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야구연맹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연장전 '승부치기' 방식으로 승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10회까지 승부가 결정나지 않으면 11회부터는 2명의 주자를 출루시킨 상태에서 공격을 하는 방법인데 벌써부터 여러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어떤이의 머리속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야구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다.
 

 
 
올림픽에서 선보일 승부치기란 이런것이다.
10회까지 양팀이 동점인 상황에서 11회에 들어가면 `무사 1루 2루' 상황을 공격하는 팀에게 부여한 상태에서 타격을 시작 하며 해당 타순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공격하는 팀 임의대로 결정할수 있다.
가령 예를 들자면 11회 한국팀의 1번타자인 이종욱과 2번타자 이용규가 타격을 하지 않고 2루와 1루에 출루를 한 상태에서 3번타자 이승엽부터 공격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11회까지도 동점 상황이면 다음 12회부터는 11회와 같은 방식으로 다시 12회를 시작해야 한다. 단 11회에는 임의대로 아무 타선에서나 2명의 주자를 출루시킬수 있었으나 12회부터는 11회 이닝을 끝낸 타순을 이어서 시작해야 한다.
 
즉 11회에서 이종욱-이용규를 무사 1,2루에 미리 출루를 시켰음에도 3번 이승엽-4번 김동주-5번 이대호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면 다음 12회 부터는 6번 이택근과 7번 고영민을 1루와 2루에 출루시켜 놓고 8번 강민호부터 공격을 시작하는 것이다.
 
야구에서 득점은 출루가 시발점이다. 물론 홈런이 득점을 올리는데 있어서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홈런이란 것이 자주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연장전에서 1득점을 뽑기 위한 양팀 벤치의 머리싸움과 그속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작전은 야구를 보는 또다른 흥미꺼리인 것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이런 볼거리가 사라져 버려 아쉬움이 크다.
또한 이런 연장전 방식은 강팀보다는 약팀에게 유리한 룰이기에 금메달을 노리는 해당팀들에게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야구에서 출루는 강팀보다는 약팀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출루를 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타격도 필요하지만 반대로 출루를 막기 위해서는 강팀의 조건인 수비력도 뒷받침 돼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약팀은 이러한 부분에서 혜택을 받는다. 야구의 특성을 사그리 무시하고 `무사 1루 2루' 상황을 미리 만들어 주는 폐해가 바로 이런 것이다.
 
이런 룰 변경에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팀은 일본이다.
금메달을 노리는 여타의 팀들이 24명의 엔트리중 12명정도의 투수를 선발한 것에 비해 일본은 10명만 엔트리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투수 엔트리가 10명이다. 투수 엔트리가 적다는 것은 상대팀이 어느 타순에서 1루 2루 상황을 만들지 모르기에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진 타자와의 승부에서 투수운영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수 밖에 없다.
 
또한 기록의 스포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야구에서 미리 출루한 주자를 불러들이면 해당 타자에게 타점을 인정해야 하는지 또한 주자에게는 득점을 인정해야 하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  팀 득점의 완벽한 가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럼 한국대표팀에게는 어떠한 영향이 있을까.
이종욱과 이용규등 기동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유리한건 사실이다.
이들이 무혈입성한 1,2루 에서 상황에 따라 단타 하나면 2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의 본질적인 맛을 훼손시키는 행위같아 씁쓸한 느낌이 든다. 또한 투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야구는 축구가 아니다. 체력적인 소모가 극심한 축구는 정해진 시간안에 승패를 결정하지 못하면 승부차기를 해 승자를 가린다고는 하지만 축구에 비해 체력소모가 적고 기타 여러가지 돌발변수(축구는 기록상 에러가 없다)가 벌어질수 있는 야구에서 승부치기는 야구의 특성을 사라지게 만든다.
 
중국을 비롯해서 알려지지 않는 기타 리그에서는 이미 이 룰을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야구가 가지고 있는 공격의 시발점. 그렇기에 경기전 선발 오더를 짤때의 고뇌와 결정의 어려움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야구만이 가지고 있는 이런 특성을 무시하는 국제야구연맹의 이번 결정에 반대한다.
 
사진/ KBO
  
 

위의 포스트가 유익하셨나요? 그럼 view on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편하게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한 RSS 리더기를 사용해 보세요.
◀ Prev 1  ... 984 985 986 987 988 989 990 991 992  ... 1297  Next ▶
BLOG main image
윤석구의 야구세상
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by 윤석구

공지사항

2010 view블로거대상 엠블럼 2011 blogawards emblem hobby & free tim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97)
Korea Baseball (314)
MLB * NPB (160)
Batting Theory (217)
서울신문 (479)
Baseball N` Sports (51)
야구와 미디어 그리고 나 (74)
  • 6,056,889
  • 6922,712
  • http://file.tattermedia.com/media/image/plugin/tnm_badge_white.gif
    get rss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윤석구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