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린 김경문, 그리고 선수들

Korea Baseball 2008/08/24 00:00 Posted by 비회원










 

 

 

 

나는 야구를 너무나 사랑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세월을 살아오면서 내 개인적인 일을 제외하고 야구와 관련에 몰두하고 있는 시간이 대부분일 정도로 야구에 미친 인간이다.
대부분 야구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보면 주위의 영향이 크다. 어릴때 집안에 야구팬이 있고 없고의 차이때문에 평생을 응원하게 될 팀이 정해지며 어떤이는 야구와 별개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환경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는 말이다.

나같은 경우는 어릴때 내 주변 일가친척중 야구를 좋아한 사람들이 전무했다. 거의 스포츠와 담을 쌓고 사는 집안이라고나 할까. 야구를 하는 시간이 되면 집에 한대 있는 흑백 텔레비젼을 독차지 하기 위해 집안 식구들과 싸웠던 일이 빈번 했으며 저녁 시간 채널권을 빼앗기면 초등학교 숙직실(집 바로 앞이 초등학교다)에 가서 당일 숙직하는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같이 야구를 보곤 했다.
 


 
시골 촌놈이라 경기장에 가서 야구를 본다는 것은 그당시 꿈도 꾸지 못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가장 부러웠던 이유중 하나가 그들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경기장을 찾아가서 야구를 볼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가 탄생한 1982년 이후 최초로 야구장을 가게 된건 아이러니 하게도 연고인 광주 무등경기장이 아닌 대전구장이다. 1987년 막내고모님이 결혼을 했는데 고모부가 야구를 좋아했고 당시 여름방학때 야구장을 데려가준다고 올라오라고 해서 역사적인 경기장 방문 소원이 이뤄졌던 기억이 있다.
외야쪽에서 봤는데 빙그레 이글스의 이강돈를 비롯해 전대영(대전고가 낳은 최고의 선수가 될거라 고모부가 했던 말이 지금도 기억난다)이 가장 먼저 눈에 보였다. 그리고 해태의 수비때 텔레비젼으로만 보던 이순철이 외야로 달려온다. 이장면은 필름이 끊기지 않고 그대로 떠오르는데 그 경기는 해태가 4:3으로 빙그레를 이긴 경기였다. 더욱 잊혀지지 않았던 것은 이순철이 홈런을 친 순간이다. 텔레비젼에는 그렇게 멀지 않게 느껴졌던 홈플레이트와 외야까지의 거리가 엄청나게 멀다고 생각하는 찰라 이순철이 역전홈런을 쳐버린 것이다.주위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혼자 떠들다 같이간 고모부 친구들에게 `전라도 촌놈 신났구만' 하고 놀리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야구에 미치기 시작한 1982년 그리고 5년 후인 1987년  첫 야구장 방문은 이렇게 시작됐다.
 
고등학교때는 목포에 살았기 때문에 광주구장을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학생때인지라 용돈이 부족해 일주일동안 돈을 모아 토요일에 야구를 보러 광주를 가곤 했는데 당시 광천 터미널까지의 요금을 아끼려고 백운동터미널에서 미리 내려 무등구장까지 걸어서 갔다. 1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힘든 줄도 모르고 달리다 걷고를 반복하며 경기장 앞에 도착하면 관중들의 함성이 들린다. 급한 마음에 심장이 벌렁벌렁 거린다. 이 기분은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해할것이다.
 
군시절 휴가를 나오면 대부분을 야구장에서 보내, 난 누구처럼 군시절 휴가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별로 없다. 1997년 4월 야구 개막식에 맞춰 병장 휴가를 나왔는데 LG 트윈스의 신인 이병규가 해태 투수 조계현을 두들기며 승리한 경기도 기억에 남는다. 늘 최강의 이미지였던 타이거즈 팬이었기에 우승때마다 기뻐하던 기억이 있다. 비록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버렸지만 말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기쁘지는 않았던것 같다. 해태는 우승을 자주 했기에 늘상 일상화된 느낌 그런게 있었을까.  그런데 오늘은 김경문과 우리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의 아쉬움 2003년 아시아선수권 겸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 탈락 등 늘 우리의 발목을 잡던 일본을 두번에 걸쳐 넉아웃 시켰음은 물론 한때 국제대회 151연승의 거함 쿠바를 다시한번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기에 그 기쁨은 말로 형언할수 없을 정도다.
 
대회직전 분석을 해보니 할수 있을거란 생각은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도저히 믿어지질 않는다. 글을 쓰는 이순간에도 말이다. 야구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해준 선수단 전원에게 수고했다는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김경문 감독
 
이제와서 고백하자면 김경문 감독을 평소 존경해 왔습니다. 소속팀 두산야구를 보면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신 분이었죠. 이번 대회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 를 보면서 감독님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주역들입니다. 어린 선수를 키워내려면 팬들에게 엄청난 비판을 들어야 한다는 것. 그걸 감수하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평소와 같은 뚝심으로 일구어 낸 감독님의 마인드는 최고입니다.
 


