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아직 이승엽 못 뛰어넘었다

MLB * NPB 2010/06/07 01:23 Posted by 윤석구
태균과 이승엽은 상대비교 그리고 성적과 인기의 비교가 아닌, 이들이 걸어왔던 그리고 걸어가야할 길에 대한 논의가 먼저다.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어제 view 베스트에 올라온 “김태균, 사실상 이승엽 뛰어넘었다” 와 같은 글 말이다. 이글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현재 일본 올스타전 투표에서 김태균이 1루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승엽은 아무런 소식이 없다. 가 주 요지다. 일본 퍼시픽리그 1루수들 도표한장 퍼와서 올린게 전부다. 이게 다다. 물론 김태균 외 한국선수들의 부진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는 글 내용도 있지만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김태균의 칭찬만 해도 충분할 것을 이승엽까지 끌어와 저런식의 제목을 썼다는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승엽이 올스타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이유를 정말 몰라서 그런걸까?

현재 김태균은 퍼시픽리그 1루수 부문 올스타 투표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타카하시 신지(니혼햄)와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김태균의 맹활약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퍼시픽리그 1루수들은 여타 포지션의 선수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다.


김태균 외에 후보에 오른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똑딱이 4번타자 타카하시, 최근 부상때문에 경기 결장이 잦아지고 있는 베테랑 코쿠보 히로키(소프트뱅크), 공포의 외국인 타자임에는 분명하나 올 시즌 들어 벌써 두번씩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른 알렉스 카브레라(오릭스), 지난해 부진에서 벗어나 회춘하고 있는 백전노장 나카무라 노리히로(라쿠텐) 등이다.

이중 아직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카브레라와 타카하시는 냉정히 말해서 그냥 후보에 오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카브레라는 벌써 보름여 동안 1군에서 뛰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 3할타율을 기록했던 타카하시는 현재 타율 .249를 기록중이다. 원래 장타력과는 거리가 먼 타카하시의 현재 타율로만 놓고 보면 그가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김태균의 유일한 대항마라고 할수 있는 나카무라는 타율 .301에 9홈런을 기록중이지만, 치바 롯데보다 더 비인기팀인 토호쿠 지역을 연고로 하는 라쿠텐이란 점을 감안할때 그 역시 후보에 오르는것으로 만족해야 할듯 보인다. 여기까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퍼시픽리그 1루수 부문 올스타 후보에 오른 선수들의 면면이다. 김태균의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올해 퍼시픽리그 1루수 올스타는 김태균이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왜 김태균의 올스타전 투표에 관한 것을 언급하며(글 내용도 일간스포츠 기사 거의 배끼다 시피 인용한것) 여기에다 이승엽을 첨가하며 비교하는가다.
사실, 일본에서 이승엽의 전성기는 이제 다 저물어가고 있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선수기용에 관한 불만도 일부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원래 외야수였던 타카하시 요시노부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희생양이란 말도 들린다. 하지만 이 모든걸 차치하더라도 그리고 최근 2년동안 원래 기량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이승엽 일지라도, 아직은 김태균이 이승엽을 넘어섰다고 함부로 말할수는 없는거다. 개인적으로 김태균 선수의 기량을 높이 사는 편이지만, 아닌건 아니다.

아직 김태균은 한시즌도 모두 소화해 보지 않았다. 이제 1년차 외국인 타자며, 아직 시즌 일정의 절반도 뛰지 못했다. 그런데 김태균이 이승엽을 뛰어넘었다니. 이게 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할수가 없다. 조금 더 진득하게 김태균이 걸어가는 길을 관찰하며 최소 지금까지 이승엽이 일본에서 활약했던 시간의 절반정도까지의 성적을 살펴보며 그때가서 비교해도 늦지 않다.


이승엽이 언제까지 일본에서 활약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가끔 선수들이 최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을 잊어버리곤 한다. 해가 갈수록 한국과 일본야구의 격차는 좁혀져 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이로 29살인 김태균과 이승엽이 29살이었던 2004년의 겝차이는 그세월만큼 양국가 수준차이의 좁혀짐으로 인한 것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29살 이전 나이의 양선수 평가는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비교도 적절하지 않기에 더 이상의 언급은 생략하겠다.

일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 언론들은 유독 선수비교하는걸 좋아한다. 물론 선수비교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이 다분하다. 하지만, 비교를 하더라도 좀 더 생산적인 것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성향이 전혀 다른 이치로와 추신수를 비교 하는 짓을 아무런 꺼리낌 없이 하는 일부 언론 기사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그걸 따라 하는 일부 블로거들이다. 그렇게 따라 해놓고 나중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에 대해 칭찬하는 기사가 나오면 훌륭한 기자가 되고, 그 칭찬기사를 썼던 기자가 나중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에 대해 비판 기사를 쓰면 찌라시라고 욕부터 한다. 앞뒤 구분도 없이 그냥 무작정 까고 보는거다.

이승엽과 김태균이 서로 만나면 `내가 형 뛰어넘었어' 라고 할까.
그렇지 않아도 괴로운 이승엽이다. 김태균이 잘하면 그냥 칭찬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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