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윤석구의 야구세상은 김현수의 팬이다.
야구글을 쓰는 사람이 특정 선수 팬이 된다는게 참으로 우습지만, 그리고 모든걸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랑스럽게 김현수 팬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이유가 있다.

이젠,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칠수가 있을까? 라는 경이로움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돼버렸으며 앞으로 이 선수가 보여줄 잠재력의 끝이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다.
어떤이들은 김현수를 보고 과거 전성기 시절의 `장효조'를 보는듯 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 의견은 장효조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김현수는 가지고 있다. 바로 타고난 신체조건이다.
188cm의 신장과 탄탄한 하체 그리고 몸의 유연성이 더 뛰어나 보이며 이제 만 21살에 불과한 풋내기(?)라고는 믿을수 없는 근력 역시 앞으로가 더욱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 이글스 감독이자 현역시절 강타자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노무라 카츠야 감독의 실전 타격이론에 관한 인터뷰 중 이런 대목을 들은적이 있다. "동양인의 신체구조상 타자가 최고의 근력과 파워를 내는 나이대는 20대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 이라고.

노무라 감독의 말이 꼭 들어맞는 정답일수는 없겠지만 어찌됐던 남자는 20대 중반까지도 몸이 성장하는 경우가 있는걸 보면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닌듯 싶다. 즉, 아직 김현수의 근력과 파워는 계속해서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현수의 타격장면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작년에 기록한 타격부분 3관왕(타율,출루,최다안타) 타이틀이 그냥 얻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그 나이가 믿어지질 않을만큼 어느 구종, 그리고 어느 코스라도 자유자재로 때려대는 다양한 미트 포인트를 가지고 있으며 올시즌엔 홈런타자로 거듭나고 있으니 감탄사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올시즌 들어 타격에 눈을 떴다. 정도가 아니라 이젠 한국투수들을 요리하고 있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김현수의 놀라움은 밀어쳐서 홈런을 뽑아내는 능력에 있다.
그래서 이번 Batting Theory 119번째 시간은 김현수의 밀어치는 홈런영상을 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5월 19일 잠실 롯데전 6회말, 상대투수는 이상화. 구종은 142km 포심패스트볼. 아웃코스에 형성되는 조금 높은 공이다.



           잠실구장에서 밀어쳐 홈런을 생산해 내고 있는 김현수/ ⓒ 윤석구의 야구세상


일반적으로 타격시 앞다리를 높이 드는 타자는 스트라이드 보폭이 클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김현수는 그렇지 않다. 위의 타격영상에는 처음 준비스탠스가 나오지 않지만(GIF 만들때 넣을려고 했는데 필자의 기술적 미숙으로) 김현수의 준비스탠스의 처음 오픈된 앞발 위치와 스트라이드 착지점을 보면 거의 한족장 정도만 더 내딛는다는 것을 알수 있다. 물론 스탠스는 오픈에서 시작하지만 다리를 내딛을때는 스퀘어가 되어 착지된다는 것도 덧붙여 밝혀둔다. *  이부분은 투수정면에서 바라본 타격장면이 필요하기에 부연설명을 한것임 *

기억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언젠가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는 `타격을 교과서적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은 죄다 쓰레기통에 쳐박아 버려라' 라고 주장한바 있다. 타자마다 신체조건과 성향, 그리고 지도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각기 다른 형태의 타격이론은 정답이 있을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적인 타격이란 불분명한 명제에 옷을 입혀 보고 싶은 타자가 바로 김현수다.

오픈스탠스 → 레그 리프팅(Leg Lifting=다리를 들어올리는) →→ Load(장전)

다리를 수직으로 들어올리는 타자가 있고 김현수처럼 대각선으로 올리는 타자(메이저리거 데릭 리와 같은)가 있는데 그건 성향에 차이로 인식을 하고, 여기서 한가지 개인적인 가상의 문제을 제기해 보고 싶다.
만약 김현수의 처음 준비스탠스가 지금처럼 앞발을 오픈된 상태가 아닌, 클로즈 스탠스(앞발을 닫는)였다면 지금과 같은 레그 리프팅을 했을까?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않았을거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후 연결되는 타격의 일련과정중 파워를 장전하는 로드포지션(Load)에서의 이동이 리드미컬하게 축척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위의 영상을 유심히 보면 다리를 처음 오픈스탠스에서 타자자신의 뒤로 들어올릴때까지 양쪽 어깨의 위치는 거의 변함이 없다.

