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모방이 낳은 창조적 플레이는 어떤게 있을까?
모방은 창조적일수가 없다. 어차피 따라하는 것이기에(여기에서는 방법론이라고 하자) 창조적 플레이가 될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구, 특히 타격은 경우에 따라서 이득을 보는 경우가 있다. 각기 다른 신체조건과 타격성향이더라도 분명 자신의 것으로 옷을 입힐만한게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정규시즌을 일주일여 남겨둔 지금.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타자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이대형(LG)과 김상수(삼성)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하다. 물론 시범경기를 통해 극도의 부진속에 사경을 헤매고 있는 이대형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실망으로 변한지 오래고, 올 시즌 한단계 더 일취월장할 것으로 보이는 김상수에 대한 기대는 이대형과는 다른 즉, 희망이란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오늘 윤석구의 야구세상 Batting Theory 시간은 타격기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이 두선수를 비판(?) 또는 칭찬 해볼까 한다. 덧붙여 기존 틀에서 벗어나 자문자답 형식을 빌었다.


2년전쯤 이대형 타격에 대한 문제점을 포스팅 한적이 있다. 그때 지적했던게 지금에 와서 변화된 부분이 있는가?

없다. 오랫동안 그만큼 시행착오를 거쳤으면 뭔가 달라져 있을법도 한데, 모든게 제자리다.
이대형이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모방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그의 타격스타일은 분명 이치로의 그것과 흡사한 면이 많았다. 차이점이라면 전체적인 타격동작은 비슷할지라도 가장 중요한 두가지 부분은 이대형이 이치로의 장점을 따라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이대형의 정체는 이 차이에 있다.


        ▲ 이대형과 스즈키 이치로의 일본시절 타격 준비스탠스는 매우 비슷하다.



그게 뭔가?

이치로가 타석에 섰을때 준비스탠스 위치를 보면 허벅지 사이에 주먹하나가 들어갈까 말까 할 정도로 매우 협소하다. 이후 체중이동(Weight Shift)시 앞발을 이격시키지 않고 거의 슬라이드 형태의 스트라이드(Stride)를 하며 앞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일본시절의 이치로는 이러지 않았다. 아마 지금의 이대형과 매우 흡사한 정도로 준비자세에서 양 다리 사이의 폭은 어깨 넓이 정도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타격모습을 보면 뒤에서 앞으로 극심하게 체중이동을 하는건 별반 다를게 없다. 있다면 스트라이드시 앞발을 지면에서 이격(Lifting)시켜 내딛느냐, 아니냐의 차이뿐이다.

보편적으로 보면 스윙시 체중이동이 큰 선수들은 체중을 뒤에 남겨두는(Back load) 스타일의 선수들 보다 더 선에서 점으로 찍는다는 느낌으로 컨택트(Contact) 지점을 형성해야 한다.
특히 장타보다는 맞추는 재주가 있는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투수의 공을 선으로 보다가 선으로 스윙을 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체중이동에 따른 몸의 전방 쏠림이 심한데 제대로 된 가격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치로는 선으로 보다가 컨택트 지점에서는 점으로 찍어 스윙을 하는 타자다. 


비록 이치로가 롱 스트라이드 유형의 선수지만 컨택트 지점에서 컷을 찍어 타격동작을 살펴보면 반드시 지금까지 진행해온 타격의 일련과정을 충실히 실행하고 있다는 걸 발견할수 있다. 하지만 이대형은 이치로와 매우 흡사한 타격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컨택트 지점까지 선으로 공을 보고 스윙을 하기에 몸이(더 정확히 말하면 배트가) 따라서 맞추는데에만 급급하다.

두번째는 첫번째와 연동돼 있는 문제인데, 그렇다 보니 이대형은 타격시 얼굴이 돌아간다.
어떨때 보면 배터박스 바깥쪽에 앞발이 이탈 돼 있을정도다. 물론 이대형이 핸드 아이 코어디 네이션(

Hand-eye coordination) 즉 타격시 공을 쫓는 눈과 배트를 쥐고 있는 손이 일치감이 들정도로 좋은 선수가 아니기에 나름의 방법(공을 쫓아가려는)론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 정도가 매우 극심하다.


이대형의 컨택트지점에서의 앞발 위치를 보면 이미 이때부터 지면에서 이탈 돼 있다. 하지만 이치로는 컨택트 후 피니쉬로 넘어가면서 닫혀 있던 앞발끝을 돌려주며 끝까지 타격의 일련과정을 모두 끝낸다.



그렇다면 이대형은 이치로에 대한 모방을 잘못하고 있다는 뜻인가?

