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마지막 경기(30일)에서 이적생 김상현의 만루홈런 포함 9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11-5로 승리했다.
선취점은 KIA가 먼저 뽑았다. 1회말 장성호는 무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이용훈의 높은 페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
곧바로 이어진 2회초에서 롯데는 최근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린 박기혁이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박기혁의 안타는 그동안 쉬어가는 하위타선의 한축을 담당했던 답답함을 해소한 귀중한 적시타였다. 박기혁의 안타에 자극을 받았던 것일까.
롯데는 4회초에도 정보명과 박기혁의 연속 안타로 맞이한 1사 1,2루에서 이인구가 우익수 사이드를 통타하는 2타점 2루타를 쳐내며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2연승이 손에 잡힐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롯데의 경기리드는 이것이 전부였다. 곧바로 이어진 KIA의 4회말 공격에서 이날 경기결과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4회말 KIA는 김상현의 2루타에 이은 안치홍의 적시타로 한점을 쫓아가더니 김상훈과 이현곤이 볼넷으로 출루한 1사 만루에서 김원섭의 적시타로 기어코 4-4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한번 타오른 KIA 타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후 장성호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 이후 나지완의 희생플라이까지 이어지며 6-4까지 달아났다. 계속된 공격에서 이젠 상대 투수들의 경계대상으로 떠오른 4번타자 최희섭까지 볼넷으로 출루한 KIA는 다시한번 만루찬스를 잡았다. 다음타자는 26일 대구방문 경기에서 올시즌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한 김상현. 김상현은 롯데 투수 이정민의 초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다시한번 만루홈런을 쏘아올린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10-4. 김상현의 홈런은 롯데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린 한방이자 사실상 이날 경기 승패를 매조지 하는 결정타이기도 했다.
이후 KIA는 6회말 1사 3루에서 나지완의 희생플라이로 김원섭이 홈으로 들어와 한점을 더 보탰으며 롯데는 7회초 정보명의 1타점 적시타로 한점을 만회하는데 그치며 결국 시즌 15패(8승)를 기록, 선두 SK와 7.5 승차로 꼴찌를 유지했다.
KIA 선발 곽정철은 3.2이닝동안 5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4실점(4사구 4개,탈삼진 4개) 마운드를 손영민에게 넘겼으며 이후 임준혁-김영수-유동훈으로 이어지는 계투(임준혁 1실점)로 넉넉한 점수차를 지켜냈다.
반면 롯데는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이용훈이 1이닝(홈런포함 3피안타 2실점)만 던지며(손톱이상) 물러난 이후 하준호가 2.1이닝동안 6실점(4피안타 4사구 2개,탈삼진 2개), 이후 이정민이 1.2이닝동안 만루홈런 포함 2실점(4사구 2개,탈삼진 2개) 하며 하준호가 남겨놓은 주자들까지 모두 홈플레이트를 밟게해 대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이정민이 허용한 피안타는 단 1개에 불과했지만 그 안타가 김상현에 허용한 만루홈런이었으며 결국 볼넷이 눈물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장성호의 투런 홈런포/ ⓒ KIA 타이거즈]
▶ 김상현의 만루홈런이 남긴 의미
사실 김상현이 KIA 타이거즈(2001년)에 입단한 이후 한시즌만 뛰고 2002년에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된 이면에는 정성훈(현 LG)이 있었다. 1999년 입단했던 정성훈은 그해에 고졸 루키라는 한계가 무색할만큼의 활약(108경기 출장, 타율 .292)을 펼치며 차세대 KIA의 3루수로 키울 중장거리형 타자였기 때문이다.(정성훈 역시 2002년을 끝으로 현대로 트레이드) 또한 당시 대학최고의 선수중 한명이었던 이현곤이 입단(물론 당시엔 유격수요원)할 예정(2002년)이었던 팀 현실도 그에겐 유리할게 없었다. 당시 팀엔 홍세완마저 내야수요원으로 있을만큼 내야수가 포화상태였다.
