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란 라이언의 강속구 론[펌]

MLB * NPB 2007/08/01 00:00 Posted by 비회원
1964년 뉴욕 메츠의 스카우트였던 레드 머프가 17살 촌뜨기 고교선수의 투구를 보고 쓴 스카우팅 리포트는 ‘진실’이었다. 머프가 텍사스주의 작은 도시 앨빈에서 본 고교생은 놀란 라이언이었다. 라이언은 스피드건을 들고 있는 머프 앞에서 시속 100마일(약 161km)의 공을 여러 차례 뿌렸다. 1956-57년 2년 동안 밀워키에서 26경기에 등판해 2승2패에 그치며 실패한 빅리거 출신인 머프는 라이언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이렇게 간략하게 썼다.

“내 생애를 통해 본 가장 훌륭한 팔(Best arm I have ever seen in my life).”


훗날 이는 단 1%의 거짓도 없는 사실로 판명됐다. 라이언은 메츠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1972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된 뒤 그 해 19승에 329 탈삼진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그리고 46살 때인 1993년까지 매 시즌 꾸준히 뛰며 통산 324승(292패)에 방어율 3.19를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겼다. 통산 탈삼진 5,714개, 노히트노런 7차례의 전무후무한 기록도 함께 올라 있다.


라이언은 통산 807경기(선발 773경기)에 등판해 222차례나 완투했고 완봉승은 61차례였다. 놀라운 사실은 라이언이 40살 때인 1987년부터 4년 연속 200이닝을 넘겼으며, 43살 때에도 시속 95~97마일(약 153~156km)의 공을 던졌다는 것이다. 그의 활약상과 기록을 나열하면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 만큼의 분량이 된다는 것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농담같은 진담이다.


라이언의 트레이드 마크는 역시 어렵게 않게 뿌려댄 시속 100마일의 강속구다. 라이언이 46살까지 건강한 몸을 유지하며 강속구를 뿌려댔던 원동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는 한마디로 무쇠팔, 무쇠다리의 소유자였다. 선천적인 체력에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라이언의 저서 ‘피처스 바이블(Pitcher’s Bible)’에는 그가 어떻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는지 상세하게 나와 있다. 라이언은 이 책에서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것과 동시에 부위별로 적절한 근력과 상하체의 균형을 맞추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 라이언은 오프시즌인 11월부터 스프링트레이닝이 끝나는 3월까지 철저하게 몸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강속구의 비결은 기본적으로 강한 어깨와 팔 뿐만 아니라 강력한 허벅지에 독특한 투수판 활용 능력 등이 덧붙여진 결과다. 라이언의 투구 파워와 지구력은 당대 최고였다. 1974년에는 연장 12회를 완투하며 259개의 공을 던진 적이 있고, 그해 42경기에서 332⅔이닝을 던지고도 끄떡 없었다. 이렇게 강한 팔에다 근육질로 똘똘 뭉친 허벅지의 파워는 공의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한 비결이다. 라이언은 ‘피처스 바이블’에서 공을 던질 때 투수판 앞쪽에 대고 있는 오른쪽 발을 힘있게 박차며 생긴 반동을 이용해 팔을 최대한 앞으로 내밀며 공을 뿌렸다고 했다.


라이언이 다리의 힘을 기르기 위해 선택한 운동은 자전거 타기였다. 라이언은 완투한 날에도 경기가 끝난 뒤 웨이트트레이닝 룸으로 가 한참 동안 자전거를 탔다. 그의 피칭이 뜨거운 뉴스가 된 날 기자들이 라이언과 인터뷰하지 못하고 돌아간 날이 많았던 이유는 자전거에 있었다.


기술적으로 볼 때에는 그의 독특한 투구법이 오랜 기간 강속구를 던질 수 있었던 비결이다. 라이언이 던진 구종은 크게 3가지로, 빠른 공과 커브, 서클체인지업이었다. 그는 슬라이더는 던지지 않았다. 라이언은 전성기에 커브의 스피드가 웬만한 투수의 빠른 공과 맞먹는 시속 89마일(약 143.2km)을 기록했다. 라이언은 23살 때까지 커브를 거의 던지지 않아 어깨와 팔이 싱싱했던 게 장수하는데 큰 힘이 됐다.


톰 시버는 그의 저서 ‘투구의 예술(The Art of Pitching)’에서 라이언의 커브를 ‘손목을 시계방향으로 비틀지 않고 던진 특별한 변화구’라고 규정했다. 손목을 똑바로 이완시킨(straight and relaxed) 채 팔의 궤적을 이용해 던진 커브가 라이언의 장수를 가능케 했던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 시버의 분석이다.


라이언이 강속구로 장수한 비결은 하나 더 있다. 레드 머프는 자신의 책 ‘더 스카우트(The Scout)’에서 라이언이 39살 때인 1986년부터 던지기 시작한 서클체인지업 덕에 강속구의 위력을 더욱 살릴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라이언의 서클체인지업은 빠른 공과 평균 15마일(약 24km) 차이가 났다고 한다. 머프는 라이언에게 서클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을 던질 것을 권유하며 가르쳐준 인물이다. 라이언은 커터는 선택하지 않았다.


이렇게 무장한 라이언이었기에 9이닝을 던지는 게 결코 힘든 일이 아니었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피처스 바이블’에 있는 라이언의 1980~88년 피칭 기록 중 이닝별 평균 구속을 보면 8회가 94.6마일(약 152.2km)로 가장 빠르고, 그 다음이 9회로 94.5마일(약 152km)이다. 라이언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였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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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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