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와의 후반기 첫경기에서 선발 크리스 니코스키의 호투와 적시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의 힘을 발판삼아 7-2 승리를 거뒀다. 올시즌 한화전 9연승. 두산은 이날 히어로즈에게 발목을 잡힌 SK를 밀어내고 다시 1위에 복귀했다.
무엇보다 두산의 승리가 반가운 것은 선발 니코스키의 승리에 있다. 한국무대에서 첫 승리라는 의미는 물론, 그동안 다소 들쑥날쑥한 피칭내용으로 확실한 믿을 주지 못했던 것을 한꺼번에 만회했기 때문이다.
니코스키는 타자유형(좌,우)에 따라 투구폼을 바꾸는 다소 변칙적인 피칭으로 5.1 이닝동안 4피안타 1실점(탈삼진 2개, 볼넷2개)으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니코스키의 투구모습은 흡사 지금 일본(야쿠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혜천의 그것을 보는듯 했다. 좌타자 등뒤에서 날아오는듯한 착각이 들만큼 공의 각도는 물론 로케이션이 뛰어났는데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평균 130km 후반대에 머물렀지만 슬라이더의 제구력과 간간히 섞어 던지는 컷패스트볼, 그리고 너클커브까지 각 구종마다 오프스피드(Off-Speed)까지 더한 멋진 피칭이었다.
두산은 1회초 최준석의 적시타, 4회에는 이원석의 솔로포와 5회 역시 최준석의 솔로포로 3-0으로 앞서갔다.
곧이어 이어진 6회초에서는 2사후 이종욱의 좌중간 3루타와 고영민의 적시타로 한점을 더 보태며 니코스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단숨에 4-0.
한화는 6회말 김태균의 1타점 적시타로 한점을 만회했으나 7회초 두산 임재철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6-1까지 리드를 허용, 사실상 이날 경기를 포기하는 상태에 이른다.
7회말 한화 박노민의 솔로홈런과 8회초 두산 김현수의 홈런은 승패와는 상관없었지만 나름의 의미를 갖는 한방이었다. 김현수는 이 홈런으로 올시즌 국내 토종선수중 홈런 공동 1위(이범호-이대호 18개로 동률)에 올라서며 브룸바, 페타지니 바로 뒷자리에 그 이름을 올렸다.
미래의 한화 포수 주인장으로 그 기대가 큰 박노민 역시 한화표 `Batting Style' 타자답게 멋진 홈런을 쏘아 올렸다. 니코스키의 승리는 선발투수 자원이 부족한 두산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셈이고 올시즌 최하위에 처져있는 한화는 투타에서 세대교체를 준비해야할 이유를 대변해준 경기였다고 본다.
바뀐 고영민의 타격폼, 그리고 기대되는 것들
오랫만에 지켜본 두산야구는 역시 집중력과 기동력이 뛰어났다. 빈타에 허덕이다가도 찬스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팀 색깔은 여전했는데 그중 고영민 선수의 타격폼 변화가 눈에 들어와 몇마디 해볼까 한다.
고영민은 시즌 초반만해도 전체적인 몸의 스탠스 낮폭이 `업라이트' 형태를 띤 스타일이었다. 다소 상체를 세우는 타격준비자세였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일 한화전에서는 이 부분이 달라져 있었다.
우선, 이전의 고영민 타격스타일은 전형적인 Tip & Rip 에 의한 배트스타트를 가져갔었다. Tip & Rip 이란 파워포지션에서 스트라이드까지의 과정중 배트헤드 끝이 투수쪽을 바라보며 이동하다가 빠르게 스윙을 가져가는 일명 테이크 백(Take-Back)에 의한 스윙스타일을 뜻한다. 처음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이 지금보다(지금은 귀위쪽까지 올라온 상태)는 더 아래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렇게 되면 배트를 스타트할때 아무래도 배트가 돌아나오는 각이 커질수 밖에 없다. 자신의 타이밍을 놓쳤거나, 또는 노리고 있는 구종이 아닐경우 대처능력이 부족해 유달리 헛스윙 삼진이 많았던 것도 이러한 그의 타격스타일 때문이 아니였나 싶다.
하지만 지금은 처음 준비자세에서 뒷무릎을 굽혔음은 물론(자연스럽게 자세가 낮아짐) 어깨 아래쪽까지 내려와 있던 그립위치가 귀위쪽까지 올라와 있었다. 이렇게 되면 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가까워져 선구안이 보다 유리해진다. 또한 앞어깨 위치가 뒤쪽에 비해 다소 낮아져 있어 내려찍는 스윙, 그리고 배트스피드가 더욱 빨라질수 있는 장점도 포함된다.
