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플레이를 보러 가는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것은 팀이 이기는 상황과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목격하고픈 욕망이 가장 크다.
야구는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스포츠이며 그속에서 뛰는 선수들의 행동하나하나 그리고 아주 조그만한 잔동작까지 살펴가며 경기를 관전하다 보면 승부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물론 야구는 실력 이외에 상당한 운이 필요로 할때가 있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 그리고 그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이 담겨 있는 종합예술적인 면도 분명 들어있다. 또한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구기종목이 아니기에 경기가 루즈하거나 또는 진부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어떨때는 뻔한 작전을 내는 감독을 보며 식상한 느낌마저 들때가 있다. 물론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게 생겼듯이 모든 감독들의 스타일이 똑같을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8개구단 감독들을 보면 상당히 보수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팔짱을 끼면서 짙은 선그라스로 눈을 가리면서 얼굴표정 없이 뭔가에 골몰해 있는 모습. 필자가 감독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모습들이다.
물론 선수들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할때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감독도 있고, 믿고 올린 투수가 난타를 당할때는 어이없는 웃음으로 불편한 속내를 들어내는 감독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프로야구 감독들은 점잖은 편이다.
이 점잖다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생각이다. 그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도 사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점잖다는 느낌 위에 상당히 권위적이고 때로는 황제같은 뉘앙스를 풍기는것도 사실이다.
타자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 손만 내미는 감독도 있으며 심지어는 그냥 그자세 그대로 앉아 있는 감독까지 있다. 투수가 난타를 당해도 메모만 하고 있는 감독도 있고 투수코치와 뭔가를 이야기하는 감독들의 모습. 우리가 흔하게 볼수 있는 장면이다.
그래도 변함없는건 팔짱만 끼고 있는 감독이 꼭 있다는 사실이다. 대체 왜 그럴까.
믿고 대타를 낸 선수가 홈런을 치면 같이 방방 뛰며 세레모니도 할수 있고 심판의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보는이로 하여금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강력한 항의도 할수 있으며 기분이 언잖으면 욕도 할수 있고.. 좀 이러면 안되는 것인가? 왜 감독은 항상 틀에 박힌 권의주의적인 모습. 왠지 선수가 경기중에 다가서서 먼저 말을 건낼수가 없는 어려운 존재, 플레이가 만족스러우면 웃기도 하며 홈런을 치고 들어온 타자를 껴안아도 보고 뭐 좀 그런거 말이다.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지만 그 야구를 눈으로 보는 것은 감독과 팬들이다.
팬은 펜스위의 주인이지 그라운드의 주인은 아니다. 팬이 먼저 오바를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끔 이런 생각이 들면 정말로 우리나라 감독들은 뭔가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그리고 그렇게 하는게 보편적인 기준쯤으로 인식하고 있는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무게를 잡고 있는것이 선수들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아닐텐데 말이다.
시카고 컵스의 루 피넬라 감독은 다혈질적인 감독으로 유명하다. 이름 그대로 심판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피를 낼까 무서울 정도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팬들은 그게 야구를 관전하는 또다른 즐거중에 하나일 것이다.
팬서비스도 이런 서비스가 없다.
야구판정도 사람이 하는것이기에 오심이 나올수도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납득이 가지 않을때도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감독은 항의를 하더라도 그냥 점잖게 다가서서 아주 조용히 속삭이듯 말을 하는경우가 대부분이며 어떤 감독은 덕아웃에서 해당심판까지 걸어오는데 한참의 시간이 필요할만큼 아주 느릿느릿하게 걸어 나온다. 차라리 나오지나 말것이지.
얼마전 롯데 마해영 선수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로이스터 감독은 활짝 웃는 얼굴로 선수를 껴안고 자신의 본능(?)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기쁘면 그렇게 표현하면 되는것이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또 한바탕할수도 있는것이다. 야구장에 찾아온 팬들은 오직 던지고 치고 받고 달리는 선수들의 모습만 보러오는게 아니다. 로이스터의 저런 모습마저도 선진야구 출신 감독이라 역시 다르다 라고 말하면 지나친 필자의 주장일까. 분명한 것은 가식없는 감정표현을 하는 감독들은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주는 또다른 즐거움중에 하나라는 사실이다. 틀에 박혀 있는 권위주의적인 감독들의 모습들. 과연 언제쯤 그리고 어떤 국내감독이 나타나 `감독이란 원래 그래' 라는 일반적인 우리들 정서를 바꾸게 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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