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구의 야구세상이 2년전 모 언론사와 인터뷰 도중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팬들의 야구수준은 언론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언론수준이 높으면 팬수준도 덩달아 올라가고 그렇지 않으면 항상 정체될수 밖에 없다.”
무슨 말이냐면, 어차피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언론을 통해 정보를 수집 할수 밖에 없다. 당연히 받는 입장에서는 그게 곧 진실되기에 사소한 것 하나라도 문제점이 없는지 신경쓰며 글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던져본다. 중계방송중 해설자가 “추신수 선수가 낮게 떨어지는 공을 어퍼스윙으로 잘 쳤네요. 노리고 있었던것 같아요.” 이 멘트는 맞는 표현일까 아니면 틀린 표현일까?
무심코 들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해설내용이지만, 타격이 지닌 원론적인 면을 생각하면 틀린 표현이다.
야구에서의 타격 즉, 스윙의 종류를 일컬어 표현할때 자주 들을수 있는(또는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이것을 단지 “어퍼스윙”이라고 하면, 배트의 위치가 위에 있다는 뜻이 돼 버린다. 흔히 인식하고 있는 어퍼스윙과는 괴리감이 큰 표현이다. 추신수와 같이 걷어올리는 스윙은 ‘어퍼스윙’이 아닌 “어퍼컷 스윙(Uppercut Swing)이라고 반드시 컷(Cut)을 첨가해서 표현해야 한다. 왜냐하면 단순히 어퍼스윙이라고 하면 높은 쪽에 위치한 스윙? 라는 부자연스러운 뜻이 되기 때문이다.
스윙에서 컷은 벤다, 또는 가로지르다의 뜻인데 어퍼컷 스윙 뿐만 아니라 다운컷 스윙(Downcut Swing)도 마찬가지다. 타격은 배트가 어떠한 이동경로를 통해 공을 만났더라도 그지점(배트와 공이 만나는)에 머물러 있는게 아니라 뚫고 지나가야 한다. 배트가 공을 때리는 지점까지만 왔다가 멈추는게 아니지 않는가? 타격론중에 “Hit through the ball”이란 표현이 있는 것은(이 뜻은 스윙시 배트가 공을 뚫고 지나가는) 컷(Cut)이 갖는 의미를 잘 표현한 것중에 하나다.
해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 나온 기사들 속에서도 어퍼컷 스윙을 그냥 어퍼스윙이라고 표현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당연히 여타의 블로그들의 글에서도 쉽게 볼수 있고 일반기사에서도 흔히 볼수 있다. 이것은 이제 막 야구팬이 되겠다고 입문한 사람들에겐 대명사처럼 인식될수도 있는 우려가 있기에 언론에 나온 기사라고 해서 다 믿지 말자. 얼만큼 공부하고 노력해서 기사를 쓰는지는 몰라도 한심스러운 작태가 아닐수 없다.
▲ 글을 쓸때는 컨택이 아닌 컨택트(Contact)라고 끝까지 써야 제대로 된 의미 전달이다.
아래 몇개의 예시는 포스트시즌과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관한 기사내용중 일부다.
『각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있다. 6번은 김현수(좌익수·두산)가 맡는다. 컨택 능력과 펀치력이 좋아 클린업트리오와 더불어 타점을 올리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위타선으..』
『플레이어인 이원석은 비록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은 놓쳤지만 포스트시즌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할 태세이다. 컨택 능력과 장타력을 갖춘 방망이 솜씨가 빛을 발하고 있다.』
『주문한 뒤 상대가 수를 알아차릴 타이밍에 바깥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를 요구했다. 결국 컨택 능력이 좋은 타격왕 이대호에게 보기 좋게 적시타를 내준 셈. 김일권 본지 객원 해설위원은...』
도대체 컨택 능력이란 표현이 맞는 것일까? 아니면 컨택트 능력이란 표현이 맞는걸까?
둘다 의미전달 측면에선 맞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말로 할때와 글을 쓸때는 엄연히 다르다.
말을 할때는 컨택 능력이라 해도 무방하지만(혓바닥 굴려가며 굳이 ‘트’란 소리를 안해도 듣는 사람이 이해하니까) 글을 쓸때에는 반드시 컨택트라고 끝에 ‘트’까지 다 적어야 한다.
컨택트(Contact), 또는 콘택트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공과 배트가 만나는 접점지점을 일컫는다.
일본야구에서는 미트 포인트(과거 백인천씨가 일본야구 중계할때 이승엽이 홈런치면 ‘저스트 미트’ 즉, 제대로 포인트가 형성됐다라는 뜻으로 사용= Meet point)라고도 표현 하는데, 국내 지도자들중 현역시절 일본에서 활약했던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용어다.
즉, 컨택트 능력이 좋다라는 것은 공을 맞추는 능력과 동일시 되는 표현인데, 문제는 글을 쓸때 컨택 능력이라고 하면 Contac까지만 언급했기에 이건 타격용어와는 무관한 표현이 되어 버린다. Contac(컨택)까지만 쓰면 배트와 공이 만나는 접점지점을 정확히 표현하는 용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냥 지나쳐도 되지만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언급한 것이다. 고로 위의 언론사 기사는 잘못된 표현들이다.
끝으로 잘못된 표현이 아닌, 흔히 알고 있지 못한 용어에 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고 끝맺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인데 투수의 ‘셋업피치’ 능력이란게 있다.
4-5년전쯤 미국물을 먹고온 권윤민 선수가 필자에게 알려준(쪽지로) 이 셋업피치는 투수가 어떠한 목적구를 던기전 타자의 코스변화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야구중계에서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용어로(들으신분 손!!), 가령 투수가 위닝샷을 아웃코스로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이전공을 인사이드 피치를 구사해 타자로 하여금 코스에 대한 혼란을 야기시키는 일종의 떡발투구다. 물론 이곳을 자주 오시는 분들이라면 경기리뷰글에서도 심심치 않게 셋업피치란 용어를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아직 못보신 분들을 위해 다시 언급했다.
어제(28일) 월드시리즈 1차전 중계도중,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 팀 린스컴의 투구시 송재우 해설위원이 ‘셋업피치’를 언급한것을 처음 봤는데, 좀 더 연구를 해봐야하겠지만(정확한 의미 전달) 상황에 따라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고 간단하게 언급할수 있는 이 용어의 보편화에 필자도 노력하겠다.
사진/ MLB. com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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