쉽게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타격자세가 낮아졌지만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탑 위치가 미리 높은곳에서 출발을 하기에 컨택트 지점까지 최단거리로 도달할수 있는 타격폼으로 옷을 입혔다는 말이다. 타격의 일련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어떠한 포지션(특히 로드포지션)이 좀더 간결해졌다고 판단된다. 고영민은 타격스타일을 분석하기가 여간 곤욕스러운 타자가 아닐수 없다.
엄청난 삼진갯수와 그와 비례하는 볼넷은 필자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던 선수다. 지금과 같은 타격폼 변화가 앞으로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지켜보는것도 재미가 있을것 같다.
박노민의 짧은 레그 스텝, 그리고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것들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는 타자들, 혹은 테이크 백의 파워보탬 스윙이동 없이 상체의 회전력(Torso rotation)과 힙 로테이션(골반회전력- Hip rotation)의 타격스타일을 가진 타자들은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흔히 노-스트라이드(no-stride) 히터들을 이야기할때 `선천적인 파워가 없으면 절대로 따라할수 없는 폼' 이라고 대명사 하는 오해들을 하곤 하는데 이건 지엽적인 것들일뿐,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작은 체구의 타자들, 일명 똑딱이 타자들도 얼마든지 노-스트라이드로 타격을 할수 있고, 실제로 국내선수들중 이와 유사한 짧은 레그 스텝을 취하며 타격하는 타자들(이종욱, 올시즌 초 조동찬과 같은)도 있다.
노-스트라이드는 말그대로 타격시 앞다리를 지면에서 이탈하지 않고 타격을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이것에 대한 이해와 착각을 해소하기 위해 좀 더 이야기를 하고 박노민 타격이야기로 넘어가자.
전부는 아니지만(일반화 시키기가 어렵기에) 노-스트라이드 타법에서 반드시 따라와야 할것이 토우 탭(Toe Tap)이다. 토우 탭이란 타격시 앞발 뒷꿈치만 들어서 배팅타이밍을 잡는 타격방법을 말하는데(메이저리거 짐 애드먼스처럼) 보통 보면 이러한 유형의 타자들의 스탠스 넓이는 여타의 타자들에 비해 그 폭이 넓다.
금일 엘지 트윈스의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로 등장한 박병호는 또다시 타격폼을 수정한걸 볼수 있었는데, 박병호 역시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고 바로 토우 탭 스타일로 타격을 한다는걸 발견할수 있었다.
타격에서 정석이란 없지만 지금 바뀐 박병호의 타격이 노-스트라이드 타격이라고 보면 될듯 싶다.(그런데 넌 왜 자꾸 타격폼을 바꾸냐? 박용택 따라 하면 언제 포텐셜이 터질려고??)
박노민은 노-스트라이드(김태균 역시 마찬가지)를 하는 타자가 아니라, 짧은 레그 스텝(leg step)으로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다. 미리 앞발을 짧게 들어서 투수쪽으로 발끝만 지면에 댄 후 이후 배트가 스타트되는 과정에서 발뒷꿈치를 착지하면서 스윙이 이루어진다.(load & Shift 과정)
자신의 하체 로테이션이 원활해지는 위치에 앞발끝을 찍어놓고 타격을 한다는 점에서 팀 선배인 김태균과 매우 흡사하다. 만약 자신의 타격스타일과 하체의 힘을 간과해 처음 내딛는 앞발을 멀리 내딛게 되면 타격시 몸의 회전력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간격으로 내딛는게 좋다는 부연설명을 덧붙인다.
개인적으로 박노민의 이러한 타격방법을 신뢰하고 있는편이다. 어차피 타격이란 자신의 신체 일부분이 지면에서 이탈(다리를 높이들면서 타격을 하는)하는 시간과 거리가 길어지게 되면 투수와의 타미밍싸움과 밸런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익숙해질때까지 걸리는 세월도 만만치가 않다.[장성호와 같은 유형은 독특한 편이다. 그처럼 하이 니 리프팅(무릎을 높이드는) 을 한다는게 쉬운 타격방법이 아니다]
박노민은 스윙동작이 굉장히 깔끔한 편인데, 다리를 들지 않고 짧은 스텝을 내딛는 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본다. 한화 타격코치들이 위와 같은 타격스타일을 선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달리 한화에는 이런 유형의 스타일을 가진 타자들이 많다.(연경흠,김태균은 물론 얼핏 보기에 오선진도 그런것 같음)
아직 나이가 젊지만 타격재질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금일 밀어서 홈런을 생산할때의 모습만 놓고 봤을때는 중장거리형 타자로서 성장이 기대된다. 경험만 쌓이면 빠른 시일내에 한화 주전포수자리를 대체할 자원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사진/ 두산 베어스 & 한화 이글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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