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홈런타자는 상대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24일 오전 스포츠서울닷컴에서 이대호와 관련된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 이대호가 삼성 · 한화에서 뛰었다면? ]

각종 포털에도 올라와 있었기에 야구팬들이라면 거의 다 읽어봤을 것이다. 기사내용의 골자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40홈런 시대를 열었던 장종훈(한화 코치)과 이승엽의 56홈런을 놓고 올 시즌 경이적인 타격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이대호(롯데)가 이들이 뛰었던 구장(대전,대구)을 홈으로 사용했다면 이미 50홈런을 넘었을거란 이야기다. 물론 기사에서는 가정법이란 것을 전제로 했지만 그 가정법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결론적으로 이 기사는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지금동안 관행처럼 지속돼 온 보편적 야구관점을 충실히(?) 이행해 온 관습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수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이해는 한다. 왜냐하면 언론사는 댓가(돈)없이 기사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관심을 끌지 않으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수 없는 미디어의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하지만 동의는 못하겠다. 설사 자극적인 제목으로(나도 그럴때가 있다) 마우스를 갖다 댄 횟수가 많아지게끔 유도하더라도 “내용” 만큼은 충실해야 한다는 지향점은 모두가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기사는 올해 이대호의 활약을 칭찬하는게 목적인것 같다. 누구도 반론하지 못할만큼 올 시즌 이대호의 타격페이스는 대단하다. 하지만 이대호를 칭찬하는것까진 좋지만 이승엽과 장종훈을 거론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것은 기록으로만 야구를 평가하며 단정짓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대변해준 사례다. 물론 이것 역시 이해하기 힘든 비교법이긴 하지만 말이다.


※ 2003년 이승엽의 56홈런중 사직에서 기록한 홈런이 4개뿐이라는 이 대목을 어떻게 이해하란 말인지 모르겠다. 삼성의 롯데 원정경기는 한 시즌에 9경기다. 9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쳤으면 실로 대단한것 아닌가? 사직구장이 홈런 치기 힘든구장이란 과정을 이렇게 인용을 했는데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약 이승엽이 사직구장에서만 133경기를 뛴다면 한 시즌 59개의 홈런이 나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히려 이승엽에겐 홈런치기 좋은 구장이 사직이란 뜻이다.


타자의 타격성향을 평가할때 그리고 그것이 홈런이란 주제가 될때는 구장의 크고 작음을 절대적 기준으로 해 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막말로 ‘잘치는 놈은 어디를 가나 잘친다’
어떤 선수는 소속팀이 어디이기에 홈런수가 많다거나 또는 적다가 기준이 돼 버리면 이것에서 부차적으로 늘어나는 논란거리는 수백 수천가지가 될수 있다.


가령, 장종훈의 홈런숫자를 놓고 대전구장을 대입하게 되면 구대성이나 송진우 그리고 정민철과 같은 투수들은 그들이 보여줬던 실력 이상의 것들을 반드시 추가해야 하며, 과거 센터 114m 거리의 광주구장에서 활약했던 선동열은 뭐라고 평가해야 할까? 난 아직까지 전문가(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는 현장 지도자)들중 “A 선수의 많은 홈런수는 B구장을 홈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달성한 기록” 이라거나 “ C라는 타자가 D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기에 홈런수가 적다” 라고 말하는걸 보지 못했다. 유독 우리나라는 이러한 것에 민감하고 그 원론적 미끼 제공은 언론이 하고 있다. 타격성향이 전혀 다른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이치로(시애틀)의 비교같은것도 이에 해당된다. 물론 비교는 할수 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동감을 갖기 힘든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홈런을 생산함에 있어서 구장의 크기가 완전히 무시된다고는 말할수 없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하나의 것에 다른것을 대입해 보면 어지럽고 복잡한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홈런이 나오기 위한 조건의 첫 시발점은 타석에서 펜스까지의 거리가 아니라 투수와 타자의 승부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어떤 수준의 투수를 어떤 구장에서 만났고는 기본이고, 경기상황, 타자의 볼카운트 상황, 그리고 상대 포수의 능력 까지 대입할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걸 단지 구장 크기로 국한해서 홈런숫자를 논하면 세세한 제반사항들을 무시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홈런을 잘치는 타자는 어딜 가나 잘친다는 명시에 매우 부합되는 사례의 타자가 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일본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는 니혼햄 시절 그러니까 니혼햄이 삿포로돔을 홈으로 쓰기전 도쿄돔에서 4년연속 30홈런(2000-2003) 이상을 기록했다. 오가사와라는 과연 홈런이 잘 나온다는 도쿄돔을 홈으로 썼기에 이러한 기록이 나왔던 것일까? 오가사와라는 니혼햄이 2004년 삿포로로 연고지를 이전한 해에 부상으로 18홈런에 그치긴 했지만 이후 2년연속(2005,2006) 30홈런 이상을 쳐내며 홈런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오가사와라는 2007년부터 다시 도쿄돔을 홈으로(요미우리로 이적) 사용한 이후 지금까지 3년연속 30홈런 이상을 그리고 올 시즌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30홈런이 충분하다.


올 시즌 일본야구 양리그 통합 홈런1위(39개)를 달리고 있는 알렉스 라미레즈의 홈런분포도를 보면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도쿄돔(구장) 때문이 아니라는것을 알수 있다.
라미레즈는 39개의 홈런중 홈구장인 도쿄돔에서 정확히 18개를 쳐냈다. 그외 구장에선 21개를 기록했는데 이렇듯 홈런타자는 어딜가나 어떠한 장애없이 홈런을 쳐낸다.


개인적으로 이대호의 타격능력을 매우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역시 선배들이 보여줬던 것들을 넘어서는 대타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대호를 칭찬하기 위해서 장종훈과 이승엽이 홈으로 사용했던 대전과 대구구장을 대입하며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게 절대적인 기준점이 될수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대호가 이승엽을 뛰어넘었다 해도(그렇게 믿더라도 또는 그렇게 될거라는) 이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국야구가 발전을 하려면 과거의 기록들을 깨는 타자가 나와야 하며 이대호 역시 훗날 이대호를 롤모델로 여기며 성장하는 어린친구들에게 어떠한 목표점의 대상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풍토들로 인해 야구가 발전해 나간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일까? 팬들의 싸움을 부추기는 일부 언론의 각성 없는 모습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 요미우리 자이언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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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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