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이 글을 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 언급을 해야할까 고민하다, 여타의 글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타격글이 될까봐(시간이 없어 GIF를 만들기가 힘들었음) 부득이하게 이곳 한국야구게시판에서 쓰게된다는 점을 이해하고 봤으면 싶다. ☜
양준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삼성은 현재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팀들중 가장 불리한 환경에 놓여있다. 필자는 그의 부상소식을 들었을때 삼성의 `13년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여기서 중단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팀 플레이가 유독 강조되는 구기스포츠에서 베테랑 선수의 전력 이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손실이다. 양준혁이 타율7위(.332)와 출루율 1위(.464)의 올시즌을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하지만 후반기 들어 팀 간판타자의 전력누수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은 아닌듯 싶다.
바로 최형우-채태인-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신흥거포들이 동시에 폭발하며 그 몫을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쪽의 좌완 차우찬과 이우선 등이 삼성의 미래라면 타자쪽엔 이 세명의 선수가 이젠 팀의 간판타자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들은 이 선수들를 두고 정점을 향해 달려가야할 `진행형' 선수들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들은 올시즌 어느정도 그 레벨이 완성형에 가깝게 진화됐다고 본다.
◆ 얼굴 옆모습이 마쓰이 히데키와 똑같은 최형우
미들 니 리프트(Middle Knee Lift) 타격의 강점을 십분활용하는 완성형 타자 최형우
올시즌 최형우는 현재(8일)까지 타율 .297 16홈런 56타점 출루율 .393 장타율 .530 OPS .923 을 기록하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성적표만 놓고 보면 정상급 레벨을 갖춘 타자다.
작년까지만 해도 진행형 타자에 불과했지만 올시즌 완성형 타자로 이미 그 수준이 올라와 있다는 뜻이다.
최형우의 타격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생각이상으로 대단했다.
일반적으로 타격시 다리를 들면서 스윙을 가져가는 타자들은 그 종류만큼이나 여러가지 다양성이 있다.
타격시 무릎을 포수쪽으로 잡아당겼다가 내딛는 타자가 있는 반면, 처음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만 드는 타자, 그리고 김현수와 같이 스트라이드(Stride) 목적보다는 타이밍에 좀 더 초점을 부여하는 타자 등등.
최형우는 니 리프트, 즉 다리를 들어올렸다가 내딛을때 생기는 추진력을 골반 회전력으로 이어가는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타자다.
이런 유형의 타자들은 꼭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는 공을 가격하는 것 보다는 좌우, 핀포인트를 거치거나 아니면 그 이상의 멀어지는 공도 손을 대는 버릇이 있는데 지면에서 다리를 이탈시키면서 생기는 밸런스 문제와 연관이 크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약물빨로 그 위상이 추락했지만 매니 라미레즈나 에이 로드가 이러한 유형의 타자들인데 이 선수들 역시 특정코스에 연연하지 않고 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꼭 단점이라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최형우 역시 마찬가지다.
바깥쪽에 형성되는 다소 낮은 공을 홈런으로 연결하는(8월 5일 한화전) 장면을 유심히 보면 자신이 원하지 않은 타이밍에 공이 왔을시 대처하는 능력이 상당히 탁월했다. 히팅시 허리가 약간 빠지는듯한 느낌이었지만 그걸 센터펜스 넘어로 타구를 보냈는데, 엉덩이 회전(hip rotation)이 원활하지 못했다면 그리고, 지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스트라이드된 상태의 앞발끝을 끝까지 닫아놓지 않았다면 절대로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을 매커니즘이다.
또한 최형우는 처음 준비 자세에서 상체가 업라이트 상태(꼿꼿한)가 아니기에 니 리프트된 후 발이 지면에 닿을때 부드럽게 심는다는(foot plant)느낌으로 스트라이드가 이루어져 컨택트 지점에선 어느코스의 공을 가격하더라도 밸런스가 안정적인 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하체 파워가 상당히 뛰어난 선수다.
좀처럼 장담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필자의 성격이지만, 부상만 없다면 내년시즌쯤엔 홈런왕에 도전해볼 능력이 충분한 타자라고 평가하고 싶다. 지금보다 삼진갯수(현재까지 볼넷 49개-삼진 44개)를 더 늘리며 원하는 스윙을 할 경우엔 틀림없다고 감히 장담하고픈 타자다.
◆ 리프팅 탑 지점(liftting top)에서 찍어본 채태인의 타격모습
천재라고 불리는 사나이, 채태인의 스테이 백(Stay Back)
미국 물을 먹었다지만, 채태인은 그 기간동안 거의 허송세월을 한거나 다름 없다.
또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지 이제 겨우 3년째에 불과하지만 지금 그가 보여주고 있는 타격능력은 충분히 천재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올시즌 채태인은 아직 규정타석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타율 .302 14홈런 53타점 출루율 .389 장타율 .553 OPS .942를 마크하고 있다. 팀내에서는 양준혁 다음으로 OPS가 뛰어나다.