 
김기태 타격코치
 
요미우리 2군에서 이승엽과 올시즌 초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항상 코치님을 볼때마다 과거의 오희주가 생각나 안타까워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안절부절 하던 모습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 2군에서 다시 이승엽과 시작해야겠네요. 일본을 두번이나 이겨버려 돌아가면 또 어떤 일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올림픽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김광현
 
새로운 일본킬러 등장. 20살의 나이로 벌써부터 일본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되버렸습니다. 과거 선배 구대성이 그랬든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만나면 김광현 선수로 인해 우리는 한시름 놓게 생겼습니다.
입단 당시 돈값을 못한다는 조급한 팬들로 인해 고생을 많이 한걸로 아는데 이젠 그대 없으면 한국야구는 상상조차 할수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프로리그로 돌아가면 이번 대회 경험을 발판삼아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정대현
 
쿠바 잡는 정대현. 명품 싱커 정대현.
과거 국제대회때 중요고비마다 멋진 활약을 해줬는데 이번 대회 역시 명불허전 그대로였습니다.
9회말 병살타 유도 피칭은 두고두고 회자될듯 싶네요. 고생 많았습니다.
 


 
류현진
 
괴물이 진화하면 이젠 뭐라고 불러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입니다. 한화 최고의 에이스. 한국프로야구 사상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 를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선수. 결승전 쿠바전에서 보여준 서클체인지업은 언제봐도 시원했습니다. 오늘 결승전 너무나 멋진 투구를 보여줘 거듭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금메달 축하드려요.
 
봉중근
 
작년시즌 기대한만큼 보여주지 못해 많이 안타까웠는데 올시즌에는 미국에서 놀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어 이번 올림픽에서 기대가 컸습니다. 미국전에서 보여준 호투 정말 인상깊게 봤습니다.
이번 대회 9연승의 시발점이 그대 손부터 시작했으니 우리팀이 끝까지 그 기운을 이어받아 금메달을 따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투수들 이끌어 가며 정말로 고생많았습니다.
 
송승준
 
대표선발 명단 발표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지난 쿠바와의 예선전때 보여준 멋진 피칭으로 송승준 이름 석자를 많은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알렸습니다. 롯데에 돌아가서도 팀의 숙원인 4강 진출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다시한번 거듭나는 계기 됐으면 합니다. 수고하셨어요.
 
한기주
 
기대했던만큼 활약하지 못했지만 언제나 자신감을 잃지 말고 이번 대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158km 의 빠른 공처럼 이번 대회는 빨리 잊고 소속팀에 가서는 멋진 투구를 해주길 바래요.
많은 야구인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장원삼
 
장원삼 선수의 우상인 일본의 와다 츠요시의 투구를 직접 본 소감이 어땠나요? 별것 아니었나요?
언젠가 일본의 젊은 투수들이 한국의 장원삼 선수를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날이 올겁니다.
이번 대회 정말로 고생많이 했습니다.
 


 
윤석민
 
8개구단 선수중에 안티 없기로 가장 유명한 KIA의 에이스 윤석민. 올시즌 다승 1위답게 이번 대회 중요길목마다 멋진 투구 고맙습니다. 윤석민 안뽑았으면 어쩔뻔 했냐고 허구연 해설위원이 그러던데 그대의 명품 슬라이더는 안이나 밖이나 그명성 그대로였다는 것을 멋지게 보여줬습니다.
 
오승환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에서 보여준 활약은 많은 야구팬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습니다.
비록 이번대회 컨디션 저하로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한국 최고의 클로저는 오승환이란 것을 잊지 마시길..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웃지 않는 그대를 보면서 기절할뻔 했는데 이젠 웃을때도 됐잖아요. 어찌됐던 너무나 고생많으셨습니다. 금메달 축하드려요.
 
권 혁
 
일본과의 예선에서 보여준 호투 멋졌습니다. 높은 타점에서 뿌려대는 강속구는 공포의 대상인데 타팀타자들에게 자주 보여주지 못해 약간은 아쉬웠습니다. 내년 WBC에서는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주지 못한 투구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 보여줄거라 믿을겁니다.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강민호
 
오늘 퇴장당한 모습에서 얼마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하는지 느낌으로 전달이 되더군요. 비록 퇴장은 당했지만 울분을 참지못하는 장면 때문에 선수들이 힘을 낼것이라 믿었습니다.  가장 위기의 순간에 가장 정열적인 패기를 보여준 그대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진갑용
 
국가대표 주전 안방마님. 한국팀 선발투수들 대부분이 어린 선수들인데 베테랑답게 좋은 리드 감사합니다. 투수들이 마음먹고 투구를 할수 있었던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은 진갑용 포수의 역할 덕분입니다.
경기 후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한없이 웃게 만들던.. 부상 치료 빨리 하시길 바랍니다.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이대호
 
전반기 중반부터 찾아온 슬럼프 때문에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중요고비마다 해결해주는 능력은 대단했습니다. 작년 12월 아시아예선당시 나루세에게 번번히 삼진을 당했던 안타까움을 올림픽에서는 와다를 두들기며 복수에 성공했군요. 이젠 친구 김태균에게 군대이야기를 당당히 할수 있을듯 싶어 안심입니다.
 
