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시즌 이후 FA 김동주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적이 있다.
구단의 4년 62억원의 계약조건을 포기했던 김동주는 1년간 계약금 없이 총 9억원(연봉 7억원+옵션 2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팀의 4번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김동주가 요구했던 조건은 62억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액면가 그대로만 보자면 자신의 몸값 흥정을 위한 줄다리기라고도 볼수 있지만 계약금 없이 1년간 9억원에 최종협상이 마무리된 점으로 볼때 돈이 문제가 아니였음을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갈수록 FA거품 논란과 더불어 이 제도의 보완점이 필요한 요 근래의 여론추이로 봤을때 김동주 스스로도 62억원을 제시한 구단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했음에 흡족했을 것이다.
그가 계약금 없이 1년간 9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도장을 찍었던 것은 올시즌 이후 일본진출이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한다. 특히 많은 연봉을 받고 선수생활을 하는 김동주와 같은 스포츠스타는 그 욕구가 더 강하다. 문제는 이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쪽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프로는 "돈" 으로 말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잣대를 잠깐만 벗어나 생각해 보면 김동주는 경우가 틀리다.
어제 "두산 김동주, 일본에는 절대 가지마라" http://blog.daum.net/eunkok/7185225 제목의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와 있었다. 글의 요지는 ' 김동주의 마음에 들 액수를 제시할 구단이 있을지' ' 김동주 공백에 따른 두산의 전력약화 ' ' 카리스마가 있고 성질이 있는 그가 쉽사리 일본땅에서 적응하기가 힘들것이다 ' 부상이 잣고 공을 오래보는 스타일상 감독의 기용이나 심판의 농간질(?)에 당해 쉽게 실력발휘가 힘들어질수 있다 '
' 일본에서 정신적 고통을 겪느니 한국에서 당당히(?) 선수생활을 마무리 해라' 마지막으로 '꿈을 접는 것이지만 일본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것이 될것이다' 라는 취지의 글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일면 타당성이 있고 충고 또한 얼마든지 할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견해는 다르다.
작년시즌 김동주가 일본진출을 타진할때 처음으로 접촉한 구단이 올시즌 내내 센트럴리그 부동의 꼴찌를 달리고 있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다. 요코하마에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3루수 무라타 슈이치라는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작년시즌 리그 홈런왕(36개)와 2년연속 100타점을 올렸던 선수고 올시즌도 현재 리그 홈런 1위(40개)를 달리고 있다. 같은 포지션의 젊은 거포가 버티고 있는 요코하마는 애시당초 김동주 영입에 목을 매달 이유가 없었다. 여타의 구단에 비해 재정이 여유롭지 못한 것도 원인이지만 프로입단 이후 주로 3루와 지명타자를 맡아온 김동주가 요코하마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시즌 이후 타격능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지는 무라타의 1루전향설이 떠돌던 시점이라 김동주 입장에서는 요코하마의 3루수 공백을 노리고 타진했을 가능성도 배재할수 없다. 돈도 돈이었지만 김동주가 보다 쉽게(?) 일본무대 적응을 하기위한 선발확보의 안전성도 고려했을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요코하마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타진한 구단이 퍼시픽리그의 라쿠텐 골든이글스였다.
김동주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인물이 라쿠텐 감독인 노무라 카츠야다.
노무라는 오 사다하루(홈런 868개)에 이어 역대통산 홈런 2위(657개)를 기록하고 있는 전설적인 타자출신 감독이다. 약체로 평가받았던 한신과 야쿠르트에서도 감독경험이 있고 당시 팀 전력향상에 이바지한 공로가 큰 사람이다. 아마시절부터 김동주의 맹활약을 눈여겨 본 감독으로 일본킬러로 명성높은 김동주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감독중에 하나다. 대타자출신답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김동주가 노무라 입장에서는 안성맞춤형 선수 그 이상일수도 있다. 물론 항간에서는 노무라 감독의 성향을 두고 데이타 야구의 교본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찌됐던 감독은 자신의 현역시절과 비슷한 선수스타일을 선호하는 경향은 무시할수 없다. 김동주가 일본에 진출하게 된다면 올시즌 김동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오릭스와 더불어 라쿠텐이 될 가능성도 꽤 큰편이다. 센트럴리그와는 달리 지명타자제가 있는 퍼시픽리그팀이 그나마 김동주의 포지션을 고려할때 다양하게 입지조건을 맞출수 있기 때문이다.
