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한국이 그리스를 2:0으로 물리치며 승리를 거뒀습니다.

경기내용은 보셨다시피 전반 7분 이정수와 후반 7분 박지성의 골은 물론 상대가 안될정도로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였죠. 1986년 멕시코 월드컵때부터 월드컵을 봐왔는데 이날 그리스전이 가장 원사이드한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좋은 경기내용을 보이며 승리를 거둔것은 분명히 칭찬을 해줘야할 부분이지만 상대 그리스팀의 경기내용은 참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과연 이팀이 피파랭킹 13위, 더군다나 유로 2004년 우승팀이 맞느냐 할정도였죠. 흡사 올 시즌 최악의 공격력으로 `변비야구'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기동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많아서 야구의 히트 앤 드런 즉, 원 히트 투베이스 야구를 하지 못한 것과 같은 이치의 공격수 고립은 그리스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봅니다.
월드컵이 열리기전 그리스 축구의 특징을 수비의 안정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시도하는 카운터어택 그리고 장신의 선수들이 많기에 세트피스를 조심해야한다는 일부언론들의 예상이 있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죠. 사실 같은 구기종목이지만 야구와 축구는 전혀 다른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공통점도 상당히 많다는걸 알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게 `좋은 신체 조건'이 꼭 유리하다는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죠.

야구의 대형타자, 그리고 축구의 대형공격수들은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이 막히면 승리를 가져가기가 어렵습니다. 가령 야구에서 강력한 `4번타자'가 찬스에서 타점을 쓸어담지 못하면 팀 승리를 장담할수 없듯 축구 역시 득점을 올려줘야 할 선수들이 막히면 대책이 없는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경기에서 그리스 최전방 공격수 게카스가 이에 해당합니다.
게카스에게 연결된 공은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가 되지 않아 번번히 수포로 돌아갔는데 찬스에서 4번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면 뒤에 배치된 타자가 그 몫을 대신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것과 같은 것이죠.


`뻥야구' 즉, 연속안타로 득점을 올리지 못할시 기대하지 않았던 홈런으로 득점을 올리는 야구처럼 그리스의 중거리슈팅도 전혀 찾아볼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수비와 미드필더간의 간격이 매우 촘촘하게 맞물려 있는 한국의 포메이션에도 그 영향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그리스 선수들을 우리 수비수들이 슈팅을 때릴 타이밍을 주지 않았던게 가장 컸습니다.

반면 우리 한국은 야구의 선발투수와 같은 역할을 해준 차두리는 물론,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는 리그처럼 수비수 이정수가 첫 홈런(득점)을 때려버렸습니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투수가 방심하며 공을 뿌리는것처럼 그리스 수비수들은 기성용의 프리킥시 수비수 이정수를 마크하는 선수가 없었죠. 이청용과 염기훈 그리고 박주영쪽에 수비수들이 몰려 있었지만 뒤쪽에서 돌아 들어오던 이정수를 프리상태로 놔둔것이 한국의 선취골로 돌아왔습니다.

박지성의 추가골은 그리스를 완전히 침몰시킨 한방이었습니다.
후반 7분 그리스 수비수 빈트라의 볼처리 미숙을 가로채 문전까지 단독으로 돌파하며 자신이 공을 치고오던 반대방향으로 침착하게 밀어넣었는데 이것은 기존의 한국선수들에게선 볼수 없는 문전처리 능력이었습니다. 두명의 수비수들이 따라 붙은 상황에서 과거의 한국축구였다면 분명이 자신이 공을 몰고 가던 방향쪽으로 슛을 시도했을텐데 박지성은 반대방향으로 완전히 골키퍼를 속였습니다.

야구에서 강타자를 상대하는 투수가 아웃코스 변화구를 위닝샷의 목적구로 마음먹고 그 이전공을 인코스로 던져 타자의 코스변화에 따른 시선유도를 하는 즉 `셋업피치' 와 비슷한 이치라고나 할까?
드리블을 하고 가던 박지성은 골키퍼의 위치를 정확히 읽고 마치 타자에게 코스변화에 따른 위닝샷을 던지는 목적구의 떡밥과도 같은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습니다. 맨유는 아무나 갈수 있는곳이 아니라는걸 재확인 시켜준 침착함과 클래스가 다른 박지성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오늘 한국과 그리스 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미카엘 헤스터를 보니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와 악연이 깊은 임채섭 심판이 오버랩됐습니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헤스터 주심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때 한국과 온두라전에서 말도 안되는 판정으로 한국팀을 힘들게 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오늘경기 전반전에서 한국의 황금찬스 두번을 이해할수 없는 판정으로 날려버렸습니다.

롯데 가르시아 역시 지난달 KIA전에서 임채섭 주심의 이해할수 없는 볼판정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금일(12일) 롯데와 한화 경기에 또 주심으로 나와 가르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죠. 가르시아가 첫타석에서 삼진을 당할때 그 인코스공은 스트라이크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축구와 헤스터 심판,그리고 임채섭과 가르시아의 악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솔직히 스포츠 경기는 치고박고 하는 박빙의 승부가 보는이로 하여금 심장을 쫄깃하게 합니다.
오늘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염통쫄깃'이 될줄 알았지만 한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 약간 아쉬움이 드는것도 사실입니다. 다음번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정도면 긴장감 팽배의 흥분을 느낄수 있을까요? 우리대표팀 선수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사진/ OSEN

윤석구 (http://hitting.kr/)

저작자 표시
위의 포스트가 유익하셨나요? 그럼 view on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편하게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한 RSS 리더기를 사용해 보세요.
◀ Prev 1  ... 508 509 510 511 512 513 514 515 516  ... 1297  Next ▶
BLOG main image
윤석구의 야구세상
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by 윤석구

공지사항

2010 view블로거대상 엠블럼 2011 blogawards emblem hobby & free tim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7)
Korea Baseball (314)
MLB * NPB (160)
Batting Theory (217)
서울신문 (479)
Baseball N` Sports (51)
야구와 미디어 그리고 나 (74)
  • 6,056,879
  • 6822,712
  • http://file.tattermedia.com/media/image/plugin/tnm_badge_white.gif
    get rss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윤석구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