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전력은 사상 최고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불안한 포지션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선수 그리고 최강의 전력이 갖춰진 상태다.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된 직후, 가장 이목이 집중된 곳은 추신수-김태균-이대호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클린업 트리오다. 이미 이러한 중심타선의 구축은 전부터 예상했던 일이기에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막상 1982년생의 동갑내기 친구들이 모두 3-4-5 타순에 배치될 것을 생각하니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야구대표팀의 선수구성을 감안할때 사회인 선수들이 주축이 될 일본과, 왕 치엔밍(워싱턴), 궈홍즈(다저스),첸 웨인(주니치)등이 불참할것으로 보이는 대만대표팀의 전력은 우리보다 한수, 아니 두수아래라고 본다.
아직 대표팀 엔트리가 확정되지 않은 현 시점이기에 어떤 선수들로 꾸려 대회에 참가할지 모르는 일본은 제외하더라도 우리가 대만과 만났을시, 그나마 까다로운 상대투수(아직 확정된게 아니지만)는 현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뛰고 있는 슈 밍체(허명걸) 정도뿐이다. 개인적으로 일본 야구에 비해 대만 야구를 잘 모르지만, 슈 밍체 정도라면 한국전에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
슈 밍체는 변화구를 위주로 하는 우완 베테랑 투수로 빠른 공보다는 맞춰잡는 기교파 유형이라고 볼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속팀 세이부에선 주로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부터 세이부의 5선발 투수로 거의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올해 선발로 22경기에 나와 6승(9패) 평균자책점 4.55(120.2이닝)의 기록이다. 이곳에서 올 시즌전 세이부 라이온스의 전력분석 시간을 통해 언급했듯이 슈 밍체는 슬라이더와 인사이드 역회전볼(슈트볼)이 좋지만 삼진잡는 능력은 여타의 세이부 선발진들에 비해 떨어지는 투수다. 우리 대표팀 타자수준이라면 이정도의 투수(무시하는 말이 아니라)는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일본은 우리와는 달리 아시안게임에 대한 열기가 거의 없다는 느낌이다. 각 스포츠 언론을 포함해 미디어에서 야구대표팀에 대한 기사도 거의 찾아볼수 없다. 병역문제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닌, 어차피 대표팀 수준차이에서 오는 관심의 저하라고 냉정히 평가하고 싶다.
물론 야구에서의 팀 전력차이, 그것도 국제대회라는 특수성을 감안할때 아무리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더라도 1%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될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대표팀에 포함된 선수들중 김태균(지바 롯데)은 빠졌으면 싶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지바 롯데 마린스의 포스트시즌 일정이다.
현재 리그 3위에 있는 롯데 마린스는 1위 세이부와 불과 2.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꼴찌가 확실해진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제외하고 퍼시픽리그 팀들중 돔구장이 아닌 관계로 우천순연된 경기까지 포함해 지바 롯데의 정규시즌 경기도 가장 많이 남아 있다.(7일 기준) 또한 3팀(A클래스)에게만 허락하는 포스트시즌 진출 역시 누가 1위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롯데 마린스 역시 1위를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올해 퍼시픽리그는 끝까지 가봐야 할 정도로 순위싸움이 어지럽다. 지난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일본시리즈는 정확히 11월 1일에 시작해 6차전이었던 8일에 끝났다. 지바 롯데가 정규시즌 몇위를 해서 클라이맥스 스태이지 1,2를 어떻게 치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보다 유리해진 지금 경기일정상 아시안게임(11월 12일 시작)때까지의 시간이 촉박하다. 만약 지바 롯데가 일본시리즈까지 올라간다면 김태균은 거의 휴식없이 곧바로 광저우행 비행기를 타야 할지도 모른다.
두번째는 김태균의 앞날을 위해서다.
김태균은 이대호 그리고 추신수와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 올 시즌 한국야구를 초토화시킨 이대호와, 클리블랜드의 중심타자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추신수와는 달리 김태균은 팀내 입지 강화에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내년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게 되는 이대호와 상위리그 진출 첫해인 김태균의 행보가 같을수는 없다는 뜻이다. 특히 전반기 동안 맹활약을 뒤로 하고 후반기들어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의 김태균이라면 내년을 대비한 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한다. 체력저하로 힘들어 하는 김태균이 휴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면 본인으로서도 손해라고 본다.
대학생이 유치원생 손목을 비틀듯 한국대표팀과 대만,일본 대표팀과의 수준차이는 상당하다.
언론에서 관심유발과 흥행에 따른 것들로 인해 마치 한국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있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데, 냉정히 평가하면 대만과 일본은 우리대표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1루엔 이대호가 있기에 혹여 김태균이 빠지더라도 지명타자감으로 홍성흔이나 최준석과 같은 선수를 대표팀에 참석시켜 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한국도 마찬가지었지만 올해 일본열도의 무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그렇지 않아도 체력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김태균에겐 지옥같은 생활이었다. 그렇다고 김태균에게 휴식을 줄수도 없는게 팀 현실이다. 2군과 1군의 수준차이가 너무 크고, 마땅히 김태균을 대체할만한 선수도 팀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1위 싸움이 치열한 지금상황에서 김태균을 뺄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을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김태균을 꼭 데려갈 필요가 있었느냐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김태균에게 전화로 대표팀 합류여부를 직접 문의했다지만 은사인 김인식 감독, 그리고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당시 수석코치, 타격코치였던 김성한,이순철 기술위원회 위원들과의 관계를 고려했을때 김태균 스스로 대표팀 합류를 고사한다는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은 자명하다.
앞으로 지바 롯데의 팀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것이며 거기에 따른 경기일정, 그리고 제반사항에 따른 것들이 남아있긴 하다. 하지만 설사 이러한 것들이 현실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번 아시안게임만큼은 김태균에게 휴식을 줬으면 싶다.
사진/ 지바 롯데 마린스, 세이부 라이온스
윤석구(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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