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의식중에 혹은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더군다나 남들이 하니까 같이 해야한다는 무언의 압박(?)속에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있다.
필자는 어떠한 틀, 그리고 정형화되고 만연된 의식이 때로는 하기싫고 자신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야할때 불편을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때와 장소를 구분해서 행동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야구장만 가면 꼭 한번은 해야하는것이 있다. 경기전에 애국가가 나오면 그 곡이 끝날때까지 기립해서 `길이 보전하세' 의 가사가 나올쯤 자리에 앉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를 잘아는 사람들은 이제 그런말을 하지 않지만 난 경기전 애국가 연주가 나오면 절대로 일어서서 기립하지 않는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렇게 한지가 벌써 10여년은 지난것같다. 물론 나름의 이유도 있다.
`국가를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마음속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걸 꼭 밖으로 표출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이다'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같은 대한민국 사람들) 왜 국가연주가 필요한가? 국가대항전도 아닌데 말이다. 모르겠다. 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과 일본대표팀이 맞붙는 경우라면 이해를 하겠다. 그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여서 역시 국가를 대표해서 출전한 상대팀 선수들과 승패를 겨루어야 하는 `국가 대항전' 이란 개념이 있기에 경기전 치루는 양국의 국가연주는 이해를 하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왜 자국 프로팀들과의 경기에서 국가를 연주해야 하는지 지금까지도 의문점이다. 이렇게 말하면 `메이저리그도 경기전 미국국가 연주를 한다' 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한다고 해서 우리가 꼭 따라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만약 국가연주를 한다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출신들(도미니카를 위시한 중남미) 국가도 같이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선수들로만 이루어진 리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대한민국 국가가 나오면 의례 다른 한국선수들처럼 일어서서 같이 부동자세를 취하는 모습. 차라리 난 그시간에 투수는 좀 더 몸을 풀고 타자는 배트라도 한번 더 휘두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글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지만 카를로스 델가도 넌 좀 짱인듯]
국가를 사랑하는 것은 내면적 그리고 무의식중에 있어야할 나라사랑이다. 그걸 밖으로 표현하면서 `내가 국가를 사랑하고 있다' 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돈 들여 야구 보러 경기장을 찾는 것이지 국가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러 가는 곳이 야구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왜 필자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다가 경기전 애국가가 연주된다고 마시던 것을 중단하고 일어서서 몇분동안 뻣뻣하게 서있어야 하는지.. 그런 의식 안해도 충분히 필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란것을 자랑스러워 한다.
야구와는 별개의 문제지만 이것 이외에 남들이 하니까 그렇게 해야 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도 많다. 그중 필자가 하지 않는것이 몇가지가 있다. 바로 `형님' 이란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상대방을 `형님' 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존경에서 나오는 표현인지 아니면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의례 그런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 처럼 허무맹랑한 것이 없다. 난 지금까지 남에게 `형님' 이라고 부르는 사람중에 자신의 아버지에게 `아버님(이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내 주위에서 보지를 못했다.
언제부터인가 `형님' 이란 말이 극존칭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굽신굽신 거리며 `형님,형님' 하는 남자들을 보면 이해를 못하겠다. 무슨 건달들 세계도 아니고 말이다. 형님이란 것은 동서지간에 부르는 존칭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이 `형님' 이란 존칭이 사회생활할때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형'에게 부르는 용어가 되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그럼 글쓴이 너는 어떻게 하냐? 라고 물어볼 사람이 있어서 대답을 미리 하자면,
난 그냥 `형' 이라고 한다. 내 블로그 방명록에 혹은 댓글을 다는 사람중 아는 사람들이 글 남기는 것을 보면 나보다 어린 친구도 있고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도 있다. 그들은 100% 나보고 형이라고 하지 `형님' 이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절대로 `형님' 이라고 표현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 처음 나를 알았을때 술자리에서 그들은 나보고 다 형님이라고 말을 했다. 그게 듣기가 싫어서 그냥 형 이라고 해라 안그러면 다음부터 만나지 말자 - 라고 했더니 내 주위에 있는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 모두 지금은 형 이라고 부른다.(야구때문에 알게된 나이어린 친구들이다) 물론 나도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는 그냥 형 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넌 왜 나보고 형님 이라고 안하냐?' 라고 물어본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만약 그런 말을 한다면 `형님 소리 듣고 싶으면 다음부터 만나지 말죠' 라고 해줄것이다.
비가 내려 야구가 없는 오늘 하루 그동안 야구장에 가면 늘상 해야하는 `애국가 나올시 기립' 에 대한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을 끄집어 내봤다. 물론 누구에게 강요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야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앞으로 애국가 나오면 그냥 하던거 하세요' 라고 권유할 생각도 그리고 강요할 생각도 없음을 밝힌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쯤으로 이해했음을 한다.
` 의리 ! 의리 ! 하는 남자들치고 지금까지 진짜 의리 있는 사람 못봤고 마음이 넓어 넓어 하는 사람중 진짜 마음이 넓은 사람 보지 못했다. 필자 역시 의리가 없는 편이다. 그리고 마음도 넓지가 않다 ' 이건 솔직함이 아니라 세상 사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이 아닐런지.... 다만 `속물'하고는 좀 더 다른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제발 야구장에서 경기전 애국가좀 그만 틀어라. 깨끗한 태극기를 게양대에 걸어놓던지..
덧) 군사정권 시절 이런 글을 썼다면 `좌빨' 이니 `빨갱이 새끼' 라고 으슥한 곳으로 소리소문 없이 끌려갔을지도 모르겠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가장 읽을 가치가 없는 카테고리 etc... 에서
사진/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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