62억원의 두산 제시액을 거절하고 김동주가 일본진출에 목을 매는 것은 선수로서 가진 꿈이 가장 크다고 본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미래가 불투명한 일본보다는 두산 잔류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이론 우즈가 요코하마에 입단할 당시 그리고 올시즌 야쿠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임창용의 예를 보더라도 일본이적 첫해부터 엄청난 연봉을 요구하지는 않을듯 싶다.
우즈는 2003년 요코하마 입단 당시 5,000천만엔(약 5억원)을 받았지만 이해에 홈런 40개를 쳐내며 일본에서 인정을 받았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45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2년연속 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4 시즌이 끝나고 구단에 다년계약 및 연봉인상을 요구했으나 구단재정상 우즈의 요구조건을 들어줄수 없어 주니치에 현금 트레이드 되는데 그 금액이 무려 2년간 10억엔(약 100억원)이었다.
우즈는 이적 첫해부터 엄청난 금액을 요구했던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의 기량을 검증을 받고 난 이후 대박을 낸 케이스다. 내년시즌 일본진출을 노리는 김동주 입장에서는 우즈의 사례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첫술에 배부르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선보인 다음 대박을 노려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마음가짐과 성공할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을때 돈 문제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김동주가 마음만 달리 먹는다면 당장 이적 첫 시즌부터의 문제는 아닐거라 믿고 싶다. 일본진출 선언쯤엔 돈보다는 자신의 열정과 꿈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김동주의 공백에 따른 두산 전력 약화는 단정적으로 생각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김동주가 차지하는 팀내 비중은 크지만 두산은 미라클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이 뛰어난 팀이다. 항상 시즌전에는 상위팀 분류에서 제외됐지만 시즌이 끝나면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심정수가 떠났고 우즈도 떠났고 리오스까지 떠난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늘상 상위권에서 놀던 팀이다. 15년 이상 두산의 간판으로 잡리잡을 김현수라는 젊은 타격머쉰도 올시즌 발굴했다. 두산이란 팀은 우리가 눈에 보는것 이상의 그런 능력이 있는 팀이다. 또한 김동주는 그동안 두산이 강팀이 되기까지 많은 공헌을 한 선수다. 과거 해태의 선동열이 그랬듯 이쯤해서 선수자신의 꿈을 위해 놓아주는 것도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는다.
선수의 카리스마와 성질만을 놓고 일본적응 문제를 논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언젠가 선동열은 현역시절 요미우리와 대결할때를 회상하며 ` 마쓰이가 휘두르지 않으면 무조건 볼이다. 그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불리함이 있었다' 라고 했다. 물론 그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김동주 역시 일본진출 첫해에는 적응에 따른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김동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타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난 오히려 김동주의 성깔 때문에 함부로 그를 대하지 않을거란 점이 프리미엄으로 작용될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김동주는 공을 오래보는 선수라고 일반화 짓는 것도 수긍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타자의 타격은 상대하는 투수의 유형, 그리고 그동안 자신과 상대한 투수의 투구패턴, 경기 상황, 주자의 유무 등등에 따른 변화가 심한 형태를 나타낸다. 이러한 것들은 타격폼에도 미세한 영향을 미치는데 김동주가 공을 오래 보는 선수축에 들긴 하지만 경기상황에 따른 자신의 배팅성향을 조절하는 능력도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꿈이 있는데 시도조차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왜 의례 일본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당할거란 확답과 더불어 한국에서 안정되게 선수생활을 마무리 하라는지 이해할수 없다.
