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프로야구가 3월 6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6개구단 전력이 "상향 평준화"가 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팀을 예상한다는게 불가능해졌다. 해당팀에겐 굉장히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넥센과 한화를 제외한 이유는 타팀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기에 분발을 요구할뿐 냉정히 말해서 4강진출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있는 자원을 충분히 뽑아내 필자의 예상을 뒤엎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금일(6일) 광주구장에서는 디펜딩 챔피언팀은 KIA 타이거즈와 지난해 아깝게 4강진출에 실패했던 삼성 라이온스의 시범경기 개막전이 시작됐다. 결과는 4-1 삼성 승리.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경기이기에 결과에 대한 부분은 논외로 치더라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의 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KIA가 주전선수들의 대부분을 벤치에 앉히며 후보선수들을 투입, 테스트 성격이 짙은 경기를 펼쳤다고는 하지만 마운드에는 지난해 다승왕인 아퀼리노 로페즈가 선발투수로 올라와 있었다. 삼성 타자들에겐 올해 첫 공식경기에서 최고투수와 맞붙어보는 최상의 조건이었던 셈이다.


                                   KIA전 5이닝 퍼펙트의 호투를 보여준 크루세타

우선 이날 경기에서 5이닝 퍼펙트 피칭을 보여준 삼성 선발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부터 이야기 하자.
지난해 크루세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매우 극심했다는 점에 있다.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한 조건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롱런할수 있는 첫번째 덕복을 선택하라면 얼마만큼 스트라이크와 비슷한 볼을 던져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내느냐, 어떻게 볼과 비슷한 스트라이크를 던져 타자의 배팅타이밍을 빼앗느냐를 우선 순위로 두고 싶다.
이부분만 놓고 작년 크루세타를 평가하자면 굉장히 미흡했던 투수였다. 개인적으로 그가 매우 좋은 구질과 변화구를 지닌 투수였음에도 9승에 머물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고 본다. 특히 로케이션 부분이 들쑥날쑥 했는데 오늘 본 크루세타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되어 있었다.

작년 크루세타는 투수 자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위닝샷의 대부분을 스플리터를 뿌렸다.
문제는 그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다 타자앞에서 떨어지기 보다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들어와 타자를 속이기에 충분치 않았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으로 타자는 자신의 배팅리듬감이 일정한 상태에서 자신의 타이밍(리듬유지)을 잡으려고 애를 쓴다.  가령 속으로 타이밍을 잡는 하나! 두~울 셋!!에서 배트 발사를 하는 타자라면, 이미 크루세타의 스플리터는 ~울 쯤에서 알아차려 버린다. 하지만 금일 경기에서 크루세타는 2스트라이크 이후 빠른 포심 패스트볼로 위닝샷을 던지는 패턴의 변화를 가져왔다. 절묘한 제구력까지 동반된 최고의 피칭이었다.


단지 시범경기일뿐이라고 치부하기엔 이러한 투구패턴의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좋은 포심 패스트볼을 가진 투수는 그 공이 주종이 되어야 한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피칭의 기본에 해당된다. 더군다나 제구가 되지 않은 변화구를 가지고  현혹하는 투구에 맛을 들인다면 한쪽팔을 다친 복서가 링에 오르는것과 같은 이치로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이길 승산이 매우 희박하다.  금일 크루세타의 포심 패스트볼은 광주구장 전광판에 156km까지 찍혔는데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위력적이란걸 보여주기에 모자름이 없는 압박감이었다. 올시즌 이러한 변화에 따른 크루세타의 성적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올해 삼성은 에이스 윤성환과 이적생 장원삼, 그리고 외국인 투수들인 브랜든 나이트와 크루세타까지의 4선발은 확정적이다. 5선발 한자리를 놓고 왕년의 에이스인 배영수와 좌완 차우찬, 우완 안지만, 그리고 전역한 임동규 중 한명이 들어갈것으로 보인다. 타팀과 비교해봐도 최고수준의 선발진을 갖췄다.

어차피 삼성은 이미 재활을 끝낸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 권오준, 그리고 기존의 권혁과 정현욱까지 건재하기에 뒷쪽도 걱정이 없는 팀이다. 그중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장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크루세타까지 일취월장 해진다면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한 전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금일 시범경기에서 크루세타는 그걸 확인시켜줬다.


☞ 주요 선수들의 매커닉(Mechanic)에 관한 분석

필자가 가장 궁금해 했던 타자는 삼성 최형우와 KIA의 이종범이었다. 왜냐하면 이 두선수는 이미 언론을 통해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폼을 변화시킨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부분에 대한 글은 나중으로 미뤄야겠다. 최형우는 기존의 니 리프트 타법(Knee lift)에서 노-스트라이드(No Stride)로 타격동작을 바꾼다고 알려졌는데 금일 경기에서는 전혀 타격자세의 변화가 없었고 이종범은 처음 준비자세에서 배트헤드를 투수쪽으로 치우쳐진 것을 수평으로 세운 폼으로 바꿨다고 알려졌는데 경기에 출전하지도 않아 확인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채태인에 대한 평가는 칭찬과 더불어 얼마든지 언급할만큼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채태인은 첫타석에서 로페즈를 상대로 우전안타, 그리고 두번째 타석에서도 인코스 약간 높은 공을 잡아당겨 또다시 안타를 뽑아냈다.