미국의 아마츄어 타격지도자들중 배트가 스타트하기전까지 뒤 어깨 위치는 앞 어깨 위치보다 더 높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되면(High back elbow) 여분의 시간을 잡아먹는 배트가 돌아나오는 각 없이 내려찍는 스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다운컷 스윙이 된다는 말이다.
스윙의 종류와 장단점을 떠나서 이말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일전에도 이야기 했었지만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처럼 스트라이드시 앞발이 지면에 닿기 전 뒤 팔꿈치를 한번 더 들어올리는 스윙은 배팅 타이밍이 늦어질수 밖에 없다. 유독 하워드가 밀어서 넘기는 홈런이 많은 것은 파워도 파워겠지만 이러한 그의 스윙 메커닉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김현수가 들었던 앞 다리를 내딛기전, 그러니까 리프팅 탑지점에서 배트를 쥐고 있는 뒤 어깨와 팔꿈치 위치를 보면 앞쪽 상체에 비해 더 뒷쪽으로 이동해 있는데 앞으로 이어질 배팅파워를 충분히 장전해 놓고 있는걸 발견할수 있다.  한눈에 봐도 테이크 백(Take back=백스윙)이 거의 없이 이루어지는 이 포지션에서의 모습은 `교과서적' 이란 표현을 써도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김현수의 스트라이드 & 스트라이드에 대한 잘못된 이해

일부 우리나라 제도권 기자들의 기사를 읽어보면 정말로 황당한 글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그중 야구팬이라면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스트라이드(Stride)에 대한 잘못된 몰이해와 접근 방식이다.(이것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타자가 타격폼을 바꿨을때 `A 선수는 예전에는 스텝을 짧게 했는데 지금은 앞다리를 강하고 박차게 추진력을 얻어서 내딛는다' 가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함부로 단언하자면, 이세상에서 스트라이드를 강하고 힘차게 내딛는 타격이란 없다. 보통 스트라이드 보폭이 클때 주로 사용하는것 같다. 하지만 타격에서 스트라이드는 토우 터치(Toe Touch)란 용어 자체가 타격이론상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발가락을 가볍게 갖다대는 뜻쯤으로 풀이할수 있는데, 이 용어 자체가 스트라이드는 `가볍게' 해야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프로급 레벨의 타자들의 스트라이드시 앞발 착지점을 느린 프레임 영상으로 살펴보면 그냥 앞발바닥부터 지면에 내딛는것 같지만 앞발가락 끝부터 가볍게 지면에 착지한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김현수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앞발을 내딛어야 앞으로 이어질 힙 로테이션(엉덩이 회전) 그리고 히팅시 어깨가 숄더 백((Shoulder back)이 되어 자신의 배팅공간에서 강한 파워배팅을 할수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히팅시 어깨가 열리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스트라이드시 앞발의 위치상태 가령, 발뒷꿈치부터 착지를 하거나 발끝이 닫혀 있지 않으면 밸런스가 흐트러질뿐만 아니라 몸의 회전력에도 영향을 미칠수가 있다.
김현수의 스트라이드는 한족장만 내딛는 그리고 발을 심는 다는 느낌(Foot Plant)이 충분히 들만큼 안정적이다.

히팅 마무리

김현수의 스트라이드 이후 타격부분은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히팅 이후 마무리동작을 살펴보자. 영상을 유심히 보면 공과 배트가 만나는 지점, 즉 컨택트가 된 이후 뒤 팔꿈치를 쭉 펴주면서 타구에 전달된 파워를 길게 끌고 가는 것을 볼수 있다.
 
컨택트 지점에서 뒷손목을 빨리 덮어버릴 경우 설사 정확히 맞은 타구라 할지라도 땅볼타구나 힘없는 플라이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위의 김현수처럼 임펙트 시점을 길게 끌고 가는 타구는 타자자신이 가지고 있는 파워를 제대로 전달할수 있어 홈런을 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될수 있다.
이후 김현수는 마무리 단계에서 뒷손목을 되감는 즉 롤링(rolling)파워까지 더하며 양손으로 배트를 끝까지 쥔채, 팔로스로우를 한다. 느린 영상이니 히팅 이후 뒷 손목을 강하게 돌리는 것을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배트스타트에서 히팅순간까지의 김현수/ ⓒ 윤석구의 야구세상


허리가 리드를 이끄는 스윙 & 힙 로테이션 

김현수의 런치 포지션부터 컨택트 지점까지를 더 느리게 GIF를 만들어봤다.
배트가 컨택트 지점까지 이동할때 허리가 리드를 하는 스윙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김현수 역시 이러한 조건에 오차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 타격장면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스윙시 몸의 회전, 즉 몸통 로테이션(Torso rotation) 과 힙 로테이션(Hip rotation)은 제각각이 아닌 동시에 이루어져 하는데, 만약 어느 한부분이 먼저 회전을 하게 되면 밸런스의 불균형은 물론 파워가 분산되기 때문에 강한 배팅을 할수 없게 된다. 이러한 로테이션의 일치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김현수의 굽은 다리(Club foot)를 유심히 한번 보자.