같은 왼손잡이 타자인 최형우가 미들 니 리프트을 한다면 채태인은 그보다 더 높은 하이 니 리프트(High knee Lift)타법을 구사한다. 무엇보다 채태인 타격의 강점은 히팅시 체중을 끝까지 뒤에 놓고 스윙을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즉, 장타자가 되기 위한 조건중 하나인 이 스테이 백은 컨택트 지점까지 체중이 이동될때 자신의 몸 중심이 앞으로까지 가지 않고 뒤에 남겨두게 돼 공을 마중나가서 가격하는게 아닌 자신의 컨택트 지점까지 끌어다 놓고 히팅이 이뤄진다는게 강점이다.
타격시 다리를 높이 들기 때문에 얼핏 체중이 앞으로 쏠릴것 같지만, 컨택트 지점에서 상체위치를 느린 프레임으로 유심히 보면 채태인의 상체는 포수쪽으로 젖혀져 있는걸 발견할수 있다. 엘지 페타지니보다는 덜한 편이지만 어찌됐던 아주 이상적인 상체 밸런스다. 배트가 드레그(끌고 날올때의 뒷팔꿈치)될때 뒷팔꿈치의 이동경로를 보면 흡사 메이저리그 콜비 라스무스(세인트루이스)의 그것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작년시즌엔 타자로서 경험이 부족해서 어이없는 공에 헛방망이를 돌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시즌엔 이러한 부분도 많이 보강이 됐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지 얼마되지 않은 지금, 벌써부터 이러한 성적을 올릴수 있다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것이다. 그래서 채태인은 천재가 맞다.
◆ 시즌전 인터뷰때 홈런 20개 이상 치겠다고 장담했던 박석민
손목 힘이 뛰어난 박석민, 앞으로 좀 더 발전하려면
박석민은 올시즌 3번씩이나 2군으로 강등됐었다.
타격에서의 문제점도 있긴 했지만 잔부상이 심해 불운했었고, 들쑥날쑥한 타격감각도 그 원인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극악스러울 정도로 낮았던 타율을 후반기 들어 되살리며 어느새 .258(13홈런 38타점 출루율 .388 장타율 .521 OPS .909)까지 끌어올렸다. 기록에서 보다시피 2할대 중반의 타율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출루율과 장타율이다.
시즌 초반 박석민은 타격시 포수쪽으로 무릎을 잡아당기며 들었던 다리를 내딛을때의 상태가 오픈으로 되어 있다는게 큰 문제꺼리였다. 타격시 다리를 오픈 스트라이드(Open Stride)로 열어놓으면 어깨가 빨리 열리게 돼 변화구 공략이 힘들어질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스윙에서 기본이 되는 "In & Out Side Drag"가 원활하지가 않게돼 배트 헤드가 빨리 도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설사 잘맞은 타구라도 이러한 스윙이동에 걸리게 되면 잡아당긴 파울타구가 자주 나올수 밖에 없어진다. 당연히 타자자신의 볼카운트는 불리하게 되니 좋은 타격이 나올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이러한 스트라이드 방법을 바꿨다. 즉, 뒷다리와 비스듬한 상태(스퀘어)로 들었던 다리를 놓게 되면서 몸이 빨리 오픈되어 팽이처럼 돌아버리는 나쁜점이 수정된 것이다.
어떤 선수는 하체의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못해 타격폼 수정(대표적인 선수가 최희섭)을 가한다지만 박석민의 경우는 반대 현상때문에 타격폼을 수정한 것이다.
박석민은 손목힘이 굉장히 뛰어난 타자다. 도저히 칠수 없을것 같은 낮은 공도 안타로 만들어내는 일명 `변태안타' 도 곧잘 생산해 낸다. 나쁜공도 배트에 맞출수 있다는걸 지향하면 안되겠지만 이 역시 hand-eye coordination 즉, 투수공을 쫓아가는 능력만큼은 대단하다는 뜻이기에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면 안될듯 싶다. 이런 타구를 만들어 내는것 역시 손목힘이 부족하면 원활히 할수 없기에 박석민만의 타격스타일이라 평가하고 싶어진다.(개그 캐릭터는 영원히 가져갔으면 좋겠다)
군대를 전역한지 2년째가 되는 박석민도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타자다. 올시즌과 같은 부침도 미래를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할 그리고 지금은 그 자신의 자산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올시즌 삼성은 투타에서 모두 부상선수가 발생해 제대로된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룬날이 없을 정도다.
금방 기억을 끄집어 내봐도 양준혁, 박진만, 진갑용, 안지만,구자운,권오원 권오준 오승환 의 이름이 떠오른다. 물론 올시즌 유혹을 벗어난 신명철과 강봉규 같은 선수들이 분전하곤 있지만 그나마 지금 4강진출 싸움을 할수 있었던건 오늘 이야기한 최형우,채태인,박석민과 같은 `젊은 피'의 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선수들로 인해 과거 막강했던 삼성타선의 재림은 곧 도래할것으로 믿는다.
사진/ 삼성 라이온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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