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10편의 홈런타자에겐 특이한 행동이 있다 * 가 끝난 후 어떤 주제의 글을 쓸까 상당히 고민했다.
일부 독자님들은 과거 한국야구의 강타자들을 분석하는 시리즈를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지만 하고 싶어도 할수가 없었다. 자료부족은 물론 그 흔하디 흔한 타격영상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고심끝에 내린 결론이 배틀 이다.
우선 밝혀둘것은 이 시리즈는 어떤 선수가 더 위대한 타자냐 에 대한 것이 아니다.
소위 `떡밥' 이라고 불리는 선수들간의 비교는 기록을 보고서 판단하는 그리고 그속에서 끝없는 논쟁이 대립하지만,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는 오로지 타격에 대한 비교분석과 장단점을 파악하는 원론적인 타격이론만 포스팅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글 제목은 배틀이지만 선수들의 타격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일것이란 말이다. 앞으로 2편 3편... 이렇게 꾸준히 써내려 가겠다.
다음 [배틀 2] 에서는 지금 현재 센트럴리그 홈런 1위인 주니치의 토니 블랑코와 이승엽에 관한 타격비교분석을 할 예정이다. 물론, 차후에는 국내선수들도 등장을 할것이다.
오늘 시리즈 첫번째 주인공들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다.
같은 해(2001년) 데뷔한 이후 양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이들이 올시즌 보여준 활약이 연일 국내외 언론을 장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치로의 경이적인 안타퍼레이드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푸홀스의 홈런행진.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이쯤되면 충분히 구미가 땡길만한 카드다. 자 시작해 보자.
웨이트 시프트(Weight Shift) 즉, 타격에서 체중이동은 그 어떠한 유형의 선수라도 모두 행한다.
물론 타격준비자세에서의 스탠스에 따라 그 중심이동의 크고 작음이 달라지겠지만 도구를 이용해서 공을 가격하는 스포츠(골프 역시 마찬가지)에서 체중이동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수 있다.
9년연속 200안타 이상을 향해 달려 가고 있는 이치로의 체중이동은 본질적인 부분에서만 놓고 보면 눈에 확 띨정도로 명확하다.
우선 체중이동에 대한 이야기부터 명확히 하고 가자.
타격에서 체중이동은 뒤에서 앞으로 하는게 아니다. 얼핏보면 우리가 너무나 자주 듣는 말이기에 일반화시켜서 그렇지 프로레벨급 선수들의 타격동작을 유심히 보면 이 말은 모두 거짓이란걸 알수 있다.
체중이동은 뒤로부터 시작해 타자 자신의 중심선까지만 하는거다. 그 중심선에서 더 앞으로까지 체중이 이동되면 몸의 밸런스는 물론 히팅시 파워가 분산되는 현상이 발생하기가 쉬워 힘있는 배팅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이치로는 자신의 어깨넓이보다 좁은 준비스탠스, 그리고 롱 스트라이드(Long-Stride)를 하는 선수다.
처음 준비자세에서 양 다리 간격이 좁은 상태에서 길게 앞발을 내딛고 타격을 한다는 말이다.
이 부분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부분들이 많다. 타격의 본질적인 지향점은 히팅(hitting)인데 이치로의 스윙은 컨택트(contact) 즉 공을 정확히 맞추기 위한, 덧붙여 빠른발을 이용한 안타생산이 저평가 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현재의 이치로를 보면 이러한 말들이 무색해진다는걸 확인할수 있다. 물론 배드볼히터 답게 치려는 성향이 강해 어떠한 공이라도 덤기는 스타일이긴 하지만(나쁜공도 갖다맞추는) 이치로는 우리가 생각하는것만큼 체중이동을 지나치게 뒤에서 앞으로까지 하는 선수가 아니다.
이치로는 스트라이드시 앞다리를 들어올리는 리프팅탑(Lifting Top)지점까지 양 어깨의 미동조차 없다.
들었던 앞발이 지면에 착지한 이후 배트가 스타트를 할때의 포지션(Launch Position)에서 양 어깨의 위치를 보면 숄더 백이 되어 있는걸 확인할수 있다. 쉽게 말하면 처음 준비자세에서 거의 수평이었던 양 어깨의 각이 배트가 출발하면서 부터는 뒷쪽 어깨가(노란색으로 표시) 앞 어깨보다 아래에 위치해 배트를 스타트하기에 용이해진 위치에 와있다는 말이다.
이후 앞발을 내딛을때의 상태를 보면(노란색 원형으로 표시) 토우 터치(Toe Touch) 즉 앞발 끝부터 지면에 닿은 후 스트라이드된 앞발 끝을 완전히 닫아버린다. 이치로의 스트라이드된 상태의 앞발 끝을 유심히 보면 여타의 타자들보다 심할정도로 닫아놓는것을 볼수 있는데(거의 9시방향) 그건 뒤에서부터 이동된 자신의 체중이 중심선 이상을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가끔 낮은볼을 때릴때 앞무릎이 굽혀진 상태에서 컨택트가 될때도 있지만 자신이 풀스윙(이 영상은 홈런이다)을 했을때 이치로의 타격자세는 앞무릎이 쭉 펴지면서 버팀목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는걸 알수 있다.
