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돌아올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기쁜 소식을 전해줄지는 몰랐다.
98 방콕 아시안게임 눈부신 피칭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입단(1999년) → 첫 세이브(99.5월 30일) → 믿을수 없는 피칭 → 2001 월드시리즈 → 보스턴 이적 → 콜로라도 이적 → 선발투수 전환 → 부상 → 플로리다 이적 → 애리조나 복귀 → WBC 해프닝 → 샌프란시스코 마이너 계약.
지금까지 김병현(
여러분들은 김병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무엇인가?
물론 위에 열거된 선수생활 동안의 활약과 좌절이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어쩌면 야구 외적인 것들이 먼저 생각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중 아직도 잊을수 없는 `x데이' 신문사의 만행과 그걸 빌미로 각인화된 `싸가지 없는 선수'의 대명사, 혹은 진실공방에 따른 보편적 인식의 고착화에 아직도 그를 `이상한 놈'으로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공존하고 있다.
몇년전 인기리에 반영됐던 문화방송의 `제 5공화국'에서 모 보수언론(이라 쓰고 수구언론이라 읽는다) 기자는 유명한 야권 정치지도자에게 이러한 말을 한다. "우리가 만들어준 뺏지가 몇개나 되는줄 아느냐" 라고.
한국언론의 권위적인 마인드는 비단 정치권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늘 있어왔던 일이다.
소위 찍히면 사람 하나 병신만드는 것은 그 잘난 펜하나로 얼마든지 가능했으며 마치 선수들을 자신의 휘하에 거느린 부하쯤으로 여기는 일은 다반사였다.
실제로 2003년 있었던 x데이 신문 기자와 김병현의 폭행사건은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수 없다는 만고진리의 법칙을 무너뜨린 사건중 하나였다. 초상권은 누구에나 있고 그건 일반인과 유명인이 다를수 없다.
"찍지 마세요" 에서 출발한 김병현의 한마디는 당시 현장에서 "저 새끼 진짜 싸가지 없네" 라고 내뱉은 기자의 말한마디로 모든걸 증명해 준다. `싸가지가 없다' 는 뜻은 그동안 여타의 선수들과는 다른 김병현의 태도에 자신들의 권위에 손상을 입은 특별함과 짜증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타의에 의해 자신의 사생활이 까발려지는 것은 유명인의 특성상 이해는 하겠지만, 면전 앞에서 하지 마라고 했음에도 "싸가지 없네" 라는 말을 만약에 내가(혹은 이 글을 읽는 분) 들었다면, 나 역시 원투 스트레이트에 레프트 훅까지 이어지는 콤비네이션을 그 녀석 면상과 옆구리에 꽂아줬을 것이다.
하지만 사건 이후 김병현은 언론의 비호는 커녕 오히려 없는 말까지 첨부되어 처참하게 짓밟혔다.
때를 같이해 마치 언론에 나온 기사가 이 세상의 모든 진실을 말해주는 판결인것처럼 일부 팬들 역시 그에 동조하며 그렇게 김병현은 "폭행, 줄행랑, 잠적, 기행"의 대표적인 야구선수가 되고 말았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가치관과 습관 그리고 정형화된 틀의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개성과 다름도 필요가 없다. 더불어 그 사건 이후 가재는 게편이라는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 다른 언론들까지 합세하며 지각없는 일부 야구팬들의 머리속까지 잠식해 버리며 그 사건의 발단을 잊게 만들어버렸다.
2000년대 초반 박찬호가 부진하자 그렇게 칭찬 일색이었던 언론들이 그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굳이 인용할 필요도 없다.
김병현의 복귀 발표 이후, 역시나 아직도 그를 "기행, 이상한 성격" 심지어는 박찬호를 본받으라고까지 말하는 부류들이 있다. 물론 일부지만 그 일부에게 한마디만 하자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 또는 선수에 대해 좋은 소리를 하면 뛰어난 언론 혹은 기자가 되는 것이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 또는 선수에게 쓴소리를 하면 그 반대가 되느냐' 고 말이다. 그런 팬들의 대부분은 평소 언론을 소위 "찌라시" 라고 욕을 하지만 어떨때는 그 "찌라시"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치유하기 힘든 모순들을 가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김병현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물에 사는 물고기가 땅에서는 살수 없듯 김병현 역시 자신이 살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하더라도 다시 살겠다고 돌아온 선수를 이젠 우리들이 보듬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죽은 망자에 대한 예의도 사라져 버린 치졸한 대한민국이 됐지만 어찌됐던 야구는 계속되고 김병현 역시 부활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그가 뿌려대는 업슛, 프리즈비 슬라이더가 그립다.
그리고 반드시 부활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 보스턴 레드삭스 & 플로리다 마린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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