게 양쪽 비교사진이 각각 다른 동작이기 때문이다. 비교를 하려면 똑같은 포지션에서의 사진을 담고 비교를 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A-로드 뿐만 아니다. 작년시즌 중반 이승엽 선수가 부진했을때와 상승세를 탈때를 비교했던 기사를 스포츠조선에서 볼수 있었다. 그 기사 역시 상당한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물론 증거자료 역시 필자가 가지고 있다.(예전에 한번 간단하게 언급을 한적이 있다) 아래의 사진을 보자.
위의 비교 사진은 이승엽이 부진했을때(어깨열림)와 상승세의 타격을 보일때(어깨닫힘)으로 구분해 놓고 있다. 이 기사를 보고 필자가 어이가 없었던 것은 양쪽 사진에서의 타격동작이 같은 포지션이 아닌데 있다. 우측 사진은 히팅 임펙트가 이루어진 동작이고 좌측 사진은 이미 히팅을 끝내고 활로스로우(follow through)로 막 넘어갈려는 동작이다.
당연히 앞쪽 어깨의 오픈여부가 다를수 밖에 없다. 그리고 더 큰 오류는 도대체 어떠한 코스로 날아온 공인지 설명이 전혀 없다는데 있다. 몸쪽 높은 페스트볼인지 가운데로 떨어지는 브레이킹 볼인지 알수가 없다는 말이다. 이건 타격비교 사진이 아니라 타격연속 동작이라고 해야 맞다. 물론 순서는 우측이 먼저이고 좌측이 그 다음동작이다.
특정 타자의 전년도와 현재의 타격을 비교 하려면 투수가 던지는 공의 종류,구속,그리고 어떤 코스의 공인지(같은 상황이여야 비교가 될수 있지 않나)를 똑같은 상황에 맞춰 해야한다.
무턱대고 어느 한부분만 쏙 빼내어 비교를 하면 대체 어떻게 하자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다.
이글이 특정언론을 지탄하는 글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적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게 지금까지 천편일률적인 언론의 모습이다. 좀 더 심하게 지적을 하자면 야구팬들은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는데 기사수준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별로 없다고 표현해야 될듯 싶다.
물론 지금 이글을 읽고 있는 야구팬 중 `별것 아닌데 설레발 친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가 봤을때는 아닌건 아닌것이다. 이정도 기사를 써서 내보내면 야구팬들이 `아 그렇구나'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거라 판단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필자는 이런 오류의 기사는 그만 보고 싶다. 올시즌에는 좀 더 수준높은 야구기사를 메이저 언론에서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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