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오프시즌에 롯데 자이언츠 팬님들중 유독 박종윤 선수에 관한 부탁글이 많았다.
그에 대한 글을 쓰기로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됐다. 5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반드시 언급하겠다는 약속을 지킬수 있게돼 개인적으로 짐 하나를 던져버릴수 있을듯 싶어 개운하다.
-----------------------------------------------------------------------------------------------
갈매기
안녕하세요^^
작년말에 박종윤 선수 관련 질문을 했었던 사람입니다 ㅎ
기억이 나실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박종윤 선수의 팬인데
요즘 잘하고 있지만 1군 경험이 많이 없는 선수라
벌써부터 상대팀의 견제가 걱정이네요
어제 사직직관을 했는데 박종윤 선수 타석때 감독이 포수를 불렀던가?
아무튼 견제가 들어오더군요
2군에 오래 있었던 선수라 상대팀의 견제를 이겨내는 방법도 아직 서툴텐데
제 걱정이 괜한 걱정이면 좋겠지만 타격 컨디션은 항상 왔다갔다 한다고 들어서요
상대팀의 견제를 이기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분명히 약점은 있는데 그걸 파고 들어오겠죠?
어떻게 대처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바쁘실텐데 답답한 마음에 질문 드려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갈매기란 닉네임으로 질문주신 분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박종윤의 약점과 그에 따른 대비책을 질문한 것인데, 미리 밝혀두는데 지금 쓰는 박종윤 선수에 대한 글에는 영상이 없다. 필자가 원하는 영상을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수가 없었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자 시작해 보자.
타자의 타격성향을 가늠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성향'이란 것은 특정코스와 특정구종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도 있겠지만 더 면밀히 들어가 보면, 투수가 던진 공의 위치 즉 로케이션에 따라 배트가 나오는것 또는 나오지 않는 `경향'도 포함이 된다. 쉽게 말하면 타자의 타격자세에 따라 유독 배트가 잘 나오는 코스가 있고 그렇지 않는 코스가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적인 것이기에 꼭 그렇다. 라고 말할수는 없다.
하지만 몇년전 전미 야구코치협회에서 발간된 책을 보면 타자의 타격성향을 쉽게 가늠하는 방법을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타격자세의 높낮이에 따라 좋아하는 코스가 있고 그렇지 않는 코스가 있다는 것이다. 즉 처음 준비자세에서 상체를 세우는 업라이트 스탠스의 유형(Upright Stance), 준비자세에서 넓은 스탠스를 취하며 자세가 낮은 크라우치 스탠스의 유형(Crouch Stance)에 따라 각각 타자의 배트가 쉽게 나가려는 코스가 있고 그것에 따른 성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유망주라 불리기도 애매한 나이대의 박종윤에 대한 타격글을 씀에 있어, 왜 타격준비자세에서의 성향을 미리 언급했냐면 이것이 오늘 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박종윤 선수는 신장이 매우 큰 타자다. 프로필상 신장이 190cm으로 돼 있기에 한눈에 봐도 장신이란걸 알수 있다.
이글을 쓰기에 앞서 올 시즌 박종윤 선수가 뽑아낸 홈런 영상을 모두 살펴봤다. 유독 SK전에서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중 지난 5월 11일 부산 경기에서 대타 만루홈런을 쳐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당시 투수는 정우람. 볼카운트 2-2에서 낮은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홈런을 쏘아올렸는데 그냥 놔두면 볼이었을 이 공을 쳐낸 박종윤을 칭찬하기에 앞서 그의 타격성향을 쉽게 엿볼수 있는 대목이었다는 점에서는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잘칠때 박종윤의 타격이라면 모르겠지만 최근 경기에서 유독 낮은 코스의 공에 배트가 쉽게 나가며 삼진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그의 타격성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전에도 한번 언급을, 그리고 이글 본문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박종윤 처럼 상체를 세운 업라이트 스탠스 타자들은 낮은 코스의 공까지 커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것은 크게 두가지의 이유 때문인데,
첫째, 자세가 높으면 그렇지 않은 스타일보다 공의 고저를 바라보는 시선의 폭이 넓어질수 밖에 없다. 즉 타자 어깨와 무릎위치까지로 스트라이크 존이 형성되기에 그 영역을 커버하는 폭도 클뿐만 아니라, 그렇게 됨으로 인해 좋지 않은 낮은 코스의 공까지 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최근 박종윤 선수의 타격을 보면 오픈에서 스퀘어로 내딛는 그리고 아주 짧게 레그 스텝(Leg Step)을 내딛던데, 스트라이드(Stride) 보폭이 크지 않기에 처음 준비자세와 컨택트(Contact) 지점에서의 자세 높이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지금보다 스트라이드의 폭을 조금만 더 넓게 내딛는다면 히팅순간에는 좀 더 낮은 자세가 되어 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두번째는 낮은 공에 쉽게 반응함에 있어서 나타나는 문제점, 즉 타격의 일련과정이 히팅(hitting)이 아닌 갖다 맞추려는 경향이 커질수 있는 우려가 생길수 있다는 점이다.
