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킬러본능을 타고난 타자

Korea Baseball 2008/08/22 00:00 Posted by 비회원

 


 
 
야구에서 답답함이란 상대팀에게 리드를 빼앗겼을때 주로 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해결해줄 선수가 제몫을 못할때다. 금일(22일)일본과의 준결승 이전 까지 이승엽이 기록한 안타가 고작 3개였다. 더군다나 지난 일본과의 예선 4차전에서는 무안타의 극심한 부진과 더불어 이후 경기에서 홈런은 커녕 배트에 공을 맞추는것 조차 버겨울 정도로 최악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으니 그 답답함은 말로 형언할수 없는 갈증뿐이었다. 하지만,언제나 팀이 절체절명 벼랑끝 위기속에 처해있을때면 그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가 비록 이전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아니면 그보다 더큰 병살타를 기록했던 그건 중요한게 아니였다.
 
4번타자는 3번의 삼진을 당하더라도 마지막에서 한방을 쳐주면 임무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야구란 스포츠는 이율배반적인 운동이며 통계나 기록이 가지고 있는것이 전부일수가 없다. 이런 표현에 가장 부합된 타자가 바로 이승엽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예선에서 승리의 발판이 됐던 홈런 그리고 다시 만난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전 3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지만 결국 마지막에서 해결했던 선수가 이승엽이었다.
당시 상대했던 투수가 지금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고 있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다.
 
그때의 기억과 한치의 오차없이 재방송된 경기가 바로 이번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이었다.
너무나 부진했던 이승엽이었기에 이번 경기에서 4번타자 중책을 맡기지 말자는 일부팬들의 의견이 있을 정도였으며 이승엽 본인에게는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음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해냈다.
 
대한민국 스포츠를 통틀어 기적과 같은 활약을 해준 스포츠스타는 많았다. 하지만 `기적' 이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누구나 맛볼수 없는 희열이며 그 `기적' 역시 아무나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승엽은 벌써 이런 기적과 같은 활약을 여러차례 선보이며 `기적' 이란 표현이 누구나 해낼수 있는 평범한 단어로 만들어 버렸다.
 


 
스기우치 도시야-와다 츠요시-나루세 요시히사 로 이어진 이번 일본전의 투수들은 모두 각 소속팀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선발투수들이다. 특히 와다와 나루세에게 한국대표팀은 그동안 철저하게 당했던 기억이 있는 투수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초반 한국팀이 끌려갔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을수도 있다. 더군다나 6회 이후가 되면 일본이 자랑하는 클로저들인 후지카와-이와세-우에하라 의 승리보증수표 마무리들이 버티고 있기에 역전을 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필자는 경기도중  한국팀이 끌려갔지만 한가지 매치되는 시나리오가 생각나 잘하면 한국에게 맞추어질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동점타와 역전타를 때려낸 선수가 이진영과 이승엽이다.
그리고 동점를 허용한 투수가 후지카와 큐지(한신 타이거즈)였으며 홈런을 헌납한 투수가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드래곤스)다.
 
후지카와는 일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다. 호시노가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물러난 이후 감독을 맡은 팀이 한신이다. 2000년 한신에 입단했던 후지카와의 성장에 호시노가 있었고 2003년 한신 타이거즈가 센트럴리그를 정복한 이후 후지카와는 이해 리그 우승을 밑바탕으로 기량이 더욱 일취월장해 2004년부터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와세 역시 호시노와 인연이 아주 깊다.
지금은 삼성 라이온스 감독을 맡고 있는 선동열이 주니치 드래곤스 시절 나고야의 태양으로 군림하고 있을때 선동열 이전에 셋업으로 활약했던 투수가 바로 이와세 히토키다. 당시 주니치 사령탑 역시 호시노였으며 선동열이 은퇴한 이후 이와세는 주니치의 수호신으로 지금까지 최고의 마무리 투수중 한명으로 뽑히고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호시노와 인연이 각별했던 두 투수는 한국이 자랑하는 국제대회 강타자 이진영과 이승엽의 방망이에 무너졌다. 한국타자들이 쳐내기 힘들다는 후지카와를 강판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진영의 동점 적시타는 결국 이와세를 마운드로 불러오게 했으며 그 보답을 역전홈런으로 이승엽이 해결한 것이다.
이번 올림픽 동안 계속된 호시노의 망발을 날려 버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타자들은 시나리오를 이렇게 써버렸다.
 
김광현 역시 대단했다.
8이닝 6안타 2실점(1자책)의 눈이 부신 호투를 선보였는데 일본과의 예선전에서의 호투가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기라도 한듯 철저하게 일본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와 경기 상황에 맞게 적절한 로케이션의 투구를 보여줬는데 비단 이 한경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본과의 수많은 국제대회가 남아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너무나 귀중한 투수가 되버렸다. 20살의 어린 나이를 감안할때 최소 10년 이상 일본 킬러 로서 그 역할이 기대된다. 구대성 이후 새로운 `일본 잡는 사우스포' 는 이렇게 이번 올림픽을 통해 확인시켰다.
 


 
모든 선수들이 수고했지만 끝으로 김경문 감독께 한마디 하고 싶다.
야구에서 믿음의 야구를 하기란 쉽지가 않다. 현장에서 보는 것과 팬들이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감독은 소위 야구전문가들중 최고의 `야구도사' 들로 불리운다. 현장 상황과 선수들의 컨디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동안 부진했던 이승엽을 선발 기용했던 것, 더군다나 막강한 중책인 4번타자로 쓸수 있었던 것은 김경문 특유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승엽이 홈런을 치기 이전의 부진한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대타를 쓰지 않고 그를 믿었던 것이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모든 비판은 내가 듣겠다고 했는데 결국 그 `믿음'이 일본전 승리라는 기쁨으로 되돌아 왔다.
야구는 결과론적 비판과 칭찬이 있지만 어찌됐던 또다시 일본을 잡아낸것은 결과론적으로 `김경문의 힘' 이었다.
 
이번 올림픽 참가 이전 이승엽은 1군에 승격이 되면서 충분히 요미우리에서 다시 시작할수 있었다.
하지만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며 `국가대표' 라는 사명감으로 출전을 감행했고 온갖 비난에 시달리다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일본의 심장을 도려내버렸다. 야구선수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도 얼마든지 귀감이 되는 선수다. 앞으로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아닌 `국민영웅' 이승엽으로 불러야 되지 않을까.
 
사진/ 한국야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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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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