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대표팀이 2일 밤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야구장에서 벌어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예선에서 일본에게 3-4로 분패 했다.

  [일본과의 경기가 끝나고 한국응원석에 인사를 하는 한국야구대표팀 선수들. 사진=KBO]

 
아쉬운 패배를 뒤로 하고 일각에서 나오는 가능성을 봤다 라던가 어떤 선수가 부진해서 졌다라는 말은 하기 싫다.우리나라 감독들과 언론들이 항상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선전하고도 패할때 나오는 단어가 바로 가능성을 봤다 라는 단골 멘트이기 때문이다.그리고 특정선수 누가 부진했고 잘했다 라는 말도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야구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수들이 펼치는 플레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아쉽다는 표현정도는 해야될것 같다.
 
이번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국팀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중심타선의 침묵이다. 4번과 5번에 포진한 김동주와 이대호는 두경기(대만,일본)에서 홈런은 고사하고 안타 1개(김동주)만을 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물론 이대호는 일본전에서 사구를 두개나 얻어 출루를 하긴 했지만 대회가 시작되기전 우리가 이들에게 바랬던 것은 화끈한 장타와 더불어 타점이었다.
 
이들의 방망이가 찬스때마다 허공을 가를때 필자의 뇌리에 스쳐 지나가는 선수가 있었다.바로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다.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승엽이란 이름 세글자를 떠올렸을 것이다. 일본야구를 올해까지 4년동안 경험했고,또한 그 누구보다 일본야구를 잘 파악하고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의 부재가 아쉬웠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사진촬영을 하는 이승엽. 사진=KBO]

 

 이승엽의 존재가 특별하게 느껴지는건,그가 여타 다른 한국의 슬러거들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한국시절 삼성이(2002년)우승할때 막판 3점홈런이 그랬고(물론 시리즈 초반 부진했지만)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작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역시 이승엽 이란 이름 세글자가 주는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또한 2005년 롯데 마린스시절, 팀 우승에 결정적인 역활을 했으며,올시즌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30홈런을 쳐내는 등, 지금동안 중요 고비때마다 팀을 구하는 능력은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의 선수였기 때문이다.손가락 수술로인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점은 두고두고 안타깝다.아마 이승엽 본인도 한국팀의 패배를 어디선가 지켜보며 분통을 터트렸을 것이다.
이번 경기는 지금동안 한-일 양국의 야구수준차를 고려했을때, 이젠 일본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올라왔다고 필자는 생각한다.물론 한국리그와 일본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에서 봤을때는 아직도 일본에 비해 한국이 한수 아래인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지만,두나라의 대표팀 경기만 놓고 봤을때 그렇다는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16년(1991년)전인 첫 한-일 슈퍼게임때와 비교했을때 그당시 전문가들이 했던 말들이 얼추 맞아가고 있다는데 그 이유를 들수 있겠다.
그당시 한국야구 전문가들이 슈퍼게임이 끝나고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이,10년정도가 지나면 한국이 일본을 턱밑으로까지 추격할수 있고 20년이 지나면 대등한 수준. 그리고 30년 후에는 일본을 추월할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이렇게 전망을 했던 많은 전문가들의 이야기중, 아직도 일본을 따라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바로 한국야구 인프라 문제가 그것이다.
 
일본은 4,000여개가 넘는 고교야구팀이 있지만 한국은 고작 50여개정도다.또한 각 나라의 경기장의 양적 질적 수준은 거의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현재상태로 한국이 만약에 국제대회를  개최한다면 자신있게 보여줄수 있는 곳이 인천의 문학구장과 서울 잠실경기장(이곳 또한 문제점이 굉장히 많은곳이다.원정선수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이 없다.프로선수가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는게 말이 되는지.) 두곳 뿐이다.
또한 한국프로야구팀 숫자도 첫 한-일 슈퍼게임이 열렸던 1991년과 똑같은 8개팀에 묶여 있다는 사실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일 양국의 야구인프라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대표팀 선수들에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이와 별도로 많은 야구인들은 반성과 더불어 한국야구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생각해야된다. 
 
이번 한일전 패배의 원인을 대표팀의 중심타자인 김동주와이대호의 부진으로 모든 비난을 쏟아내기엔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리그경기에서는 오늘 못하면 내일 잘하면 되는 것이지만 국제대회는 단 한경기의 활약여부에 따라 대표팀의 운명이 결정되기에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특히 이대호는 국제경험이 적다)와 더불어 중심타자로서 뭔가 보여주겠다는 선수들의 마음을 컨트롤 시키지 못한 코치들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일본과의 경기만 놓고 두선수를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두 선수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며 이번 대회를 통해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 많았을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이 대표팀에 있고 없고의 차이는 분명 경기력에 엄청난 영향을 준건 사실이다.
불펜진이 좋은 일본대표팀을 고려할때 한국은 초반부터 몰아부쳐야 했었는데 찬스때마다 삼진과 범타로 물러나는 중심타선의 부진을 볼때마다 이승엽의 존재감이 커보이는건 당연했기 때문이다.
 
글 초반에도 밝혔지만 이번 대표팀이 일본에 분패한것을 두고 한국야구의 가능성을 봤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분명 이승엽이 있었다면 경기결과는 달라졌을거라 믿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리그 수준차이는 아직까지 한국이 한수 아래이지만 각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활약하는 국제대회에서는 이제 한국과 일본은 대등한 수준이다.
 
 
 
 
덧붙이는 말 : 이번대회에서 이대호의 부진은 너무나 아쉬웠다. 작년 카다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자기역활을 충분히 해줬기에 이번에도 역시 기대가 컷던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대만,일본전에서 부진했던 원인을 뭐라고 해야할지 난감하긴 하다. 다만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랄뿐이다.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앞으로 국제대회때마다 일본과 만날텐데,이번 경기에서 경험을 한번 쌓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이러면서 선수들은 성장하는 것이다. 이대호 힘내라.!!
 
      [이글은 스포츠서울닷컴 블로그스포츠 존 헤드라인에 반영 (12월 3일)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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