오픈에서 스퀘어로 내딛으며 타이밍을 잡는 박종윤은 그렇지 않아도 타격자세가 높은데 낮은 공까지 커버하려면 배트가 출발해 컨택트지점까지 가는데 있어서 지지대 역할(Brace off)을 해야하는 앞다리가 구부러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스윙시 흔히 볼수 있는것 즉, 엉덩이가 빠지면서 팔로만 스윙하려는 인상을 주는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특히 낮은 코스의 변화구를 공략할때가 그렇다.
그럼 박종윤이 좀 더 진화한, 그리고 좀 더 뛰어난 타자가 되기 위한 롤모델이 될만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
그와 비슷한 신장과 비슷한 타격성향, 그리고 같은 좌타자라는 점까지 닮은 타자는 국내에는 없고 메이저리그의 콜비 라스무스(세인트루이스) 정도면 박종윤과 비교해도 어긋남이 없을듯 보인다.
타격장면이 찍힌 영상 각도의 차이때문에 비교하는데 있어 다소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될듯 싶다.
좌측은 라스무스가 풀타임 빅리거 시절이 아닌, 오른쪽은 지금의 박종윤 선수의 타격장면중 하나다.
즉,공이 투수손에서 막 떠나는 순간의 릴리스 시점으로 비슷한 신장을 지닌 좌타자, 그리고 투수의 피칭모션에 따라 스트라이드시 앞다리를 지면에서 이격해 무릎이 최대한 높은 곳(Knee lift top)에 위치할때의 모습까지 흡사하다는걸 알수 있다.
먼저 라스무스는 카디널스의 타자 유망주중 그 가능성 면에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빅리그에 올라와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라스무스 역시 업라이트 스탠스형의 타자로서 낮은 공을 치려는 성향이 매우 큰 타자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타격자세를 수정했다.
라스무스에게 직접 찾아가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필자의 추론으로는 이전보다 다리를 더 높이 이격시킴으로써 배트가 나오는 각을 좀더 크게해 스윙의 도움닫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으로의 전환을 시도했지 않나 싶다. 타격시 다리를 높이 들면 스윙의 도움닫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오늘 글의 주제는 이것이 아니기에 이 부분은 지난해 필자가 이곳에서 언급했던 글 http://hitting.kr/561 을 보시고 레그 킥 타법이 지닌 타격방법론을 이해했으면 싶다.
타격폼의 변화가 장타율면에서의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몰라도, 지난해 라스무스의 장타율은 .407 올해는 비록 시즌일정의 35%밖에 소화하지 않은 지금, .507로 1할이 상승했다.
개인적으로 박종윤이 지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편이다.
오늘 글은 갈매기 님이 질문했던 내용위주의 글이었기에, 박종윤의 약점(낮은 공을 치려는 성향)과 그와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진 메이저리거 라스무스의 변화된 타격폼을 놓고 그가 롤모델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것만 언급했다. 이부분에 관한 것은 정답이 없기에 이글을 읽는 독자님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아울러, 본문에서도 짧게 언급했지만, 지난 11일 박종윤이 쏘아올린 만루포는 결과론적으로는 좋은 타격이었지만, 앞으로 그가 선수생활을 지속함에 있어서 지나치게 낮은 공까지 건드리려는 성향은 고려해봐야 할듯 보인다. 왜냐하면 최근 경기에서 박종윤의 삼진 패턴을 보면 낮은공에 너무나 잘 속는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었는데, 좋은 타격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 이란 평범한 사실을 인식했으면 좋겠다. 객관적인 사실과 타격론으로만 지켜보는 필자가 앞으로 뭐를 어떻게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큰 선수로 발전할수 있겠다. 라고 단정 혹은 대명사 하며 주장할수는 없다. 그러한 필자의 주장은 글 본문 속에 어느정도 유추해 볼수 있는것이 있긴 하지만, 그저 윤석구의 야구세상의 바람쯤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P.S/ 박종윤 선수의 타격장면을 GIF 영상으로 만든 후 글을 썼다면 좀 더 다양한 이야기와 보다 더 디테일한 면까지 관찰하며 완성도 높은 글이 나왔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비록 지금까지 이곳에서 언급됐던 선수들의 글에 비해 아쉬움은 있지만 갈매기님 역시 이점을 양해해주실거라 믿습니다.
사진 * GIF/ 롯데 자이언츠 & MLB.com → 영상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Batting The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타격을 예술로’ 켄 그리피 Jr, 은퇴 (25) | 2010/06/04 |
|---|---|
| 삼성 최형우, `괴력의 홈런' 그 비밀은? (10) | 2010/06/01 |
| 롯데 박종윤, 껍질을 깨고 나오려면.. (19) | 2010/05/29 |
| KIA 장성호, 아직도 충분한 실력이 있다 (26) | 2010/05/23 |
| 두산 이성열,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들었다 (11) | 2010/05/17 |
| 김태균 시즌 3호 홈런, 분석해 보니.. (16) | 2010/05/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