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격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다 흥미로운 일본방송을 보게 됐다.
일본프로야구 전 한신 타이거즈 감독이자 지금은 야구해설을 하고 있는 오카다 아키노부씨가 이승엽과 아베 신노스케(이하 아베)의 홈런을 보고 이 둘의 히팅 임팩트 순간의 매커니즘에 대한 방송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익히 많은 팬들이 알고 있다시피, 오카다씨는 한신감독시절 이승엽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감독직에서 물러날때 후임인 마유미 아키노부에게 `타도 요미우리' 기치를 내걸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조언은 물론 특별히 이승엽을 상대할때는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해야 한다는 조언까지 첨부하며 오프시즌때 언론(산케이 신문)에 까지 실리기도 했었다. 작년시즌 한때 요미우리를 발 아래에 두며 13게임 반차이로 1위를 달리다가 막판에 뒤집어 졌던 일들을 상기해보면 요미우리에 대한 반감이 어느정도인지 충분히 납득할만 하다.
그래서 궁금했었다. 오카다씨가 생각하고 있는 이승엽 타격에 관한 것들, 그리고 어떤 선수와 비교를 하면서 이야기를 할것인지가 말이다. 시즌 초반 이승엽과 아베의 백투백 홈런이 유난히 많이 나왔던 것을 기억해내며 손품을 판 끝에 드디어 원하는 자료를 찾을수 있었다.
오늘 Batting Theory 121번째 시간은 지난 4월 12일 열린 요미우리와 한신과의 경기에서 이승엽의 홈런(시즌 2호)과 아베의 홈런을 놓고 오카다씨가 방송중 평가한 것을 두고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덧붙여 오카다씨가 평가한 이승엽에 관한 이야기는 사적인 감정(?)이 묻어나오는 다소 이해할수 없는 설명도 있었음을 밝힌다. 이야기의 주체는 타격의 일련과정중 임팩트 순간에 관한 것뿐이었다.
당시 홈런을 쳤던 이승엽과 아베의 타격장면을 GIF로 만들어봤다.
◇ 한신 애치슨으로부터 시즌 2호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는 이승엽 / ⓒ 윤석구의 야구세상
오카다씨는 이승엽의 이 홈런스윙을 보고 상태가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 그 이유가 이정도 높이로 오는 공이면 그냥 휘두르면 넘어가게 된다는 다소 김상훈스러운 해설까지 덧붙여준다. 손목이 늦어서 공을 쳐올렸기 때문에 그리고 정통적인 장거리형 선수라서 홈런이 가능했다라고까지 이야기했다.
한마디로 이런 공쯤은 퍼올리면 당연히 넘겨야 한다는 헛소리다. 물론 밑에서 이야기할 아베의 홈런이 다소 낮은 공이었기에 기술적인 타격이라며 비교우위를 원론적으로 설명한것은 이해는 하겠지만 GIF로만 놓고 봤을때 이승엽의 이 홈런은 저평가될, 그리고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본다.
첫째, 히팅 순간 이승엽의 뒷 손목을 유심히 보면 힘을 실어내는 능력이 정말로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히팅 순간에는 뒷 팔꿈치를 쭉 펴면서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던 파워를 충분히 넣어야 장타 나온다고 한다. 단, 이부분도 단순히 팔꿈치를 쭉 펴라라고 무조건 단정지을순 없다.
목표점을 가격하는 운동중 복싱의 펀치는 팔이 최대한 펴진 상태(스트레이트)의 지점에서 때리면 파괴력은 눈감된다. 그 목표점으로 가는 과정 즉, 이 팔꿈치가 펴져가는 진행상태에서 임팩트가 가해져야 파괴력이 더 큰법이다. 야구에서 타격도 마찬가지다. 히팅시 뒷 팔꿈치를 쭉 펴란것은 히팅 이후 임팩트 순간을 길게 가져가기 위한 것이지, 공과 배트가 만나는 지점에서 팔꿈치를 펼 이유도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말이 안된다.
둘째, 손목이 늦게 나왔다는 말도 수긍하기가 힘들다.
