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치바 롯데)이 지난 3일 오릭스 버팔로스전(교세라돔)에서 시즌 2호 홈런(상대투수 카토 다이스케)을 쏘아올린지 정확히 27일만에 홈런을 추가했다. 이번 홈런은 그동안 비교적 양호한 타율에 비해 터지지 않았던 홈런에 대한 갈증을 일시에 날려버린 한방이기도 했다. 상대투수는 지난해 15승, 그리고 2년연속 탈삼진왕(2년연속 200탈삼진)을 차지했던 일본 최고의 좌완투수인 스기우치 토시야(소프트뱅크).
김태균은 1회초 볼카운트 2-0에서 스기우치의 3구째 인코스 포심패스트볼(139km)을 걷어올려 야후돔 좌중간 펜스 넘어로 타구를 보냈다.(3점 홈런)
하지만 치바 롯데는 초반 리드를 지키내지 못하고 소프트뱅크의 중심타자들인 호세 오티즈와 베테랑 코쿠보 히로키에게 홈런을 얻어맞고 5-7로 역전패했다. 모처럼만에 나온 김태균의 홈런이 팀이 패하는 바람에 묻히긴 했지만 이번 한방은 어떠한 면에서 보면 굉장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홈런이었다고 본다.
지난번 스기우치와의 대결에서 3개의 탈삼진을 헌납했던 김태균으로서는 그동안 우완투수에 비해 좌완투수에게 약하다던 인상을 지우기에 충분했고, 무엇보다 상대투수의 인사이드 피치에 대한 우려를 이번 홈런으로 인해 날려버릴수 있는 계기가 됐다.
좌측 영상은 김태균이 스기우치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리는 모습이다. 볼카운트가 2스트라이크까지 몰렸고 공 두개 모두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던 스기우치는 지난번 대결에서 재미를 봤던 인코스 위닝샷을 3구째에 던졌지만 공 한개정도가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홈런을 허용했다.
아무리 김태균을 상대로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지만 김태균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4번타자다. 개인적으로 이 타이밍에서 스기우치의 전매특허라고도 할수 있는 서클 체인지업 하나쯤은 꼬시는 볼로 던질줄 알았지만 3구만에 승부해 들어간 것은 너무나 성급한 그리고,아무리 생각해봐도 김태균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것 같다. 그래서 김태균의 홈런이 더 짜릿했는지도 모른다.
포수 야마사키 카즈키는 김태균의 몸쪽으로 타이트하게 붙이는 공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인코스 승부를 할때 가장 유념해야 하는 실투 즉, 제대로만 구사되면 타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치기 힘든 코스지만 이렇게 로케이션이 어긋나면 장타로 이어진다는 만고진리의 법칙이 제대로 적용된 것이다. 더군다나 김태균과 같이 파워가 뛰어난 타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김태균이 스기우치를 상대로 홈런을 쳐낼때의 타격동작을 타자배꼽 정면에서 영상으로 만들어 봤다.
왜 김태균은 정교한 타격을 할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 덧붙여 이번 홈런은 어떤 의미에서 두가지 추론이 나올수 있는 홈런이란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김태균의 타격을 유심히 보면 한국에서와는 좀 달라진 부분을 발견할수 있다. 비단 이것은 금일 홈런을 쳤던 장면뿐만 아니라 일본에 온 이후 다른 타격모습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김태균은 타이밍을 잡으러 가는 첫 앞발의 스텝(Leg Step)을 약 반족장 정도 앞쪽으로(투수쪽으로) 내딛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앞발 스텝이 거의 없이 발뒷꿈치만 들어서 타이밍을 잡은 소위 태핑(Tapping) 타법으로 변해있다. 이렇게 되니까 한국시절에 비해 컨택트 지점까지 스윙의 일련과정에서의 배팅공간이 좁아졌다. 즉, 흔히 말하는 체중이동(Weight Shift)의 전진력의 폭이 적다고도 할수 있다. 처음 준비 스탠스에서의 양다리 사이 폭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큰 차이점은 없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필자의 추론은 첫째, 뒤에서 앞으로 이동하는 체중이동의 폭을 줄임으로서 장타 보다는 보다 정교함에 치중하겠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한국투수들에 비해 수준이 뛰어난 일본투수들을 상대로, 더군다나 아직 일본투수들에 대한 파악이 되어 있지 않는 김태균으로서는 이러한 미세한 타격폼 변화를 스스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유추할수 있다.
