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에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현수(두산)가 있다.
아오키는 멀지 않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계획이고 김현수 역시 작년까지의 모습만 꾸준히 이어 간다면 한국에 있을 이유가 없는 타자다. 그런데 올 시즌 들어와 김현수의 타격에 문제가 생겼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중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른다.

최근 경기에서 김현수는 타격폼 변화를 선보이며 많은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시즌중 타격폼을 급작스럽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걱정이 먼저 앞서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간의 틀’까지 바꿔 버린건 아니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하는 타격의 특성상 좀더 진일보된 그리고 아직 젊은 나이 이기에 자신의 것 이외의 타격폼을 경험하는 것도 자산이 될수도 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800번째 기념 포스팅은 김현수 이야기다. 이번 시간은 지난번 이성열 글처럼 자문자답 식으로 진행해볼까 한다.
 


좌측 영상은 평소 김현수 특유의 타격모습이고, 우측은 이번에 새로 수정했다는 타격모습처럼 보인다.
각각의 특징은 뭔가?


왼쪽 타격영상부터 이야기 해보자. 타격을 먹는 음식과 대입해 비유 하자면 그동안 김현수는 `버터' 다.
김현수 얼굴이 느끼하다는게 아니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그의 중심이동때문이다. 마치 몸에 버터를 발라놓는듯 하다. 또 다른 비교로 언급될수 있는건 `활 시위'다. 화살을 쏘아 보내기 위해 활 시위를 잡아당겼다가 튕겨 내는것과 같은 김현수의 타격스타일이다.


김현수는 여타의 타자들과 비교해 좀 특징적인 면이 있는데 배트가 스타트 하기전까지의 과정, 그러니까 체중을 장전하러 가는(Load Position) 과정이 상당히 긴편이다. 무슨 말이냐면 보통 타자들은 스트라이드(Stride)시 이격시킨 앞다리가 최고점(4프레임)에 이를때까지 배트를 뒤고 뺏다가 이후 들었던 앞다리가 착지를 하러 가는 과정에서는 큰 움직임이 없는 편인데, 김현수는 들었던 다리가 착지를 하는 과정에서도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을 자신의 뒤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다리를 착지 하는 과정에서 그립부분에 화살표시) 글이 산으로 갈지도 모르지만 이왕 이 부분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 선수들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넘어가자.



이용규(좌)는 스트라이드시 앞 다리를 이격시키는 과정에서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을 뒤로 빼며 이후 앞다리가 지면에 착지하러 가는 순간에는 그립위치의 변화가 없는 편이다. 이진영(중)은 스트라이드시 이격시킨 앞다리가 최고점(Lifting Top)에 이를때까지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의 움직임이 없다가 다리를 내딛으러 갈때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이 뒤로 이동했다가 나온다. 이용규와는 상반된 Stride&Load다. 김현수는 다리를 이격시킬때부터 내딛을때까지 배트를 뒤로 빼는 과정이 길다.


우측 타격영상은 지난주 잠실 KIA전에서의 타격모습인데 이전과 같이 다리를 지면에서 이격시키지 않는다.
오픈스탠스에서 앞발 한족장을 배터박스쪽으로 이동해 터치를 한후 짧게 앞발을 내딛는다.
이러한 타격스타일은 흔히 토우 탭(Toe-Tap) 타법에서 변형된 것인데 배팅 타이밍을 잡을때 박정권(SK)처럼 앞발을 뒤쪽으로 이동해 지면에 터치를 한후 내딛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타격에서 정통이란 말이 모호하긴 하지만 박정권은 미리 넓은 스탠스를 취한 상태에서 앞발을 자신의 뒤쪽으로 이동해 터치를 한후 내딛는다. 김현수와는 다르게 정통적인 토우 탭 타법이라고 할수 있다.

이번에 수정한 타격이 이전과 비교해서 장점으로 생각하는게 있을까? 그리고 비교할수 있는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나?

우선 이번에 바뀐 토우 탭 타법에 대한 이해를 하는게 순서일것 같다. 타격은 타이밍 싸움이다. 하지만 그 타이밍을 잡는 방법은 타자마다 천차만별이다. 그중 토우 탭은 레그 킥(Leg Kick=Knee lift)의 변형 타법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김현수는 토우 탭에서도 변형된 스타일이다. 타격동작을 보면 오픈스탠스에서 앞발을 배터박스쪽 이동해 지면에 터치를 할때까지는 배트의 그립은 이동이 없다.(김현수 우측 타격영상 6프레임)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향해 있는게 특징인데 스윙의 도움닫기 즉, 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향했다가 나오는 타자들(김동주처럼)과 같이 김현수의 스윙도움 닫기 시작은 이부분에 있다고 볼수 있다. [이 부분이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은 http://hitting.kr/561 ←두산 김동주, 진정한 외다리 타법의 달인 참조] 김동주처럼 정통적인 레그 킥 타법의 타자와 같이 김현수의 변형된 토우 탭 타법 역시 다리는 들지 않지만 배트 헤드의 이동은 비슷하다는걸 알수 있다.

