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로드리게스의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좌)-뉴욕 양키스]
지난 일요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com)' 에서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다.
현역 최고의 타자중 한명인 알렉스 로드리게스(양키스, 이하 에이로드)의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이 바로 그것이다. 4명의 정보통들이 SI에 알려온 소식이라니 그 신빙성은 크다고 할수 있겠다.
에이로드 약물 양성반응 소식은 미국의 주요 메이저언론사 메인탑을 차지할정도로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espn,fox,cnn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거대 언론사만 6개에 이른다.
기사내용을 보면 에이로드가 텍사스 시절 두종류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를 복용한것이 확실하며 지난 2003년 랜덤으로 시행된 검사에서 적발된 104명중 한명이 에이로드라는 것이다. 야구팬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에이로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연봉은 물론 앞으로 그의 손에 의해 써내려갈 기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아이콘' 그 자체인 선수가 바로 에이로드다.
개인적으로 에이로드의 약물과 관련해 처음 언급됐던 지난 2007년 말, 호세 칸세코의 발언이 전혀 신빙성이 없었다고 보지 않았다. 당시 칸세코는 `미첼 보고서'가 나온 이후 그 명단에 `에이로드가 빠진 것은 믿을수 없는 일' 이라며 에이로드의 약물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칸세코의 이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대부분이지만) 책을 팔아먹기 위한 수단일뿐 이라며 그의 주장을 폄하했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칸세코에 대한 비난은 난무했지만 정작 그를 고소했다는 말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필자가 미국문화는 잘 모르지만 그 나라는 고소 고발에 따른 소송이 빈번한 국가로 알고 있다. 왜 칸세코의 입을 통해 거론된 선수들은 그를 고소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점을 갖는게 당연했다. 자기자신이 깨끗하다면 명예가 달려있는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함구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일이었는데 그동안 소송이 없었던 원인을 이번 에이로드 사건을 통해 알수 있게됐다. 결국 당시 칸세코의 폭로는 책을 팔아먹기 위한 수단도 있었을테지만 결과론적으로 그의 말이 지금에 이르러 사실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에이로드의 이번 사건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선수말년이 아닌 한참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과거 마크 맥과이어,배리 본즈, 라파엘 팔메이로, 로저 클레멘스 등은 전성기를 지나거나 은퇴한 이후에 약물복용사실이 알려져 그나마 지금은 현장에 없기때문에 비난에서 비켜(?)갈수 있었지만 에이로드는 사정이 다르다.
약물의 힘을 이용한 추악한 기록이라며 폄하되고 있는 배리 본즈의 통산 홈런신기록(762개)을 깰 유일한 적임자였던 에이로드는 아직은 한참때의 나이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양키스와 10년 계약을 맺었던 사실로 비추어 앞으로 남은 9년간의 행보가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것은 자명하다.
더 큰 문제는 믿었던 에이로드마저 약물복용자로 판명된 이상 동시대의 대표선수들마저 불신에 쌓일것이란 점이다. 당장에 생각나는 선수들만 해도 매니 라미레즈(다저스)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애인절스)등이다. 한시대를 풍미했거나 지금도 그 끝을 알수 없는 위대한 타자들의 업적이 에이로드로 인해 의구심에 휩쌓일수 밖에 없게 됐다.
혹여 특정 어느 타자가 올시즌부터 당장에 홈런을 50개 이상을 때려내거나 한다면 박수를 받기전 미리부터 의심의 눈초리가 쏠릴것은 뻔하다. 설사 약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선수일지라도 말이다. 이게 바로 앞으로 메이저리그를 바라보는 `불신의 시대'가 될것이란 걱정(?)이다.
끝으로 2003년에 있었던 일을 왜 이제와서 까발려 졌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있다.
이번 에이로드 사건은 4명의 취재원으로부터 얻은 개별적인 소스가 그 주체다. SI.com 기사를 보면 에이로드의 약물복용 사실을 전달받고 에이로드와 사무국에 문의를 했는데 양쪽 모두 대답을 함구하고 있다고 한다. 선수노조와 이야기하라는 에이로드.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입장발표를 하고 있지 않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몸통 큰 에이로드를 먼저 터뜨린 다음 남은 선수들의 명단을 발표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이렇게 된 이상 시원하게 까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만 앞으로 있을 의혹들, 그러니까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약물' 과 무관 or 관련으로 나누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라는 속담처럼 앞으로 맹타를 휘두르는 타자나, 호투를 펼치는 투수들 모두 `약물'로 귀결지어 생각될까봐 걱정이다.
이미 불신의 시대는 시작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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