일전에도 이야기한적이 있지만 채태인은 정말로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된 순간이기도 했다. 오늘 생산한 두개의 안타는 여타의 타자들이라면 파울이 되거나 배트 그립쪽에 가까운 부분을 맞아 배트가 부러져야 정상인 코스와 고저였다. 그런데 채태인은 그걸 어떻게 안타로 연결할수 있었을까?


그건 채태인이 지닌 특유의 톨소 스테이 백(Torso Stay back)의 타격동작이 만들어낸 안타였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채태인처럼 타격시 앞다리를 지면에서 높이 이탈(Leg kick=Knee lift)시키는 스타일의 선수들은 스트라이드시 내딛는 앞발의 보폭이 크지 않더라도 밸런스 부분의 측면에서 보자면 반대의 타격동작을 지닌 타자보다 언발란스 해질 확률이 높다.

한쪽발(뒷발)은 고정돼 있는데 나머지 한발을 지면에서 떨어뜨린다는 것은 타자가 처음 공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지만 이후의 타격진행 상황 즉, 앞발의 착지와 착지가 끝난후 배트가 출발할때의 시선이 모두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야구공부를 하면서 느낀점이 하나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선구안" 이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선구안이란게 공을 보고 타자가 판단하는 능력으로만 치부하기엔 저 세글자로는 뭔가 부족한 부분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사용하려면(보편적인것도 있지만 간편하기에) 이 선구안이란 것도 두가지로 나눠서 분별해야 한다고 본다. 그중 하나는 스트라이드시 타이밍을 잡고 배트를 출발하기 직전까지 공을 바라보는 처음 시선과, 스트라이드가 끝나고 배트가 발사하면서부터 생기는 타자의 또다른 공에 대한 시선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쉽게 지나치면 별것 아닐수도 있지만 타격기술적으로 보면 굉장히 중요한 요소중 하나라고 본다. 왜냐하면 채태인처럼 High Knee lift (앞다리를 굉장히 높게 이격시키는)형의 타자들은 다른 스타일의 타법(대표적으로 노 스트라이드)보다 선구안적 면에서 안정감을 갖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태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한 다른 타자라면 약점으로 불릴만한 코스의 공을 굉장히 잘치는 타자중 한명이다. 오늘 로페즈에게 쳐낸 안타가 그걸 증명해줬다.

특히 두번째 타석에서 때려낸 안타는 스윙시 몸이 회전하는 과정에서 상체는 철저히 뉘로 눕혀(타자 배꼽정면에서 보면 전체적인 몸의 자세가 
/ 형태가 되는)서 허리가 리드하는 스윙을 이끌어 냈는데, 이러한 타격기술을 지닌 타자가 국내에 별로 없다.(LG에 한명 있었는데 그는 떠났고 올해 투수가 왔다) 톨소 스테이 백 이란 타격시 몸이 회전하는 과정에서 상체가 뒤로 젖혀져 있는걸 일컫는데, 이러한 타격스타일을 지닌 대부분의 타자들이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올시즌 채태인이 목표로 내건 30홈런은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본다.


또 한명 눈여겨 본 선수는 KIA의 이종환이다.

그동안 KIA 측에서 칭찬을 워낙 많이 하길래(우리 선수 못한다 라고 말할수는 없는 노릇이니) 굉장히 궁금한 선수중 한명이었는데, 스윙이 시원시원해서 꽤 인상깊었다.

하지만 1군 멤버로서 말뚝을 박으려면 몇가지 보완해야 할 부분도 보였다. 그중 하나가 파워포지션에서 배트가 발사(Launch position)하는 과정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체중을 장전(Load)하러 갔다가 배트가 나오는 과정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이중모션처럼 끊어져 나왔는데 이종환만의 배팅 타이밍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타격은 배트 스피드를 갉아먹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작년 이승엽(요미우리)이 고전했던 이유도 지금 이종환의 타격처럼 어딘가에서 한번 걸렸다가 나온다는 느낌이 들만큼 자연스럽지가 못했는데 그 지점이 바로 장전하러 들어갔다가 발사하는 동작이다.

이게 습관화가 돼 있다면 전체적인 타겨폼의 수정보다는 처음 배트를 쥐고 있는 배트 그립 탑(Grip top) 지점을 귀 위쪽으로 미리 올렸다가 스윙을 시작하는 방법으로 변화를 시도해 봐도 될듯 보인다. 아무래도 지금과 같은 테이크 백(Take-back)은, 돌아나오는 각 만큼이나 스윙이 커지면서 시원한 느낌은 들지 모르지만 배트가 최단시간에 컨택트(Contact) 지점까지 가는데는 유리할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덧붙여 타석에서 리듬감이 없어 좀 투박한 타격스타일이란 느낌이 들만큼 정적이었다. 좀 더 느린 영상 프레임이 작성된다면 시간을 내서 충분히 영상으로 관찰해 보고 더 자세히 파악한 후 포스팅을 해볼 생각이다. 이종환은 당분간 지켜보면서 다시 언급하겠다.

※ 개인적으로 가장 보고 싶은 타자는 LG의 이대형이다. 타격동작을 바꾼다는 소식을 접하고 하루빨리 그의 모습을 봤으면 했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 덧붙여 박병호 역시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궁금하다. 특이점이 발견되면 이 두선수를 주인공으로 초대해서 글을 쓸 예정(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이다. 박병호는 작년시즌 초반 네이디 폼으로 치는것을 보고 분석을 했는데, 이후 타격폼을 수정했고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사진/ 삼성 라이온스 & KIA 타이거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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