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우리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는 홈런타자들이 몇명있다.
행크 아론이나 베이비 루스와 같은 과거의 대스타들이야 내려오는 전설의 이미지,그리고 관련 자료를 통해서만 그당시 활약상을 접할수 있지만 우리들 안방에서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미국야구를 평가하던 시기는 불과 15년 안팍이다.(물론 그전에 AFKN의 주한미군 방송에서 종종 접할수 있긴 했다) 그러므로 인해 현존하는 메이저리거들중 `홈런' 하면 떠오르는 선수들은 불과 몇명(?) 되지 않는다.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인해 시즌이 중단되었던 불상사도 경험했으며 그럴쯤 미국야구의 위기론도 등장했고,때를 같이해 이러한 위기책을 돌파해줄 이슈가 필요했음은 물론이다.
마크 맥과이어의 70홈런,배리 본즈의 73홈런과 통산 최다홈런신기록 달성(762호)으로 어쩌면 우리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홈런의 대명사를 이 두명의 선수로만 기억할지 모른다.
하지만 야구에서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거나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 이면에는 항상 그를 ?i는 추격자가 있기 마련이고,그런 2인자가 있기에 1등이 더욱 빛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새미 소사(텍사스 레인절스)가 그러한 유형의 선수중 하나다.
도미니칸 출신의 이 아름답고 깔끔한 타격동작을 가지고 있는 소사에 관한 이야기들은 굉장히 많다.
본즈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엄청난 배트 스피드,배팅을 하고 난 이후 껑충 뛰는 특이한 액션,시카고 리글리필드 외야를 전력질주해 수비를 하러가는 모습, 마크 맥과이어의 홈런신기록에 박수를 쳐주던 아름다운 모습,그리고 방망이 코르크 사건,벤치에서 재채기를 하다 허리가 삐긋했던 일화 등등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것은 대부분 이러한 것들이다.
소사를 `최고의 홈런타자' 라고 불리우기엔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너무나도 뛰어났던 홈런타자들이 그의 곁에 있었기에 지금에 와서는 소사의 존재가치를 망각하며 우리는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한 의미로 이번 Batting Theory 57번째 시간은 새미 소사를 주인공으로 초대하고자 한다. 소사의 빠른 배트 스피드,그리고 그는 어떠한 타격동작을 가졌길래 그토록 많은 홈런을 생산할수 있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이세상에는 똑같은 타격동작을 복사하듯 닮은 선수는 없다.아무리 뛰어난 타자의 타격을 벤치마킹을 한다고 해도 타격의 처음과 끝을 복사기로 찍어내듯이 따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대한 타자들의 장점은 빼내어 올수 있는게 타격이다.단 그걸 배우고자 하는 선수의 체형과 파워는 미리 고려해야겠지만 말이다.
일전에 자주 언급했던 부분중 테이크 백의 크고 작음의 유무는 타격에서 늘상 고민이 되는 사항중 하나다. 백스윙이 크면 배트 파워의 도움닫기가 생기기에 장타력은 기대할수 있지만 배트 스피드는 처지게 되는 약점이 동반된다. 또한 백스윙을 작게 하거나 아예 없이 치는 선수들은 타격의 정교한 맛은 보다 낫아 지는 장점을 보일수 있지만 파워를 내는 도움닫기가 없기에 장타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발생한다.
물론 이 두가지의 장점만 모두 뽑아내 정교함은 물론 장타력까지 뛰어난 선수들도 있다. 이러한 선수들은 그 희소성만큼이나 드물기에 우리는 이런 선수들을 `위대한 타자'라고 부른다.
그럼 새미 소사의 타격은 어떠할까. 조금은 다른 의미지만 새미 소사야말로 자신만의 독특한 타격이론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보다 체형에 맞는 그리고 파워를 뽑아내는 능력이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위대한 타자다.
소사의 타격준비자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동작과 많은 차이가 있다. 사진에도 잘 나타나 있지만 그건 처음 스탠스에서 배트를 들고 있는 팔의 위치가 아래쪽으로 내려와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되므로 인해 양쪽 팔꿈치는 당연히 아래로 처져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소사의 타격을 단 한번도 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저 첫번째 사진만을 보고 과연 어떻게 배트를 이동시킬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만큼 흥미로운 자세다.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팅 타이밍이다.그 어떤 타격이론을 대입하더라도 배팅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공염불이 되기 때문이다.타격은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이지 않는가. 그럼 필자는 소사의 타격을 이야기하면서 왜 그의 준비자세에서의 팔꿈치 위치를 처음으로 꺼냈을까.
그건 소사가 배팅 타이밍을 잡는 방법이 아주 특이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다리를 들면서 타격을 하는 타자는 스트라이드가 끝남과 동시에 파워포지션으로 이동을 한다.즉 배트 발사가 시작된다는 말이다. 그 짧은 찰라의 순간이 타이밍 싸움에서의 시작점인 것이다. 하지만 소사는 그렇게 시작을 하지 않는다.
소사가 타이밍을 잡는 동작이다. 맨처음 자신의 허리까지 내려와 있던 팔꿈치가 앞다리를 듬과 동시에 팔꿈치 위치는 백스윙으로 이동되고 있다. 위에서 밝혔지만 통상적으로 테이크 백을 하는 타자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즉 처음 스탠스 자세에서 앞다리를 제자리에서 드는 순간(동시에 팔꿈치는 백스윙으로 이동되고 있다) 상체도 배팅을 하러 들어가는 모든 준비를 끝내버렸다.
