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의 4번타자 나카무라 타케야는 좀 독특한 유형의 슬러거다.
자그만한 키(프로필상 175cm지만 그의 정확한 키는 172cm다)에 엄청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정확성과는 거리가 먼 약간 공갈포형 선수와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캐릭터 자체가 귀엽고 개그스런 요소까지 갖추고 있어서 많은 팬을 보유한 선수이기도 하다.
고교통산 83개의 홈런(역대 3위)을 쏘아올린 그는 프로입단후(2002) 단한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한적이 없다.
아마시절 원래 포지션은 포수였고, 고등학교에 진학후엔 1루수, 그리고 지금은 세이부의 3루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통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는 수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루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카무라는 1루에서 3루로 돌아간 다소 특이한 경력마저 가지고 있다.
0.1톤이 넘는 거구지만 강한 어깨과 민첩성이 뛰어나기에 별다른 무리없이(?)세이부의 3루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다.
작년 요미우리와 세이부의 일본시리즈를 통해 국내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나카무라는 한번의 기적을 위해 참을성 없는 스윙을 남발하는 스타일이다. 2008년 46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홈런왕에 올랐지만 그가 46개의 공을 펜스넘어로 날리기까지 당한 삼진갯수가 무려 162개다. 흡사 빅리그의 레이놀즈나 하워드를 보는듯한 엄청난 삼진숫자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은 한결같이 그를 4번타자로 기용했고 언제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싱글벙글이다. 3번의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남발하더라도 마지막 한번은 꼭 홈런을 터뜨려줄것이란 믿음, 그리고 나카무라는 그 기대에 항상 홈런으로 보답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된 일본시리즈 초반, 자칫 벼랑끝에 몰릴뻔한 4차전에서 홈런 2방으로 4타점을 뽑아낸 장면은 나카무라의 진면목을 볼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3경기에서 단 1안타(홈런)에 허덕이며 삼진을 차곡차곡 쌓아갔지만 가장 중요한 4차전에서 2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뽑아낸 괴물과 같은 모습에 기가 질릴 정도였으니. 돌이켜 보면 작년 세이부의 우승은 그 4차전에서의 나카무라 홈런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 같다.
◇작년에 비해 올시즌 타율이 상승한 나카무라. 오프시즌에 결혼한 와이프 덕분일지도 모른다.
이런 나카무라가 올해도 변함없이 무서운 홈런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홈런이 30개다. 78경기에서 뽑아낸 홈런이니 최소 50개 이상은 충분히 쳐낼수 있다는 수치가 나온다. 삼진 역시 그의 홈런페이스 만큼이나 벌써 105개를 기록하고 있는데, 양리그 통틀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중 유일하게 세자리수 삼진이다.
나카무라에 이어 홈런 2위는 야마사키 타케시(라쿠텐 골든이글스)로 16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데 사실상 나카무라의 리그 홈런왕 2연패는 확정됐다고 볼수 있다.
참 알수 없는 일본야구라지만, 야마사키의 홈런 2위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우리나이로 42세(1968년생)인 야마사키는 주니치시절인 1996년 홈런왕(39개)을 차지한 과거의 슬러거로 2004년에는 부상여파로 인해 선수생명이 끝난것이나 다름없는 방출(오릭스)을 경험한 적이 있는 선수다.
냉정히 말하면 오갈데 없는 선수나 다름없었던 그를 받아준 것이 지금 라쿠텐 감독인 노무라 카츠야 감독이었고 그는 2007년 퍼시픽리그 홈런왕(43개)과 타점왕까지 차지하며 그 은혜에 보답했다.
그를 두고 일본 전문가들이 `불꽃부활의 화신'이라고 칭할정도인데, 그 야구인생 자체가 `부활'의 연속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이 갈만도 하다.
작년시즌 주춤하길래, 이젠 은퇴할때가 된것 같다라는 생각이었지만 올시즌 그나이가 믿어지지 않을만큼 벌써 1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리그 2위에 올라와 있다. 일본 야구가 안고 있는 젊은 토종거포의 부재는 바로 이점을 보면 충분히 느낄수 있을 정도다.
홈런 아니면 삼진이란 공식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인 나카무라를 국가대표로 승선시킬수도 없는 노릇이다. 올해엔 그나마 타율 .271를 기록하고 있으니 한단계 진화(?)했다는 표현을 붙여줄만도 하다.
타격시 다리를 심하게 드는, 그리고 배트를 쥐는 방법이 여타의 타자들과는 조금 다른 특성이 있는 나카무라는 외국인 타자들인 터피 로즈와 알렉스 카브레라 그리고 왕정치가 보유하고 있는 한시즌 최다홈런(55개)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방해공작으로 인해 왕정치의 기록 추월이 물거품이 됐던 로즈와 카브레라와는 달리 순수 일본인인 나카무라라면 아무런 장애없이 충분히 도전해볼만 할것으로 보인다.
나카무라의 경이적인 홈런페이스가 무서운 이유는 퍼시픽리그에서 외국인 타자들을 제외하곤 감히 도전장을 낼만한 타자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한국나이로 30세 이하의 선수들중 같은 팀의 나카지마 히로유키(홈런 13개, 리그 공동 3위)만, 홈런 순위권에 그 이름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일전에도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한국의 젊은 거포감들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족한 편이다. 8개팀에 불과한 국내현실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욱 크다고 볼수 있다.
비록 리그의 수준차이는 있지만 국제대회에서 한국과 자주 만날수 밖에 없는 일본야구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센트럴리그의 무라타 슈이치를 제외하면 믿고 쓸만한 4번타자감이 없는 현실 역시, 비록 겉으로 표현하고 있진 않지만 그쪽 전문가들이 고심하고 있는 부분일것이다.
비록 자국리그용 선수에 불과하지만 나카무라의 홈런페이스는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을듯 싶다.(그쪽 입장에서) 홈런에 비해 극심하게 대비되는 정교하지 못한 타격스타일, 또한 타격에서 약점이 뚜렷한 선수는 국제대회에서 쓸수가 없다는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조그만한 일에도 난리법석을 피우는 일본 매스컴의 스타일을 감안할때 시즌 말미쯤 나카무라의 홈런을 보고 한바탕 소란스러울것은 자명하다. 그때쯤이면 `한그릇 더'(오카와리군) 사나이로 유명한 나카무라의 홈런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나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듯 싶다.
◇ 일본야구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발견한 사진한장. 요미우리 타카하시 요시노부와 그의 와이프 모습이다.
타카하시의 허리부상이 왜 이렇게 오래가는지 그 이유를 알듯 싶다.
사진/ 일본 나카무라 팬사이트 & 스포츠호치 인터넷판
윤석구 (http://hitting.kr)
'MLB * NPB'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추신수와 이치로 비교, 이젠 정말 지겹다 (51) | 2009/07/30 |
|---|---|
| `한인의 날' 망쳐버린 에릭 웨지 감독 (16) | 2009/07/25 |
| `괴물' 나카무라 타케야, 미칠듯한 홈런행진 (18) | 2009/07/14 |
| `괴물' 알버트 푸홀스, 9년연속 30홈런 달성 (21) | 2009/07/01 |
| 알버트 푸홀스, 올해는 홈런왕이다 (20) | 2009/06/14 |
| WBC 후유증? 아오키 노리치카 극심한 타격부진 (29) | 2009/05/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