김민재
 
연세 지긋하신데 국가의 부름을 받을때마다 참가해줘 고맙습니다. 대회초반 박진만의 공백을 훌륭히 소화해주셨고 1루코치 하시느라 고생많았습니다. 베테랑으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잘 이끌었기에 금메달을 딸수 있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근우
 
이젠 정근우 안티팬들은 없을겁니다. 캐나다 전 존슨에게 때려낸 홈런 뿐만 아니라 타구를 바라보며 거만하게 걸어가는 모습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주자로서 멋진 주루플레이 역시 너무나 활기찼구요.
이번 대회가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박진만
 
한국최고의 유격수 박진만. 언제나 경기의 마무리는 그대의 손으로 끝을 낸다는 사실.
WBC 4강의 주역에서 이젠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는데 내년 WBC에서도 멋진 활약 기대합니다.
유격수 수비의 교과서적인 표본.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는 동작을 보면 아트죠.
 


 
고영민
 
올림픽 동안 2루수 걱정을 하지 않게 해준 존재. 그동안 국가대표 2루 주인이었던 김종국의 공백은 공수에서 업그레이드된 고영민으로 인해 향후 10년간 고민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힘이 없게 생겼다고 함부로 상대하다간 그대의 방망이 질에 걸려 홈런맞고 주저앉은 투수들 부지기수 입니다.
내년에도 부탁해요. 오늘 쿠바의 마지막 카운트를 잡는 노스텝  병살타 송구 멋졌습니다.
 
김동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 국제대회 최고의 타자답게 활약해줘 고맙습니다.
일본의 무라타 3루수비를 보다 김동주를 보면 같은 체급인데 어떻게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ㅎㅎ
노무라 감독에겐 어필이 됐을까요? 부상 빨리 치유하시길.금메달 축하드립니다.
 
이종욱
 
동남아 용병선수라고 놀려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한국대표팀 최고의 1번타자가 됐습니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 그리고 멋진 수비는 이번대회의 또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프로입단 과정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겐 이번 대회 금메달 획득은 또다른 감회에 젖게 만들었습니다.
내년에도 부탁해요.
 


 
이진영
 
일본최고의 마무리 투수 후지카와 큐지에게 때려낸 안타는 준결승전의 백미였습니다. 그 안타 한방이 역전의 시발점이었고 이와세를 불러들여 이승엽의 홈런까지 연결할수 있었거든요. 지난 WBC때의 경험이 이번대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습니다. 이젠 완성형 타자로 진화가 끝난듯 싶네요. 국제대회때마다 마술과 같은 활약을 해줘 거듭 고맙습니다.
 
김현수
 
올시즌 전부터 내 타켓으로 들어온 김현수. 일본과의 예선에서 이와세를 상대로 안타를 친 모습을 보면서 그 나이가 믿겨지질 않았습니다. 이미 완성형에 들어섰다는 평을 듣는 현재 리그 수위타자.
병역문제가 해결됐으니 앞으로 얼만큼 리그를 초토화 시키는 배팅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금메달 축하드립니다.
 
이용규
 
지난 도하아시안게임때 금메달을 따지 못해 힘들었다는 소리듣고 안타까웠습니다. 인코스,아웃코스 가리지 않고 쳐내는 안타를 보고 이번 대회 상대팀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한국에 와서는 홀가분하게 팀을 위해 정진하길. 이용규가 출루하면 이승엽이 홈런을 친다라는 새로운 방정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이택근
 
국내 우타자중 가장 정교한 배팅을 하는 이택근 선수. 너무나 고생많았습니다.
난 이택근 선수의 타격을 보면 감탄을 하는데 실력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라 그동안 안타까웠습니다. 이대호 김동주를 제외하면 좌타자들이 많은 한국팀 사정상 그대가 들어가 있는 타선은 안정감이 큽니다.
금메달 축하드리고 내년 WBC에서도 멋진 활약 부탁드립니다.
 


 
 
이승엽
 
한국야구 사상 최고의 타자. 그리고 이번 대회 영웅.
올림픽 참가로 인해 금전적 손실이 얼마인가요? 그걸 감수하고 출전한 올림픽에서 한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대가 때려낸 홈런 하나 하나가 곧 한국야구 역사로 등록됩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나를 울게 하더니 오늘은 금메달로 나를 웃게 해준 홈런타자 이승엽.
일본으로 돌아가서 겪을 일들이 걱정되지만 잘 추스려서 올시즌 잘 마무리를 하시길. 9전전승으로 우승하겠다는 말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였다는 걸 그리고 그말을 굳게 믿었던 본인에게 약속을 지켜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밖에 이번 올림픽 동안 수고한 대표팀 지원팀 그리고 트레이너 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오늘은 야구를 처음 접한 1982년 흑백 텔레비젼에게 감사하는 그리고 내가 야구를 사랑한다는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는 하루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야구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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