최근 김현수의 타격폼 수정을 놓고 일부언론에서는 백스윙을 짧게 하기 위한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 곳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것은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 없다. 영상을 비교해 보면 파워포지션(배트를 뒤로 빼는)의 마지막 즉, 뒤쪽으로 배트를 잡아당겼을시 투수쪽에서 봤을때 뒷팔꿈치는 양쪽 모두 선명하게 보일정도로 비슷한 곳까지 잡아당긴다.(좌측 영상 12프레임의 화살표 표시, 우측 영상 13프레임 화살표 표시)


수정한 타격의 장점으로는 현재 김현수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만 놓고 봤을때 아직은 특별할게 없다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이 포스팅에는 없지만 최근 김현수는 공이 자신의 포인트까지 오기도 전에 어이없게 스윙을 끝마쳐버린다거나(헛스윙 삼진), 짧게 앞발을 배터박스쪽으로 내딛는걸 너무 빨리해 투수손에서 공이 떠나기도 전에 이후 내딛는 앞발이 지면에 미리 착지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마디로 타이밍을 어떻게 잡을지 모른다는 느낌이 드는 타석도 존재했다는 뜻이다. 특히 6월 26일 서재응을 상대로 해서는(경기 영상 다시보기를 하면 서재응을 상대로 김현수가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지만 다른 타석에서는 타이밍이 어긋나는 순간들이 많았다) 아직은 적응해 나가는 단계로 생각되어 장점을 말한다는게 상당히 조심스럽다.

다만, 타격의 일반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전의 타격폼처럼 다리를 잡아 당겼다가 나오면 어깨가 많이 돌아나오고 그럼으로 인해 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 선구안적인 면에서의 문제점이 발생하기가 쉽다. 필자의 추론으로는 올해 들어와서 유독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하고자 선택한게 지금의 타격폼인것 같다. 지금처럼 앞 다리를 잡아 당기지 않고 타격을 하면 인코스에 대한 대비책은 훨씬 수월해질듯 싶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김현수가 이 폼에 완전히 적응됐을때의 이야기다. 현재 김현수는 이전의 타격폼과 바뀐 타격폼을 경기때마다 섞어가며 타격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현수가 보완해야할 점, 그리고 어떠한 선수로 성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인가?

좌타자가 좌투수에게 약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김현수 역시 우투수에 비해 좌투수에게 약하다.
지난주까지의 기록을 보니까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해서 타율이 .194에 불과했다. 극심하다고 까지 말할 정도인데, 앞으로 좌투수를 상대로 그 편차를 줄이는 과제가 남아있다. 앞 어깨를 어떻게 닫아놓고 떨어지는 변화구 그리고 좌투수를 상대로 해서 재미를 볼것 인지는 이번에 수정한 타격폼에도 그 이유가 있는만큼 앞으로가 더욱 중요해졌다. 타격은 어느순간 이거다 싶은게 오면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연동성이 있는 운동이다. 잘 해내리라 믿는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전 일본에서 활약할때 소위 `시계추 타법'(이것에 관한 포스팅도 이곳 카테고리에서 찾아보면 있다)으로 일본야구를 평정했다. 하지만 7년연속 타격1위를 차지했던 이치로도 미국땅을 밟은 후부터는 타격폼을 수정했다. 혹자들은 단기간(2001 시범경기)에 타격폼을 바꿔 빅리그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낸걸로 오해하곤 하는데 사실 이치로는 일본시절부터 경기에서 치는 폼과 훗날을 대비한 지금의 타격폼, 이 두가지를 병행했었다.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아직 너무나 어린 나이이기에 여러가지 타격자세를 취해보며 다양성을 인지하는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에 진출할 욕심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비록 시즌중에 이뤄진 타격폼 변화이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을듯 싶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여러차례에 걸쳐 김현수에 대한 글을 포스팅했었다. 항상 글 말미에 “김현수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라고 했는데 그건 다름아닌, 시행착오시 그걸 돌파해 나갈 능력이 경험을 통해 축척해지면 더욱 무서운 선수로 발전할것이란 기대때문이었다. 그 기대가 어떠한 결실을 맺을지, 그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사진*GIF/ 두산 베어스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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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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