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의 `마구'가 통했던 이유

Korea Baseball 2008/01/28 00:00 Posted by 비회원

선동열의 슬라이더.
한시대를 풍미했던 구질이자 선동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중 하나이다.
그가 한국시절,그리고 일본시절 던졌던 구질중 가장 언론이나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이 구질의 비밀은 그동안 여러각도에서 조명이 되어왔다.

                                                               [사진=스포츠투데이]

 
평소 선동열 감독은 투수의 생명은 밸런스라고 늘 강조한다.타격도 밸런스가 중요하듯 투구역시 이 밸런스를 빼놓고 이야기 할수 없기 때문이다.
밸런스란 일정한 패턴을 통칭하는 말인데,공을 놓는 타점 그리고 투구시 스트라이드 된 앞발의 일정한 유지 및 페스트볼과 브레이킹 볼을 던질때 타자에게 들키지 않는 투구폼, 이 모든것이 포함된 말이 밸런스 일것이다.
우리가 투수들의 투구를 볼때 가장 먼저 눈여겨 보는 것이 공의 구속이다.
그 이유는 단지 공의 빠르기의 관심도 측면을 떠나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는 그렇지 않는 투수에 비해 브레이킹 볼의 위력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빠른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라 할지라도 경기내내 페스트볼만 뿌려댈수도 없다.
타자의 타격자세는 페스트볼을 치기 위한 동작이며 그래서 나온 말이 `변화구 대처 능력' 이란 말이다. 직구 대처 능력이란 말은 없다.
아무리 빠른 공일지라도 타자의 눈에 익으면 배팅 타이밍이 맞춰 지기 때문이다.

                                                        [사진= 선동열 팬사이트]
선동열의 현역시절 주무기는 슬라이더이지만 그 슬라이더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 것도 그의 빠른볼 덕분이다.
그럼 국내 야구에서 슬라이더의 원조는 누구였을까. 두말할 필요없이 김영덕(전 OB,삼성,빙그레 감독)씨다. 그는 선동열 등장 이전 고국으로 돌아와(그는 재일교포다) 33경기에서 25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32의 믿을수 없는 성적을 기록한 적이 있다. 당시 국내야구에서는 직구와 커브 이외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었으니 난생 처음 보는 슬라이더의 구질이 마구라고 칭할 정도로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공이 된것은 물론이었다. 슬라이더의 국내보급의 원조를 김영덕씨 라고 한다면 선동열은 이 구질을 완성시킨 선수였다고 볼수 있다. 더군다나 선동열의 슬라이더는 140km를 상회하기에 이 구질의 강점을 더욱 극대화 시킬수 있었다.
 
선동열이 현역시절 던졌던 슬라이더의 종류는 총 3가지였다.
그립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보자.
                                                       FOOTBALL SLIDER

이 슬라이더의 그립중 한가지 눈여겨 볼것은 중지의 활용이다.

마치 정통파 투수가 던지는 커브의 그립과 유사하게 중지를 공의 밑둥 깊숙히 쥐는데 한가지 주의 할점은 어린 선수들은 손목을 심하게 비틀어서 공의 회전을 발휘하게 하면 안된다.

그건 아직 신체의 성장이 다 이루어지지 않아 선수의 부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신 이공의 위력을 배가 시키려면 Seam(실밥)에 올려놓은 중지와 엄지를 공을 릴리스할때 비틀지 말고 찍는다는 느낌으로 던지면 부상도 예방되고 위력도 배가 시킬수 있다. 직구와 같은 각도로 궤적을 그리다가 타자앞에서 옆으로 급작스레 휘어지면서 타자를 유혹하는 구질이다.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타자의 바같쪽으로 많이 휘어나가는 구질이다.

                                    
                                                      DOOR KNOB SLIDER

 
이 구질이야 말로 선동열의 최고의 무기이다.
그립을 쥐는 방식은 위의 풋볼 슬라이더와 비슷하지만 공을 릴리스 할때 손의 악력과 손목의 활용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동열의 일본시절 이 구질을 보고 각팀의 투수코치들과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이었는데 이공을 상대해본 타자들은 `포크볼이 아닌가' 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정도의 마구와 같은 구질이다. 필자가 선동열의 현역시절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선동열은 직구와 슬라이더 뿐' 이다 라는 말이다.왜냐면 분명 커브처럼 또는 포크볼 처럼 떨어지는 공이 내눈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변화구는 슬라이더 뿐이라고 했기 때문이다.지금에 와서야 야구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다 보니 그당시 했던 말이 맞다는걸 알았는데,이 구질 역시 큰 틀에서는 슬라이더 이기 때문이다.다만 이렇게 그립을 잡고도 보는 이로 하여금 공이 떨어지는 각도가 커브나 포크볼 처럼 보였던것은 그만큼 선동열의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는 반증이다. 공이 릴리스 될때 손목과 손가락을 강하게 회전시켜야 한다.
 
