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첫 홈런을 분석해 보니...

MLB * NPB 2010/04/02 23:25 Posted by 윤석구

김태균(치바 롯데)이 오사카 쿄세라돔에서 열린(2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서 일본진출 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10경기만에 나온 대형 중월포로 그동안 장타가 터지지 않아 초조했던 것을 일시에 날려버린 통쾌한 한방이기도 했다.

이날 김태균은 홈런 뿐만 아니라 4타석 3타수 2안타(볼넷1개)를 기록하며 타율도 .222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에버리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섣부른 감이 있지만 여타의 기록보다 유독 타율에 대한 값어치를 높이 평가하는 일본야구라는 점을 감안할때 이날 2개의 안타는 그 의미가 크다고 볼수 있다.

김태균의 첫 홈런의 희생양은 오릭스의 하위급 선발투수인 콘도 카즈키다.
김태균의 홈런을 폄하하는 말이 아니라 콘도는, 오릭스팀에 소속돼 있기에 그나마 선발로 등판하지 투수력이 뛰어난 타팀에 있었다면 선발투수라고 불리기엔 민망한 수준의 투수다.

지난해 콘도는 퍼시픽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 꼴찌(4.78  9승 12패)를 기록한 선수다. 결과론적인 말이 아닌, 사실 오늘 필자는 오릭스 선발투수를 보고 김태균의 첫홈런이 나온다면 콘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콘도는 2008년을 기점으로 자신의 기량이 어디쯤에 와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고 본다.

작년 오릭스가 전년도(2008) 리그 2위에서 꼴찌로 추락한 원인은 그해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코마츠 사토시의 부진도 있지만 이와 쓰리벽(나쁜의미)을 이루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선발투수 야마모토 쇼고와 콘도 카즈키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듯 2008년의 성적을 외면하며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보였는데 올해 역시 이들의 부활 없이는 오릭스의 미래도 장담하기 힘들다. 콘도는 130km 후반을 겨우 찍는 포심패스트볼과 변화구 제구력 역시 그렇게 빼어난 투수가 아니다. 



3-0으로 앞선 치바 롯데의 5회초 공격에서 김태균은 3번타자 이구치 타다히토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타석에 등장했다. 콘도 입장에서는 여기서 더이상 실점을 하게 되면 이날 승리를 장담할수 없었고, 더군다나 김태균 보다는 그 뒤에 포진한  타자들(오마츠 쇼이츠,오무라 사부로)의 타격감각을 감안했을때 어떻게 해서든지 김태균과 승부하는게 더 편하다는 생각으로 김태균을 맞이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국 투수들과 상대해본 경험이 많은 오마츠와 사부로보다는 아직 본궤도에 올라오지 못한 김태균, 더군다나 발이 느린 김태균이라면 내야땅볼 타구를 유도해 병살타를 노리는 피칭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역시나 포수 히다카 타케시는 김태균을 상대로 초구를 인코스로 요구했다. 이 사진은 김태균이 중월 투런포를 쏘아올릴때 컨택트지점에서의 모습인데 히다카는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안쪽으로 빠져 앉아 있다. 인코스는 제대로만 제구가 되면 타자입장에서는 쉽게 공략할수가 없는 코스다. 타격의 원론적인 매커니즘상 정말로 타이트하게 들어오는 인코스 공을 장타로 연결할수 있는 타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일전에도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투수입장에서는 정말로 제구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함부로 던질수 없는 이 코스를 히다카-콘도 배터리는 선택했고 결국 사진에서처럼 가운데 약간 높은 코스로 몰리며 김태균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비록 콘도가 여타의 선발투수들에게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투수라곤 하지만 실투를 받아먹은 김태균을 칭찬할수 있는 대목이다. 마치 앞으로 나를 상대로해 인코스 승부를 하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 이렇게 장타를 허용할수 있다 라는 것을 시위라도 하는듯한 홈런이었다.

금일 김태균의 홈런포는 또다른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그의 타격성향을 예측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시발점이라고도 볼수 있다.
일본 진출후 김태균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어지간하면 초구 이구 공략에 있어 매우 인색한 모습이었다. 투수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으며 그의 볼넷 숫자(8개)가 말해주듯 되도록 이면 카운트 승부를 길게 끌고 갔는데, 그렇다 보니 볼넷 대비 삼진 숫자 역시 그답지 않게 정비례했다.

하지만 이번 홈런은 콘도의 초구를 공략해서 나온것이다. 흔히 타자가 대기타석에 있을때 타격코치가 조언해주는 것은 매우 간략하다. 그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좋은 공이 들어오면 초구부터 휘둘러라" 다.

일부 야구팬들중에는 타자가 초구를 공략하다 실패할 경우 많은 비난(투수가 흔들리고 있는데 초구부터 휘둘렀다느니, 주자가 3루에 있는데 성급하게 공격했다느니 등등)을 하곤 하는데 원래 타격은 초구를 공략했을때가 더 높은 안타생산력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초구 공략을 잘 하지 않는 타자는 게스히팅 능력이 떨어진다는 확인 되지 않는 사실까지 언급하기도 하는데 이 지구상에서 게스히팅(노림수)을 안하는 타자는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 단지 적극적인 타자냐 아니냐의 기준점만 다를뿐이다.

잠시 말이 빗나갔지만 어찌됐던 김태균은 이날 경기상황을 정확히 읽어냈고 또한 콘도의 실투를 제대로 공략하며 멋진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앞으로 김태균의 초구공략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의 홈런숫자는 더 늘어날것으로 보는 개인적인 이유에 이사실을 포함시키고 싶다.


일전에도 이야기한바 있지만 퍼시픽리그는 특급 선발투수들에 비해 그중간에 위치하는 A급 선발투수들의 양적인 숫자는 적은 편이다. 어떤 일본 야구팬은 이러한 것을 두고 `겉절이 투수들'이라고까지 표현하는데 실제로 퍼시픽리그 6개구단 1군 엔트리에 등록한 투수들을 보면 겉절이 투수(특급과의 레벨 차이가 많이 나는)들이 꽤 있는 편이다.
콘도는 물론 같은 팀의 선발투수인 야마모토 쇼고 역시 굳이 레벨로 따진다면 겉절이 투수라고 할수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타자들의 스탯쌓기용 투수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일본 야구를 무시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각팀 선발투수들의 면면을 보면 김태균이 이들을 상대(2선발 이하)로 해 결코 호락호락 쉽게 물러나지 않을만큼 만만한 투수들도 분명히 있다.

그동안 장타가 터지지 않아 많은 팬들을 불안하게 했던 김태균은 늦은감이 있긴 했지만 결국 일본진출 후 첫 홈런을 생산했다. 오릭스의 투수 로테이션을 감안할때 에이스라고 할수 있는 카네코 치히로가 남은 두경기중 한번은 선발로 등판할것으로 보이는데 김태균도 이번 홈런을 통해 투수와 볼카운트 싸움을 하면 자기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많지 않은 경험을 통해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번 손맛을 본 김태균은 카네코를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그동안 김태균 특유의 리듬감이 사라졌다는 느낌이 들만큼 매우 경직됐던 타격자세가 최근 경기에서는 보이지가 않았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투수에게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고 좌우로 몸을 흔들며 리듬감을 타면서 타격을 해야 진짜 김태균이다. 콘도에게 뽑아낸 홈런을 계기로 좀 더 많은 장타를 생산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진/ 다음TV 팟 화면캡처 & 일본 산스포 닷컴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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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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