두번째는 처음준비스탠스에서 앞발을 내딛지 않고 앞발끝만 찍고(Toe-touch)난 후 스윙이 시작되면 상대투수가 던지는 인사이드 피치에 대한 공략이 좀더 수월할수 있다. 왜냐하면 컨택트시 양 다리의 폭이 넓어지게(Broad-stance)되면 타격시 몸이 회전하는데 있어 방해적 요소가 생길수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앞발을 내딛게 되면 컨택트지점에 이르러서는 양다리의 폭이 넓어져 김태균 특유의 강력한 힙 로테이션(Hip-rotation)을 내는데 있어 마이너스가 될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배트가 스트라이크존을 커버할수 있는 영역이 좁아질수 있는 문제점도 생기게 된다. 지금 정도의 스탠스 폭이라면 한국에 비해 몸쪽 승부를 즐겨하는 일본투수들의 공을 좀 더 수월하게 대처할수 있다고 보여진다.
스기우치에게 뽑아낸 이 홈런이 그걸 말해주고 있는데, 김태균의 배트와 공이 만나는 접점지점(Contact)을 보면(14프레임) 홈런이 생산되는데 있어 가장 이상적이라는 히팅포인트 지점(타자 앞무릎에서 앞쪽으로 4-5인치 앞)보다 더 앞쪽에서 컨택트지점이 형성되고 있다. 김태균이 평소 가격하는 지점보다 더 앞쪽에서 이공을 통타한 것은 위에서 말한대로 인코스 공을 공략할시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하는 몸의 회전력이 지금 일본에서도 변함이 없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스기우치의 3구째 공은 김태균이 노려서 치지 않았나 싶다. 지금보다 더 앞쪽에서 때렸다면 대형 파울 홈런이 되었거나, 더 늦은 포인트에서 컨택트가 이뤄졌다면 배트중심에 맞지 않아 소위 먹히는 타구를 생산했을거라고 추측되기 때문이다.
또한 배트 노브(Knob)부분을 최대한 앞으로까지 끌고(Dreg)가는 김태균 특유의 타격기술도 돋보였다.
14프레임→15프레임 즉, 공을 맞추는게 아닌 뚫고 지나가는(hit through the ball) 매커닉도 상당히 돋보이는 아름다운 스윙이다. 안타를 치다보면 홈런은 자연적으로 뒤따라오게 돼 있다. 굳이 큰것만 의식해서 스윙을 하지 않아도 충분할만큼 지금 김태균의 타격은 큰 이상이 없다고 본다.
스윙시 김태균의 배트가 어떻게 나오는가를 보면 여타의 그레이트형(Great) 타자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수 있는데, 여타의 타자들과는 달리 준비동작에서 상체가 클로즈되어 있는 폭이 크기에(투수쪽에서보면 등번호가 다 보일 정도) 스트라이드(Stride)를 하며 타격을 하는 타자들과는 달리 배트 헤드가 돌아나오는 폭이 매우 작다. 김동주(두산)처럼 다리를 드는 과정에서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향했다가 나오는 유형의 타자들은 스윙의 도움닫기를 충분히 이끌어내지만, 김태균은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는 대신 로드포지션(Load=체중을 장전하는)으로 가는데 있어서의 파워장전은 투수쪽으로 움찔하며 그 반동으로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체중을 장전하면서 폭발할 준비를 한다. 테이크 백(Take-back)이 거의 없는 이러한 김태균의 스윙은 팬들로부터 10년째 발전 없는 타자(반어법)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알버트 푸홀스(세이트루이스)의 타격방법론과 유사점이 많다.
치바 롯데는 이날 역전패를 당했는데 현재 리그 3위인 소프트뱅크와는 반경기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앞으로 4번타자 김태균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음은 물론 그에 대한 시선 역시 지금보다는 더 큰 기대치로 바라볼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기우치에게 뽑아낸 이번 홈런이 김태균 자신에게 있어서 전환점 이상의 의미를 갖게 하는 한방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 GIF/ 치바 롯데 마린스 * 영상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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