LG로 트레이드된 김상현은 전문가들의 기대와는 달리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며 비주전으로 활약하다 상무에 입대한다. 상무 군시절 마지막해(2006년)에는 2군 북부리그 홈런왕을 차지하며 기대에 부풀게 하지만 제대 후 거의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던 3루 자리에서 포텐셜을 터트리지 못하며 지난 4월 24일 박기남과 함께 친정팀 KIA로 돌아왔다. 트레이드가 되자 말자 선발라인업(25일 삼성전)에 포함된 김상현은 금일(30일) 롯데전까지 19타수 8안타(타율 .421) 만루홈런 2개를 쳐냈음은 물론 이 기간동안 12타점을 쓸어담으며 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8일 팀이 2-0 승리를 거둘때의 그 2득점도 김상현이 올린 적시타였다.
최근 KIA의 행보를 보면 내야수쪽에 리빌딩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기존의 베테랑 2루수였던 김종국은 귀향살이나 다름없는 2군으로 내려간 상태이며 그 자리를 신인 안치홍이 대신하고 있음은 물론 3루수였던 이현곤을 유격수로 돌리며 김상현을 3루수로 출전시키고 있다.
현대야구에서는 사이드라인 내야수를 맡고 있는 1루와 3루 자리에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고 있다는 점도 김상현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사실 그동안 1루수인 최희섭을 제외하면 나머지 내야수들에게 홈런을 기대하기가 힘들었던게 KIA 내야진의 커다란 약점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김상현의 상승세가 한시즌 내내 안정적일것이다 라고까지 말할 단계는 아니다. LG에서 보여준 수비력은 차치하더라도 타격 역시 약점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방을 갖춘 대형타자는 여타의 부족함이 있더라도 키워볼만한 매력이 있는만큼 앞으로 팀 장타력 해소에 큰 역할을 해줄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는다. 한국 최고의 타자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두산 김현수가 오늘날의 영광이 있기까지 그 옛날 얼마나 많은 비판과 시련을 겪었는지를 상기할때 싹수가 보이는, 그리고 정도의 장점이 있다면 대형타자감은 이렇게 키워야 한다.
▶ 2번타자가 강한 팀, 강팀으로 가는 지름길
한국프로야구 초창기 시절만 하더라도 2번타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타순이었다. 에버리지가 높은 1번타자의 출루 후 득점권에 안전하게 선착할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기억으로 그 당시 2번타자는 번트 전문선수라는 인상이 강했을만큼 정교한 타격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변했다. 현대야구는 2번 자리도 정교함은 물론 한방 능력이 있는 타자가 맡아야 팀 득점력에 도움이 된다는걸 터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심타선이 강한팀은 그 효과가 더 뛰어나다. 금일 KIA 장성호는 2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홈런포함)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강팀의 조건"에 부합되는 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원래 자리를 후배 나지완에게 물려줬지만 현 KIA의 선수분포로 봤을때 장성호의 2번타자 투입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물론 아직 타격기술적으로 더 다듬어야할 나지완과 5번타자 김상현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하긴 힘들지만 KIA가 강팀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타순이 궁극적인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좌타자인 장성호가 2번타순에 등장하면 야구의 본질적인 특성에 이익을 볼수 있는 대목이 많다.
대표적인게 발 빠른 1번타자가 출루 할시 상대팀 1루수는 도루의 위험성 때문에 1루 베이스를 비워둘수 없게된다. 당연히 1,2루간은 넓어질수 밖에 없으며 그럼으로 인해 좌타자의 안타생산에 큰 보탬이 되게한다.
이와 덧붙여 상대 투수와의 구종 판단 승부에서도 타자가 더 유리할수 있다. 도루를 의식해서 어느 타이밍에서는 변화구가 아닌 페스트볼을 던져야 할때 노련한 장성호라면 충분히 받아먹을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현의 최근 활약이 팀 타선의 시너지 효과까지 몰고 왔다는 표현이 과찬이 아닐정도다.
이제 겨우 4월 한달이 지난 지금, 한국프로야구는 그야말로 순위를 예측할수 없는 안개속 판도다.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는 KIA와 LG는 역시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과 한화에게 겨우 1.5게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한경기 한경기마다 순위가 달라지고 있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외적의 쓰레기 스러움(사무총장 체인지,전여옥 한국여자야구연맹 회장 취임 등등)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심장을 녹여줄 명승부가 연일 펼쳐지는 한해가 될것임은 분명하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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