                                                          HARD SLIDER

 
이공의 정확한 명칭은 하드슬라이더다. 하지만 필자가 선동열에만 국한해 구질의 이름을 붙여준다면 `움찔 슬라이더' 라고 표현하고 싶다.현역시절 선동열이 이 공을 던지면 타자들은 순간 배팅 타이밍을 잃어버리고 움찔하며 스탠딩 삼진을 당하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공은 검지 손가락의 활용이 중요한 구질인데 릴리스 시 검지를 강하게 누르며 스핀을 걸어줘야 한다.
역시 그림처럼 손목을 회전시켜 던져야 하며 던질때 손목을 챈다는 느낌으로 던지면 옆으로 휘어지는(사이드스핀) 것과 백스핀이 동시에 발생하게 되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도 공이 타자의 바같쪽으로 휘어져 위력이 배가 된다.이공은 각은 크지 않지만 짧고 강하게 휘어지며 공의 속도 역시 엄청나게 빠르다는 걸 볼수 있다.
 
그림으로만 구질을 설명하면 충분치 못하다.그건 선수 자신이 던지는 그립도 그립이지만 선수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느낌,그리고 그립을 쥐는 방식에서 선수 스스로 변형을 조금씩 하기 때문이다.
 
선동열의 슬라이더는 마구 였을까.
전 OB 베어스에서 활약한바 있는 김형석은 마구와 같은 구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선동열의 슬라이더가 마구로 통했던 이유는 변화구에 대한 위력이 뛰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것은 이것을 뒷받침 하는 그의 페스트볼의 위력이었다.
 
1997년 7월 스포츠서울에 실렸던 기사를 보면, 선동열은 마지막타자 마나카를 맞아 마치 자신의 구속을 테스트해보려는 듯 153,152,154,153km로 주눅을 들여놓고 어설픈 2루수앞 땅볼을 유도, 가볍 게 경기를 끝냈다. 주니치는 3-3 동점이던 7회초 고메스가 결승 중월 3점홈런 을 터뜨려 3점차를 만들어놓고 선동열에게 등판기회를 주었다.'
 
이렇듯 그의 슬라이더가 통했던 것은 분명 그의 강한 페스트볼의 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타자에게 도움이 되는 필자의 의견을 한마디 하고 글을 끝마칠까 한다.
언더핸드나 사이드암 투수가 공을 던질때,또는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의 위력이 뛰어난 투수와 상대했을때(우투수,우타자 기준) 그 각의 크고 작음을 떠나 타자자신에게 오는 공이 몸에 맞을것 처럼 보이는 공은 인코스,딱 치기 좋은 가운데로 궤적을 그리며 오는 공은 아웃코스로 빠지는 공이라고 판단하며 타격을 하길 바란다. 물론 게스히팅(미리 선점)할때에만 국한되는 말이겠지만 말이다.
 
이호준(SK)은 프로 초창기 해태 시절, 밑으로 던지는 투수에게 굉장한 약점을 보였던 타자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유형의 투수에게 강점을 보여 한단계 진화한 타격을 선보이는데 그 비결이 바로 `언더나 사이드로 던지는 투수의 공이 내몸에 맞을것 같은 궤적으로 오면 예전에는 뒤로 물러났는데 그게 인코스 공이란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은 십중팔구 바같쪽으로 빠지는 유인구였다. 그걸 알았기 때문에 내 약점을 고칠수 있었다.' 라고 밝힌바 있다.
아이러니 한것은 이 비결을 가르켜 준 사람이 광주일고 선배인 이강철(현 KIA 투수코치)이라 한다.
 
 
<슬라이더의 그립 사진과 글의 일부는 선동열 팬사이트에서 일부참조>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위의 포스트가 유익하셨나요? 그럼 view on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편하게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한 RSS 리더기를 사용해 보세요.
BLOG main image
윤석구의 야구세상
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by 윤석구

공지사항

2010 view블로거대상 엠블럼 2011 blogawards emblem hobby & free tim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3)
Korea Baseball (313)
MLB * NPB (160)
Batting Theory (217)
서울신문 (476)
Baseball N` Sports (51)
야구와 미디어 그리고 나 (74)
  • 6,023,406
  • 1,3363,192
  • http://file.tattermedia.com/media/image/plugin/tnm_badge_white.gif
    get rss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윤석구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