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용장' 아닌 똑똑한 `지장'

Korea Baseball 2008/02/01 00:00 Posted by 비회원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에 대한 일화는 책으로 출판 될정도로 많다.
이북출신 피난민에서 60년대를 풍미했던 홈런타자 그리고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10번 우승의 영예를 가지고 있는 그는 야구인으로서는 최초로 CEO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국가대표 감독 시절 김응룡]
김응룡을 이야기할때 그의 체구와 더불어 강력한 리더쉽 그리고 거칠것 없는 선수장악력의 이미지를 떠오르며 용맹한 장수를 가르키는 용장이라고들 말을 한다.
하지만 감독시절 그의 플레이는 용맹한 장수의 이미지 이외에 꾀가 많고 비상한 머리를 가진 인물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며 살지 않았나 싶다.
드닷없이 왜 지금 김응룡 타령을 하느냐에 대한 의문점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을줄 알지만,감독목숨이 파리목숨보다 못한 한국프로야구의 현실을 고려할때 앞으로 김응룡과 같은 업적을 이룰 감독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었다. 공이 있으면 과가 있듯이 그역시 공의 이면에 감춰진 과도 분명 많은 감독이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그가 남긴 발자취 그리고 현대야구에서 그의 감독철학이 남긴 유산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대단한 것이었다.
 
흔히 김응룡의 야구하면 화끈한 공격야구를 추구하는 감독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그는 철저하게 이기는 야구 즉 작은 야구를 잘하는 감독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물론 그가 몸담았던 해태 시절에는 풍부한 투수력이 이러한 여건을 만들어 주었고 좋은 선수들이 유달리 많이 배출되는 호남팜의 자원도 그의 복이라고도 할수 있다.
하지만 서말의 구슬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보석으로 빛나게 하는것은 말처럼 쉬운게 아니다.
 
김응룡의 카리스마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칭찬과 질책의 경계다.
그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일절 칭찬하는 일이 없었다.그리고 스타플레이어 일지라도 그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게 만들었다. 이런것은 그의 감독 노하우에서 비롯된 본능이라고도 할수 있다.
 
`베테랑 선수가 잘못을 하면 눈물이 나오도록 질책을 하지만 신인선수가 잘못을 하면 눈감아 준다.단 두번이상 같은 실수를 반목하면 신인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언젠가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그가 했던 말이다. 그리고 분명 그는 그렇게 했다.
 
1997년 당시 장성호는 신인 선수로서 명확한 포지션없이 백업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웃으면서 과거를 이야기 할수 있지만 장성호를 지금까지 있게 한 50%는 김성한(당시 타격코치) 이고 나머지는 김응룡이었다. 그는 노력하는 선수에게 한없이 인자했던 그리고 믿었던 사람인것 같다.
그당시 장성호는 팀 훈련이 있는날이면 누구보다 먼저 연습장에 나타나기로 유명했다. 한마디로 타격코치를 힘들게 하던 선수였는데 이런 노력을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던 사람이 다름아닌 김응룡 당시 해태감독이다.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으되 노력없이는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는 진리를 누구보다 알고 있는 감독이었다. 결국 선수의 노력과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을 지금에 이르게 한 사람은 장성호지만 이러한 지도자밑에서 운동을 했다는 것도 선수로서도 큰 축복일 것이다.
그리고 연봉이 적은 신인선수들이 잘하면 용돈을 잘 주던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다. 늘 대하기 어려운 감독이 자신에게 용돈을 준다면 그 선수가 느끼는 자부심과 충성심(?) 그리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거라는 신념이 들게 마련이다.이렇게 선수를 키우는 그의 방법도 또다른 측면에서는 그리고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참 탁월한 감독인것 같다.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상대팀은 경기를 포기해야 했던 선동열란 존재(몸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뛸수 없음에도)를 이용해 먹는 그의 비상한 머리,상대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언론플레이(1996년 한국시리즈에서 특정지역출신 주심 선정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언론에 드러낸 사례) 부상이 있는 선수를 멀쩡한 선수로 둔갑시켜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것 등등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영리한 감독으로 기억된다.
그럼 김응룡이 좋아하는 타입의 선수들은 어떤 선수였을까.
필자의 기억으로는 신체조건이 좋고 파워가 뛰어난 타자를 선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가대표 강타자 출신인 그의 성향에 비추어 볼때 수긍하는 면이다.
그는 파워가 뛰어난 타자들은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것 같다.이호성 홍현우를 위시해서 트레이드 되어 해태유니폼을 입었던 조현과 같은 선수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수 있는데 물론 성공한 사례도 있고 키우려다 실패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요즘처럼 각팀의 젊은 거포들이 사라져 버린 시대에 그가 아직도 현장에 있다면 그나마 젊은거포 출현은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의 업적중 한국프로야구사에서 선구자 역활을 했던 부분도 기억되었으면 한다.
1980년대 후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감독을 역임했던 토니 라루사(현 세인트루이스 감독)가 현대야구에서 선발-중간-셋업-릴리프-마무리 로 이어지는 투수운영의 시발점을 이루어 성공한 사례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1993년 막강 선발투수였던 선동열을 마무리 투수로 전환시킨 예가 대표적이라고 할수 있다.(물론 1992년 선동열의 부상 때문일수도 있다.) 1993년 선동열의 클로저 전환이 성공을 이루면서 지금까지 한국야구 역시 이러한 투수운영이 자리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전 한국야구에서의 불펜 개념을 완전히 뜯어고쳐 버린것이다.
 
야구 뿐만 아니라 그 어떤 분야이던 선구자가 차지하는 역사적 평가는 절대적이어야 한다.
엄청난 덩치의 포스와 강력한 리더쉽의 카리스마를 기억하며 그를 용장이라고 불리우게끔 만드는 착각(?)에서 헤어나오고 싶다. 필자의 기억으로 그는 머리가 비상한 그리고 상대를 이용할줄 아는 똑똑한 지장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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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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