또한 꿈을 접는것과 일본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비록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고는 하지만 냉정히 평가할때 전체적인 야구수준은 일본이 우리보다 위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프라와 선수관리 그에 제반되는 여건과 행정, 어린 선수들의 육성관리및 체계적인 지도방식 등 그 어떤 것을 비교해봐도 일본이 한수위라는 말이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겠다 라는 선수의 취지는 어쩌면 당연한 목표의식을 갖게 한다. 그건 선수자신의 꿈이자 개인자유니까.
훗날 한국프로야구 발전을 생각한다면 좀 더 다양한 야구문화를 접하고 그와 더불어 우리와 다른 부분의 야구기술에 대한 체험등은 오히려 김동주 그 하나의 성공여부를 떠나 우리에게 이득이 될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김기태의 일본지도자 생활은 단지 그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즐거워하는 것은 아니다. 야구의 룰은 어느 리그를 가나 똑같지만 야구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기술 부분은 리그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 거기에는 우리가 꼭 배울점이 있고 또한 그걸 우리것으로 인용하며 발전시켜 나갈 것도 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타격의 기술적인 접근 방법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미국야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일본 역시 무시못할 존재인것만은 분명하다. 약물 때문에 그의 업적이 폄하되고 있지만(당연하지만) 배리 본즈의 그 엄청난 홈런 폭발의 이면에는 단풍나무배트 사용이 유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북미산 물푸레나무로 만든 방망이를 주로 사용하던 메이저리거들이 본즈 이후 캐나다산 단풍나무로 방망이를 바꾸면서 지금까지 선수들의 방망이 유행은 단풍나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방망이가 부러질때의 파편문제가 지금 또다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야구란 이처럼 경기력 외에 야구 장비 부분까지도 시대의 흐름이 있는 스포츠다.
김동주의 일본진출 역시 마찬가지다. 한길만 보면 은퇴 이후 그 한길밖에 알수가 없다. 직접 경험과 간접경험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좀 더 다양한 야구를 접해보는 것이 그가 은퇴 이후 한국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거라고 본다.
이만큼 한국야구는 발전을 했다. 선동열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프로야구 선수가 일본리그에 진출했던 전례가 없었지만 그 이후 꾸준히 한국의 스타플레이어들은 일본땅을 노크하고 있다. 이 자체만 해도 이젠 일본에서도 한국야구 수준을 어느정도 인정 한다는 말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라는 옛말이 있다.
일본야구를 따라 잡으려면 일본야구의 장점을 배우러 가야 한다. 선천적인 신체조건은 일본보다 우리가 더 낫다. 우리가 가진 장점과 일본에게 배울 장점이 더해진다면 한국야구는 더욱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김동주의 일본진출은 성공이냐 실패냐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개인에게는 꿈에 대한 도전이며 더 크고 넓게 보면 훗날 한국프로야구 발전이란 측면도 내포되어 있다. 좀 더 많은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있었으면 한다.
필자는 올시즌 이후 김동주의 일본진출과 더불어 그의 성공을 기원하겠다.
사진/ 한국야구위원회, Haiku Girl
'Korea Baseball'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준플레이오프, 삼성 2연승의 이유 (0) | 2008/10/09 |
|---|---|
| KIA, 4강 탈락이 남긴 것들 (1) | 2008/10/06 |
| 두산 김동주, 일본에 "꼭" 진출해라 (0) | 2008/09/20 |
| KIA 조범현감독, 내년에도 팀 지휘할듯 (0) | 2008/09/11 |
| 가장 과소평가 받는 타자 `히어로즈 이택근' (0) | 2008/09/09 |
| 4강 `희망고문' KIA 타이거즈 문제점은? (0) | 2008/08/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