소사도 물론 스트라이드를 짧게 나마 하는 타자지만 그 이전의 불필요한 타격의 과정을 생략해 버린다. 타격준비 스탠스-테이크 백-로드동작-스트라이드-파워포지션-히팅 임펙트-활로스로우의 이 복잡한 타격연속동작중 저 하나의 자세로 타이밍을 잡아버린다는 말이다. 타격의 아주 기본적인 원리를 생각하면 다리를 드는 순간 타자의 팔꿈치는 움직임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건 마치 밥을 먹다가 언제 돌을 씹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식사를 하는것처럼 타격동작에서 불필요한 동작이 생겨버리기 때문이다. 그걸 표본으로 보여주고 있는 타자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다리를 드는 동작을 유심히 보면 소사와는 전혀 다르다.
두번째 사진은 앞다리를 들려는 시작이고 세번째 사진은 다리를 이미 높이 들었다.이 두동작중 유심히 볼것은 팔꿈치 위치다. 어떤가? 거의 차이가 없다. 이렇듯 스트라이드를 하는 타자들은 다리를 들때 팔꿈치가 심하게 이동이 되거나 자리를 잡지 못하면 절대로 좋은 타격을 할수가 없다. 하지만 소사는 앞다리를 듬과 동시에 팔꿈치를 백스윙으로 같이 전환해 버린다. 로드리게스와는 전혀다른 타격방법이다. 로드리게스의 타격동작은 아주 교과서적인 웨이트 시프트 타격이론의 전형적인 선수라고 볼수 있다. <로드리게스의 타격분석은 이미 이전 시간에 했기에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소사의 배트 스피드 비밀은 바로 이러한 타격동작의 산물이다. 타격의 과정에서 잔동작을 거의 없애버리며 다른 타자같으면 세부적으로 나누어야 할 동작도 위의 사진처럼 한동작으로 만들어 버리기에 그만의 배트 스피드가 나오며 파워역시 대단해 지는 것이다.
스트라이드가 끝난 후 소사의 파워포지션 동작을 보면 특이점은 없다.뒷팔꿈치는 철저하게 옆구리에서 붙여져 나오고 있으며 엉덩이 로테이션(힙턴)도 자연스럽고 또한 거기에서 나오는 몸통회전력의 파워도 사진상으로도 확연히 느낄수 있을정도의 힘이 느껴진다.
또한 소사는 임펙트시 손목을 굉장히 잘 사용하는 타자중 한명이다. 그건 배트가 짧게 돌아나오기에 공을 순간적으로 맞추는 시간이 길며(그 짧은 찰라의 순간이지만) 활로스로우시 한손을 놓으면서 타격 마무리를 한다. 이렇듯 소사가 많은 홈런포를 생산해 내는 것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 백스윙과 앞다리의 타이밍,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의 전반적인 것은 기본에 충실한 배팅을 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198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처음 빅리그에 입문한 소사는 그동안 시카고 컵스-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 작년시즌부터 텍사스 레인절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의 전성기라고 할수 있는 1993년부터 2004년까지 시카고 컵스에서의 활약은 엄청난 기록과 더불어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민적 영웅으로 불리우기에 손색이 없는 업적을 남겼다. 1994년을 제외하고(25홈런) 매시즌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으며 60홈런 이상만 3차례 (1998-66개,1999-63개,2001년-64개)나 남기기도 했다.
마크 맥과이어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출장하지 못했던 2000년에 첫 홈런왕(50개)을 차지하며 그의 그늘에서 벗어났고 불꽃같은 한시즌을 보냈음에도 배리 본즈의 73홈런에 밀려 타이틀 수성에 실패한 2001년을 뒤로 하고 기여코 2002년에 본즈를 물리치고(소사-49개,본즈-46개) 홈런왕 타이틀을 재탈환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새미 소사 하면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웬지 그와 동시대를 뛰었던 맥과이어나 본즈에 비해 한수 아래인 타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그가 비록 지금은 전성기에 못미치는 실력을 보이고 있고 또한 2006년에는 팀을 구하지 못해 한시즌을 통째로 날려 먹었다지만 작년시즌 텍사스에서 겨우 114게임만 출전하고도 21개의 홈런을 쳐내 아직 그가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투수야 나이가 들면 노련한 피칭으로 전환해 얼마든지 전성기 못지 않는 실력을 뽑낼수 있다고 하지만 타자는 경우가 틀리다. 나이가 들면 어쩔수 없이 배트 스피드는 처지게 되어 있으며 배팅 감각역시 젊을때와 같을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사 역시 마찬가지다.그는 올해 벌써 미국나이로 40세다. 그가 올시즌 회춘포를 가동하지 못한채 자신의 마지막 시즌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소사는 통산 609개의 홈런을 쳐내고 있는 타자라는 점이다.
시대를 잘못 타고 났던 아니면 그게 그의 운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사야 말로 나에게는 최고의 홈런타자로 기억하고 싶다. 맥과이어와 본즈가 없었다면(IF 란 표현을 이럴때 써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소사는 5년연속 홈런왕이란 타이틀을 차지하는 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그의 전성기는 정말로 위대했다. 그리고 최고의 타자였다고 생각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은퇴하는 그날까지 소사의 전매특허인 홈런타구를 친후 폴짝 뛰는 동작을 자주 봤으면 한다. 항상 행운이 그에 곁에 있기를...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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