본문에도 있지만 이대형이 일부러 이치로를 따라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정말로 그럴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선수생활을 하다보니 비슷해졌는지를 알수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두 선수 모두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지만 이치로는 자신의 스윙을 하지만 이대형은 맞추는데 급급하다는 사실이다. 보통 보면 이치로를 ‘똑딱이’ 라고 부르는데 물론 빠른 발 덕분에 내야안타 비율이 높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치로는 자신의 스윙을 모두 끝내고 난 후 1루로 뛰는 반면, 이대형은 손으로만 스윙을 한다. 그 차이는 컨택트 지점에서 컷을 보면 쉽게 알수가 있다.

타격시 임팩트 순간 타자의 앞발은 닫혀졌다가 이후 팔로우 스루(follow-through)과정에서는 앞발 끝을 스윙의 진행방향에 따라 돌려줘야 한다. 이치로가 소위 말하는 툭 대고 뛴다고 잘못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역시 임팩트시 앞발 모양을 보면 닫혀놨다가 스윙의 마무리 과정에서 앞발 끝을 돌려놓고 난 후 1루로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대형은 이러한 과정이 없다. 미리 앞발 끝이 열려버리기 때문에 타구에 힘이 없는 것이다. 좋은 타구는 두말할 필요 없이 라인드라이브 타구 라는 사실을 이대형은 명심해야 한다.
이치로에 대한 이대형의 모방은 현재까지도 실패의 연속이다.

 타격폼을 변화하기 이전의 김상수.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자신의 뒷쪽 귀 위치와 비슷할 정도로 올라와 있다.


김상수의 타격은 어떤가?

지난해 김상수는 타격폼을 바꿨다. 약간 웅크리는 크라우치(Crouch)형태의 상체가 꼿꼿한 업라이트 스탠스(Upright Stance)로 바뀌었는데 어차피 김상수는 장타보다는 정교한 타격으로 인해 그의 빠른발을 살려야 하는 선수다. 개인적으로 그의 타격폼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타격폼을 바꾸기전 김상수는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뒷쪽 귀 위에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립위치가 높다는 것은 스윙시 배트가 돌아나오는 각이 크다는 말과 같다.(물론 전부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보면 이러한 형태의 그립위치는 교타자 보다는 슬러거 유형의 타자들에게서 쉽게 볼수 있는데, 바뀐 김상수의 타격자세를 보면 그립위치가 자신의 어깨선보다 낮은 곳까지 내려와 있다.
자신의 신체조건 그리고 자신의 타격스타일을 고려한 타격폼 변화라고 본다. 순간 보면 롯데의 조성환을 따라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해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있다.

                 ▲ 조성환(우)과 흡사한 타격자세로 변화한 지난해 김상수의 준비자세



김상수의 상체위치 변화에 따른 전체적인 스탠스와 그립위치를 이해할듯 싶다.(독자님들이 이해했을거라 믿는다) 그러면 이러한 변화에 따른 제반적인 면에서의 긍정적인 부분은 또 어떤게 있나? 

위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처음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내려온 점은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 하나는 스트라이드시 배트를 뒤로 빼는 동작 즉 파워포지션시 배트의 이동경로가 매우 간결하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그럼으로 인해 큰 스윙이 이뤄질 염려가 줄어 들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김상수의 타격성향 지향점(교타자)으로 봤을때 매우 이상적인 타격자세라고 생각한다.

타격시 체중을 뒤로 장전(Load)하는게 클수록(테이크 백 역시 커지게 된다) 장타는 정비례 하지만 에버리지 감소는 불가피한게 타격의 정설이다. 이 기준으로만 놓고 봤을때 김상수는 자신의 타격 지향점을 제대로 찾아간 것이고, 상체를 꼿꼿하게 세운 업라이트 스탠스 역시 전부일수는 없지만 웅크리는 것보다는 낫다.


타격자세의 높고 낮음의 차이는 타자가 공의 로케이션에 따라 스스로 조정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질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높고 낮음에 따라 일정할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일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업라이트 스탠스가 지닌 장점 즉, 자세가 높으면 낮은 쪽 존까지 커버하려는 성향이 크기에(마이크 슈미트의 타격저서에서도 언급된) 높은 존에 오는 공을 공략해 홈런을 만드는 스타일의 타자가 아닌 김상수 입장에서 더 낫다고 보는 것이다.

김상수 역시 준비자세에서의 앞발을 지면에서 떼였다 놓았다 하며 자신만의 리듬감을 타는 선수인데, 정규시즌에 들어가서 그의 타격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라고 권하고 싶다. 필자 역시 김상수의 올 시즌을 눈여겨 볼것이며, 혹여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내서 다시 언급할 계획이다.



사진/ LG 트윈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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