이치로의 뒷발을 동그라미로 표시를 해둔것은 처음 준비동작에서부터 타격까지의 이동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타격 이후 뒷발의 상태가 어떤가.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그의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인지는 알순 없지만, 타격이후 마무리 동작에서 뒷발은 벌써 1루로 뛰어나가기에 용이하게 위치해 있다.
벌써 몸이 1루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명확하게 느껴질것이다.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게 특화화된 체중이동, 그리고 빠른발. 해마다 시즌이 끝나면 훈장처럼 따라오는 3할-200안타는 바로 이러한 그의 타격 스타일이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
만약, 이치로가 우타자였다면 어떤 선수가 되었을까. http://hitting.kr/404 가상이지만 참조가 될것으로 믿는다.
푸홀스는 이치로와 전혀 다른 타자다. 이치로가 아주 좁은 준비스탠스에서 타격을 시작하는 선수라면 푸홀스의 준비스탠스는 굉장히 넓다.(준비동작에서 노란색으로 양발간격 표시 Brod Stance)
푸홀스를 흔히 로테이셔널 히터(rotational hitter)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더 정확히 말하자면 로테이트(rotate=축을 중심으로 하는 회전) 라는 표현이 더 옳은 표현이다.
왜냐하면 아주 짧은 레그 스텝(Short Step)으로 앞발을 내딛고 그 축을 중심으로 몸의 회전력을 이용해 타격을 하기 때문이다. 올시즌 푸홀스는 앞발을 내딛는 것이 예년과 비교해 조금 달라졌다. 짧게 내딛는것은 비슷하지만 들어올리는 앞발의 높이가 작년과 비교해 더 커져있는걸 확인할수 있을것이다.
위의 영상은 5월 5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시즌 10호(상대투수 브래디 릿지)홈런을 생산하는 장면인데, 배트가 스타트될때 뒤 팔꿈치와 어깨를 보면 잔동작이 거의 없다. 노- 테이크 백(No-Takeback). 스텝 이후 지면에 착지한 푸홀스의 앞다리 상태를 보면 앞으로 있을 스윙의 폭발력을 미리 짐작할수 있다.
앞발을 심는다는 느낌으로 굽어져 있는 다리(Club foot)는 이후 진행될 힙 로테이션(hip rotation)과 몸통회전력(Torso rotation)의 진앙지인 것이다. 작년 이맘쯤 국내 모 언론(스포츠 x아)에서 푸홀스의 롱런이 가능한가 라는 제목의 글을 본적이 있다. 어처구니 없게도 푸홀스는 상체위주의 타격을 하는 타자라서 지금과 같이 넓은 스탠스를 취하면 파워가 떨어지는 시점이 빨리 올수 있기에 롱런이 힘들거란 기사였다.
미안하지만 그 기사를 쓴 기자는 타격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홈런을 좀 친다. 라는 타자의 대표적인 선수인 에이로드(지금은 약물로 인해 인정하지 않지만)는 히팅임팩트순간 앞무릎이 펴져있는 시간이 굉장히 짧은 타자다.(어떨때는 펴져있지도 않다) 그의 홈런을 가능하게 해준 레그 킥(앞 다리이동)이 엉덩이 부상 이후 지금의 슬럼프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지만 위의 푸홀스는 이러한 유형의 타자와는 전혀 다르다.
영상에 노란색으로 표시를 해두었기에 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푸홀스는 컨택트순간 펴져있던 앞무릎을 여타의 타자들처럼 그 순간에만 머물지 않고 마무리까지 굽혀지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회전력의 스윙을 이어가는 타자다.
이건 상체로만 타격을 해서는 절대로 될수가 없다. 또한 허리가 리드를 하는 타격이기에 거기에서 발생하는 하체의 로테이션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푸홀스 역시 뒤에서부터 시작된 체중이동이 자신의 중심선을 벗어나지 않는다는걸 알수 있다. 처음 앞발을 들었을때는 지나치게 체중을 이동할것 같지만 브레이스 오프(Brace off)가 된 앞다리의 버팀목, 그리고 축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회전력으로 파워배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타자다.
푸홀스가 빅리그로 올라오기전 그러니까 2000년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타격자세가 아니였다.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다리를 내딛는 폭이 넓었고, 테이크 백도 지금보다 컸었다.
타격폼을 바꾼 이후 하체의 회전력을 살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타격동작에 맞춰서 함은 물론 110kg도 들지 못한 벤치프레스를 지금은 180kg 정도는 우습게 한다고 하니, 그의 9년연속 30홈런의 비결은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땀의 결과물이 아닌가 싶다.
같은해 빅리그에 입성한 이후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이치로와 푸홀스.
하지만 전혀 다른 타격스타일. 이들이 은퇴를 할때쯤 나타날 결과물들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으로도 흐뭇해 진다.
이 영상으로 푸홀스의 힙 로테이션+톨소 로테이션의 파워를 느껴보시라. 그의 엄청난 배트스피드와 체중이동 역시 환상적이다.
사진 * GIF/ MLB.com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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