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완벽한 전력에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CS 파이널 스테이지 3차전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세이부 라이온스를 2-1로 꺾고 대망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양팀의 선발투수는 ‘서클 체인지업의 마술사’인 좌완 스기우치 토시야(소프트뱅크)와 2009년 사와무라 에이지상에 빛나는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의 대결이었다.
선발투수들의 이름값에 어울리듯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띤 경기는 양팀 모두 9회까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10회초 세이부는 4번타자 나카무라 타케야의 2루타에 이은 호세 페르난데스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곧바로 이어진 10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하세가와 유야의 2루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12회말까지 진행된 경기는 또다시 하세가와의 적시타가 터지며 결국 2-1로 승리, 세이부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단 한번의 패배없이 3연승 스윕(정규시즌 1위팀에게 1승 어드벤티지)으로 소프트뱅크가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소프트뱅크의 전력은 양 리그 통틀어 최고수준이란 걸 여실히 증명했다. 특히 올해가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이란 점을 감안하면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투수력은 난공불락과 같은 거대한 벽 처럼 느껴졌다.


소프트뱅크는 1차전에서 에이스 와다 츠요시와 리그 최고의 중간투수 브라이언 파르켄보그, 그리고 마무리 마하라 타카히로를 투입하며 ‘팜볼 마스터’ 호아시 카즈유키를 내세운 세이부에 4-2로 승리했다. 세
이부의 홈런왕 나카무라의 홈런이 터지긴 했지만 승패와는 상관이 없는 한방이었다.

2차전 역시 투수들의 이름값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한 경기였다.
세이부는 키시 타카유키, 소프트뱅크는 올 시즌 성공적으로 선발전환에 성공한 셋츠 타다시를 내세웠다. 하지만 팽팽했던 이날 경기는 8회말 만루에서 대타로 나온 마츠나카 노부히코의 그랜드슬램이 작렬하며 결국 7-2로 소프트뱅크가 승리를 가져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주전과 백업간의 실력차이가 거의 없는 소프트뱅크의 두터운 선수층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3차전 역시 팽팽한 접전 양상이었지만 진정한 강팀은 한점차 승부에서 강한 팀이란 걸 증명하듯 결국 연장접전 끝에 소프트뱅크가 뒷심을 발휘하며 8년만에 일본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선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본시리즈 진출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승률 단 2리 차이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무난한 일본시리즈 진출이 예상됐지만 복병 지바 롯데에게 덜미를 잡히며 그 꿈이 좌절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 사다하루 감독시절인 지난 2003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2008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A클래스(포스트시즌 진출)에 오르는 성적을 남겼던 팀이다.


특히 아키야마 코지 감독이 부임한 후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퍼시픽리그의 절대강자로 손색이 없는 팀이었다. 그동안 다소 단기전에 약하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던 소프트뱅크는 올해야 말로 반드시 일본시리즈를 제패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소프트뱅크는 12일부터 센트럴리그 주니치 드래곤스와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파이널 스테이지 승자와 일본시리즈를 치른다.


한편 임창용의 소속팀인 야쿠르트는 주니치와의 파이널 스테이지 4차전까지 2승2패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정규시즌 1위팀에게 1승 어드벤티지를 적용하는 룰에 따라 실질적인 양팀의 승패는 3승2패로 주니치가 앞서있다. 주니치는 이제 남은 2경기에서 한경기만 승리하면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일본시리즈 진출이 확정된다.

임창용은 1차전(2일)에서 팀이 1-2로 뒤진 8회말 출격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마쳤지만 팀이 그대로 경기를 끝내는 바람에 세이브를 올리지 못했다. 2차전(3일)에선 야쿠르트가 좌완 에이스인 이시카와 마사노리의 완벽투, 그리고 임창용 대신 클로저로 투입된 팀의 에이스 타테야마 쇼헤이를 선택하는 깜짝쇼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으로 벤치의 신임을 얻지 못한 임창용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마 3차전(4일)에선 드디어 임창용이 마무리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임창용은 팀이 2-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로서 오랜만에 출격이었고 특히 더욱 긴장됐던 것은 9회말 주니치 공격이 상위타선부터 시작되는, 그렇기에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집중력은 실로 대단했다.

임창용은 올라오자 말자 첫타자 아라키 마사히로를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듯한 출발을했다. 하
지만 베테랑 이바타 히로카즈에게 볼넷을 허용해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음타자 모리노 마사히코를 1루 땅볼, 그리고 4번타자 토니 블랑코를 외야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결국 3차전을 잡는데 성공한다.


임창용 입장에선 요미우리와의 퍼스트 스테이지에서의 부진이 마음의 짐이었다. 일각에선 벤치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간절함은 더욱 클수 밖에 없었다. 특히 2차전에선 원래대로라면 자신이 9회말 출격해야 했음에도 선발투수 타테야마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상황까지도 감수해야 했다. 4차
전(5일)은 초반부터 타선이 터진 주니치가 5-1로 승리해 임창용의 등판 기회가 없었다.

결국 5차전(6일)이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 됐다. 만약 이 경기를 야쿠르트가 잡는다면 마지막 6차전 승부는 알수가 없다. 왜냐하면 5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주니치의 엔옐버트 소토 그리고 야쿠르트는 에이스 타테야마를 내세운다. 선발싸움의 무게감으로만 놓고 보면 야쿠르트가 앞선다. 특히 이번 시리즈 들어 많은 점수가 나지 않고 투수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야쿠르트가 선취점을 얻어 리드하는 경기를 이끌어 갈시엔 승산이 더 높다. 물론 그 중심엔 임창용의 역할도 빼놓을순 없다.


한미 야구가 모두 끝난 지금 현재 일본만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임창용의 야쿠르트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현재까지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과연 야쿠르트는 10년만에 일본시리즈 진출이란 성과를 거둘수 있을까. 주니치 역시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란 점에서 양보할수 없는 한판승부다.





사진/ 산케이 스포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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