스트라이드시 지면에 닿은 앞다리는 일직선이 된 모양을 그려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후 진행될 배트스타트에서의 몸의 회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리 부터 앞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배트가 스타트를 하면 안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김현수의 앞 다리의 굽은 상태를 먼저 이야기 했다.

자. 그럼 위의 영상에서 다른 신체부위는 보지 말고 앞다리의 이동만 유심히 한번 보길 권한다. 어떤가?
다리가 굽어져 있다가 배트 이동에 맞춰 컨택트 지점에서는 앞다리가 쭉 펴져있다. 이부분은 다른 타자들 글에서도 언급했기에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혹시 오늘 처음 방문한 분들을 위해 다시한번 설명하자면 브레이스 오프(Brace off) 즉, 히팅 순간 뒤에서 앞으로 이동된 파워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김현수 역시 이 배팅의 일련과정을 완벽히 지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타격에서 흔히 이야기 하는것들중 잘못된 표현이 하나 있는데 체중이동은 뒤에서 앞으로 하는게 아니라 뒤에서 중심선까지만 하는 것이다. 만약 타자의 체중이동이 중심선을 넘어가버리면 이 역시 강하게 때려내야할 컨택트 지점에서 파워가 분산되기 때문에 강한 타격을 할수가 없게 되는것이다. 이걸 타격전문 용어로 스피닝(Spinning)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배팅 파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힘 쯤으로 이해하면 될것이다.

그래서 타격은 Stay Back(스테이 백= 타격시 체중을 뒤에 남겨두는 것)이 돼야 몸의 밸런스는 물론 좋은 타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원래는 컨택트 지점에서 낭심부분을 거쳐 머리까지 일자 선을 넣어서 이야기하려 했지만 김현수를 사랑하는 많은 여성팬들을 위해 설마 이짓만큼은 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ㅎ
물론 컨택트 지점에서 가상의 일자 선은 그려보며 영상을 보더라도 충분히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이해했을거라 믿는다. 낭심에서 출발한 가상의 선이 컨택트 지점에서의 머리위치는 그 선보다 뒷쪽에 위치해 있는걸 충분히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날아오는 공을 바라보는 시선을 표시놨는데 점이 아닌 선의 형태로 타격이 된다는걸 설명하기 위함이다. 타격은 투수가 던진 공의 위치(로케이션)를 보면서 스윙이 시작되면 안되고 공의 속도에 맞춰 타격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필자가 늘 타격은 투구와의 타이밍 싸움이라고 단언적인 표현을 하는 이유인것이다.(꼭 워렌 스판의 명언을 빌리지 않더라도)
몸이 회전할때 김현수의 뒤 팔꿈치는 옆구리에서 붙어 나오고 있으며 헤드업 되지 않는 머리만큼이나 공에서 끝까지 시선을 이탈하지 않는걸 볼수 있다.

끝으로 김현수의 히팅포인트 지점을 보면 홈런을 쳐낼때의 가장 이상적인 지점인 앞 발과 무릎 근처에서 컨택트가 되는걸 알수 있다.(타자마다 각기 다른 히팅지점에서의 스탠스 넓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직 김현수에 대해 좀 더 많은 자료분석을 거쳐야 하겠지만 만약 김현수가 타이밍이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밀어서 홈런을 치게 된다면(지금의 히팅포인트 지점보다 뒤쪽에서) 그의 파워가 본궤도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것이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희미하지만 모 농구 칼럼에서 이러한 대목의 글을 읽은적이 있다.
"동시대에 태어나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를 직접 볼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크나큰 영광" 이라고.
나 역시 김현수와 동시대를 살면서 그의 야구를 직접 볼수 있다는걸 영광이라고 표현해두고 싶다.

1988년생이란 나이, 그리고 아직 꼭지점을 향해 올라가고 있을뿐인 그의 능력치가 어디까지일지 너무나 기대되고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국산 테드 윌리암스의 재림은 김현수를 통해 대리만족하며 자랑스러워 하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분명 김현수는 한국야구의 보배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진 타자다. 그는 아직 시작도 안했을 뿐이다.



사진 & GIF/ 두산 베어스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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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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