저 상황에서 정말로 손목이 늦게 나왔다면 저런 스윙이 될수도 그리고 홈런이 될수도 없는 타구다.
임팩트 순간까지 이승엽의 뒷팔 모양은 L자(우타자 배꼽정면에서 봤을때)를 뒤집어 놓은 각을 그리고 있으며 히팅 이후 손목을 되감기 전까지 충분히 히팅지점을 길게 가져가며 파워를 넣어주고 있는걸 확인할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오카다씨는 히팅 임팩트에 관한 설명을 하며 손목이 늦었다, 저런 높이의 공은 누구나 넘긴다는 식으로 평가했지만, 배트 이동을 제외하고 이승엽의 상체만 보더라도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음은 물론 체중을 뒤로 남겨놓은(Stay Back) 즉, 홈런을치기 위한 이승엽의 아주 좋은 밸런스를 엿볼수 있다.
그럼 오카다씨가 극찬해마지 않았던 아베의 홈런을 살펴보자.
오카다씨는 아베의 스윙을 두고 손목의 회전을 잘 사용한 홈런이라고 평가한다. 한마디로 손목의 회전이 아주 뛰어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승엽과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평가라고 지적하고 싶다.
아베가 때려낸 공은 이승엽에 비해 다소 낮은 코스였고 미트지점(맞는 포인트)도 상당히 아래쪽에서 이뤄졌다.
스윙궤적이 U자 형태를 그리며 배트가 이동되다 임팩트 지점에서 역시 뒷 팔꿈치는 L자를 뒤집어 놓은 모양을 그리고 있는데 이승엽은 자신의 밸트 높이로 오는 공이었고 아베는 무릎근처로 날아오는 공이었다.
당연히 낮은 공을 걷어올리기 위해서는 그리고 히팅 이후 여분의 시간을 길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끝까지 손목의 회전을 살려야 홈런을 생산할수 있다는 점을 아베에게만 적용시킨것이다.
만약 아베가 히팅시 공의 밑둥을 가격하지 못했다면 저 타구는 절대로 홈런이 될수 없는 공이다.
기술적으로 만들어낸 아베의 타격능력은 분명히 인정해줄만한 홈런이었지만, 이걸 이승엽의 홈런과 비교를 한점이 적절치 못하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오카다씨는 아베의 홈런치는 스윙 기술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승엽의 타격은 전혀 대입시키지 않았어야할 것까지 첨부시키며 시청자들을 현혹했다고 본다. 전혀 다른 코스로 오는 공을 가격하는데 똑같은 스윙 궤적으로 공략해서는 같을수도 그리고 매커니즘상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승엽이 때려낸 저 홈런이 다소 높은 공을 가격했다는 점에서 특별난 칭찬이나 의미부여를 하긴 힘들겠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을 쳐낸 타자가 훌륭한 타자의 첫번째 덕목이라고 봤을때, 이리 폄하할 홈런이 아니다. 그냥 아베의 저 홈런만 칭찬하면 됐었다.
작년에 이승엽은 손가락 부상 후유증으로 2군을 전전하다 시즌 막판이 되어서야 1군에 올라와 1위 한신을 잡는데 투입. 시즌 6호,7호,8호 홈런을 한신전에 몰아치며(이 3개의 홈런이 모두 극적인 상황에서 터져나왔다) 결국 오카다 감독의 목을 따버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3게임 반 차이를 지키지 못해 지금은 방송해설을 하고 있는 그답게 이승엽에 대한 혹평은 정말로 들어주기가 힘들었다.
이승엽은 이를 악물어야 한다. 아직 리그 일정의 채 50%도 소화하지 못한 지금 12개의 홈런은 리그 4위. 1위인 토니 브랑코(주니치)는 19개의 홈런포를 기록하고 있을뿐이다.
주말 야쿠르트전을 시작으로 다시 리그 경기가 펼쳐진다. 올시즌 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줄것을 부탁한다. 그래야만 정서 불안적인 오카다씨의 고개가 바로 세워질수 있을테니까.
사진 & GIF/ 요미우리 자이언츠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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