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치욕을 당했던 일본은 현 하라 타츠노리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WBC) 감독이 선임되기까지 엄청난 내홍을 치룬바 있다.
당시 한국도 감독문제로 인해 연일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한-일 양국의 소란은 판이하게 달랐다.  `일본은 서로 하겠다며 난리' 였고 `한국은 서로 안하겠다고 난리' 였기 때문이다.

올림픽 참패를 만회하겠다며 WBC에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노렸던 호시노 센이치의 고집에 라쿠텐 감독인 노무라 카츠야는 대립각을 세우며 `수석코치' 운운하며 호시노를 간접 비판하기도 했다.

WBC 대표팀에 관한 명확한 규정과 선례가 없기에 당시 일본은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자연스럽게 맡게 하자는 의견(이렇게 되면 2007년 우승팀인 주니치의 감독이 유력)도 있었다. 당시 대표팀 감독 후보중 한명이었던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은 처음에는 거절했다가 "향후 그러한 규정이 정착된다면 그 규정에 따르겠다" 며 원칙의 룰에 동조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른뒤 요미우리의 하라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오른 직후 1차 대표팀 명단을 보며 `반(反) 요미우리 세력'의 으뜸 독설가인 노무라는 지금까지도 딴지를 걸고 있다. 그의 삐뚫어진 발언의 이면에는 일본야구의 뿌리깊은 주류세력에 대한 반기쯤으로 얼마든지 해석할수 있는 부분이다. 그의 속내를 알수는 없지만 그간의 행보를 보면 그 역시 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는걸 충분히 이해할수 있기 때문이다.

원론으로 돌아와서, 당시 한국대표팀 감독 후보중 가장 유력한 사람은 김경문과 김성근이었다.
김경문은 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미라클 두산'의 센세이션을 몇년간 이어온 명장임에는 주지의 사실.  많은 야구인들이나 팬들의 생각 역시 대표팀 감독 적임자로서는 안성맞춤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했다. 그도 그럴것이 2년연속 우승문턱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팀을 정비해 `우승도전'에 정열을 쏟고 싶은게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 두산은 이혜천의 일본진출 확정, 김동주의 일본진출설,FA 홍성흔 문제등으로 올시즌 전력약화가 우려스러웠던게 사실이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와이번스의 김성근 역시 가장 유력한 대표팀 감독이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고사했다. 여기엔 다른 이견이 있을수 없다.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성근 감독은 WBC 대표팀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면 돕겠다는 의견을 피력함으로서 당시 일부에서 제기됐던 이기주의의 비판에서도 자유로울수 있었다.




어제(17일) 오후 일간스포츠에서 엄청난 기사하나가 내던져졌다. 포털 다음에 걸린 기사내용
http://sports.media.daum.net/nms/baseball/news/general/view.do?cate=23789&newsid=1081113

현재 일본에서 팀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 김병현의 대표팀 탈락에 관련, 그의 행동에 분노를 언급한 기사 내용이다. 이번 김병현 대표팀 탈락의 이유는 대다수 국민들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윤석구의 야구세상도 어제 김병현에 대한 안타까움의 글을 포스팅한적 있지만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제공은 김병현 그 자신에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 역시 다른 이견이 없을거라고 본다.

하지만 `태극기'와 `인격적으로 기본이 안된 사람' 은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
혹자들은 이 기사를 쓴 `정회훈' 기자를 `찌라시즘이 발동됐다' 라며 기자의 소설적 작태(?)를 비판하는 부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일부에서 `야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노장 감독이 과연 저런 표현을 했을까? 하는 의문점 말이다.

필자가 이글을 쓰기 전인 오전 10시쯤 정회훈 기자와 통화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김성근 감독의 위의 발언은 사실이다. 정기자는 필자에게 ` 파장이 큰줄은 알지만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기사를 쓰지 않았다.' 라고 두번씩이나 강조했다. < 정기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이부분만 밝히겠다 >

스포츠에서 강조되는 `내셔널리즘' `국가관' 은 특히 국제대회때 주로 사용되는 말들로 사명감과 동일시되는 보편적인 우리들 정서다. 국가대항전에서 승패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스포츠 그 자체만을 즐기는,  神의 영역에 도달한 사람을 제외하곤 누구나 한국팀이 이기길 바라는 것은 공통된 주된 관심사임에는 당연하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말한 `태극기'(국가대표로서의 사명감) 는 김병현에게 무조건 적용시켜 비판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비록 이번만큼은 김병현이 잘못을 했다지만 그가 애국심이 없는 선수는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다. 1995년 보스턴 세계청소년야구대회부터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은 물론 2006년 WBC에서도 김병현은 국가를 위해 봉사했던 선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애국심이 사라질리도 만무하다.

아니 오히려 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픈 욕구가 그 누구보다 더 강했을지도 모른다. 소속팀 없이 무적선수로 지내온 1년여동안의 행보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시한번 빅리그에 도전할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그의 입장에서는 이번대회를 통해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싶었을 가능성이 컸으리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여권분실이 대표팀 탈락의 원초적인 단서가 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병현의 국가관까지 언급한것은 김성근 감독의 명백한 오바표현이다. 대표팀 감독 인선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며 혼란이 가중됐던 시절, 김성근 감독은 애국심이 없어서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했는지 묻고 싶다.

인격운운 하는 발언은 더더욱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비록 소통의 부재에 따른 모든 잘못의 근원이 김병현 그 자신에게 있다 하더라도 사람의 인격을 함부로 폄하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병현의 부모가 받았을 충격은 생각해 봤는지, 역지사지로 김성근 야구를 싫어하는 팬들이 위와 동일시 되는 `인격' 운운하는 발언을 그대로 김성근 감독에게 적용시킨다면 과연 어떠한 반응을 나타낼지도 궁금하다.

야구는 야구와 관련된 사항에 따라 평가를 받아야지 그걸 넘어 사람 인격까지 덧붙여 언급을 한 김성근 감독의 이번 발언은 개인적으로도 큰 충격이 아닐수 없다.


사진/ SK 와이번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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